우리집 가정부는 열아홉 고등학생♥
사람은 자고로 배워야 한다지만 도대체 이놈의 학교는 왜있는건지 오늘도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한다.
내가 꿈꾸는 일을 이루기위해 공부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내 머릿속 여기저기 콕콕 박혀있기에 언제든 무슨생각이든 하기만 하면 자연스레 떠올려진다.
내 꿈을 무시하고 무조건 공부하나로 몇백명 학생을 사로잡으려는 멍청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
쉽사리 그들을 존경하기 어려웠다.
이런 잔말들을 내뱉으며 은근히 투정부리는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감옥같은 곳으로 발을 옮기고 있다.
감옥.. 그래 이표현이 적절하겠군, 저문이 닫히면 저곳은 자유없는 감옥이다.
"어어어, 잠깐만"
이런...문이 닫히고 있는걸 멍하니 보고있을뻔했다.
가까스레 문을 통과하고 가방끈을 들춰 가볍지 않은 발을 옮기려 애쓴다.
문이 닫혀 부딪히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놀랐는지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 야... 장난하냐?"
누군가가 내 등에 부딪혔나보다.
"미안해..."
"여기 물은 왜이렇게 구려..."
응..? 괜찮다는 말을 들으려고한건 아녔지만 그래도 내얼굴을 보며 물이 구리다니...
내 얼굴에 그렇게 자신있는건 아니지만 저자식한테 그런말을 들을정도로 못생긴건아니다.
물론 이것도 내생각이다.
걸음이 무지빠르다. 달려가 그녀석의 어깨를 돌려 따지고 싶지만 아침등교길부터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싶진 않았다.
'별 재수없는 일이 다있네'하고 그냥 교실을 향해 걸어갈뿐이었다.
-교실
전날 비가와서인지 문을 열자 나무로된 교실바닥에서 퀘퀘한 냄새가 올라오는듯 했다.
물론 사립고등학교에서 뭘 더 바라겠냐마는 그래도 공부해야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환경이 받쳐주지 않는다는건...
너무 심했다.
"어이~ 김수진"
들은거 없는 가방을 살포시 내려놓으니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귀를 따갑게 했다.
뒤를 돌아보니 젠장, 역시 내 예감이 맞았다.
"너냐?"
"왜? 오늘 기분이 안좋아?"
"글쎄, 너보니까 기분이 별론데"
"저번에... 내 맘대로 뽀뽀해서그래?"
"그게 뽀뽀냐? 너 나자꾸 화나게할래? 나너 보기 싫어. 좀가"
제3자의 입장에서보면 어쩜 친구한테 저럴수 있냐 내가 너무 나쁘다, 차갑다 등등 나를 욕하는 말이 많겠지만
이건 짚고 넘어가야한다. 내가 한태호 저자식을 싫어하는 이유엔 두가지 전제가있다.
첫번째 전제.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두번째 전제. 내 첫키스의 상대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
대충 짐작이 가겠지만 굳이 설명을 붙히자면 한태호 저자식이 내가 좋아하는 오빠 앞에서 내게 입맞춤을 했다는것이다.
썸씽이 오가며 좋은 분위기였는데 하필 내가 고백하려는 그 중요한 순간에 내게 뽀.. 아니 키스를하다니, 이건 정말 아니다.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하냐?"
"애들이 본다. 나또 언니들한테 미움받기싫거든? 절로가. 언니들이 너랑 말도하지 말랬어"
"야, 너는 내가 왜싫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니까!"
"그게누군데? 저번에 그형?"
"아니야. 아니니까 조용해"
오빠에게 피해주기 싫었다. 오빤 날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그저그런 동생중의 하나로 날 생각할텐데 자기 하나만을
좋아하고 있을거란 확고한 생각을 깨뜨려버린것도 나이기에 더이상 나같은 아이때문에 오빠가 피해보는걸 원치않았다.
아이들의 시선이 하나둘 느껴진다.
"목소리낮춰"
"누구냐니까?"
"내가 왜말해?"
"말해서 내가 상대가 안된다 싶으면 깔끔하게 접을께"
오.. 좋은조건.
"진짜냐? 그냥 이름만 말하면 깔끔히 접는다고?"
"상대가 안되면"
"당연히 너하고 상되도 안되지. 넌 이름도 못들어봤을껄?"
"웬만큼 되는애는 이름다 알고있거든? 이름이나 말해"
"김상혁"
"김상혁? 그런애도 있냐?"
"어? 있는데?"
있을법한 아무이름이나 댔더니 역시나 녀석이 꼬치꼬치 캐묻는다.
아이들 앞에서 내가 거짓말한게 들통나면 이거 완전 빼도박도 못하게 녀석이랑 이루어지는건데...
"야, 너 김상혁몰라? 키 이따만큼 커가지고 어... 엄청 잘생기고..."
"어디학굔데?"
"전학...갔는데?"
"어디로"
"부산"
등골이 싸늘하다.
식은땀이 나련지 몸이 차갑다.
그때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반사적으로 놀라며 고갤 돌리니 얼굴보다 녀석의 이름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김..사, 상혁?"
어떡해... 있을법한이랬지 누가 진짜 있으랬나. 아니 어떻게 있지?
우리학교에 이런이름이 있었나?
"수진아..."
"누, 누구세요?"
"너... 김수진 맞지? 내 여자친구... 김수진 맞지?...아직까지 나 기억하고 있는거지?"
뭐, 뭐야. 날 왜안지? 애들이 오해하잖아.
날 도와주려는건가? 그런거면 이제 그만 안아도 될거같은데...
"저기요.. 고맙습니다. 근데 이"
"나 기억해줘서 고마워... 여기서 못찾으면 너 포기하려했는데..."
"아니... 이렇게까지 거짓말 안해도"
이녀석의 품안에서 빼꼼히 한태호를 보니 똥씹은 표정으로 우리둘을 바라보는게 보였다.
순간 화가났는지 책상을 걷어차고는 밖으로 나가버린다.
교실엔 우릴 빙 둘러싼 아이들과 그 아이들 속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품에 안긴 내가 있었다.
첫댓글 재밋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담편기대할께요 ㅋㅋㅋㅋ
오우야, 첫 코멘 감사
우와재밋다...ㅋㅋ
재미써여!!!ㅋㅋ다편도기대영ㅋㅋ
다편 ㄴㄴ 담편이멍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