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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오후 7시 30분 제주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제주 4.3사건 65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와 40여 명의 사제가 미사를 공동집전했으며 신자들과 4.3 희생자 유가족 등 400여 명이 함께 희생자들의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이날 강론에서 강우일 주교는 4.3을 계승하는 진정한 자세는 이해와 연민, 평화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을 언급하며 “과거 지도자들의 무지와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4.3 당시 토벌대로 내려온 군인들이 수많은 양민을 무차별 학살한 것은 제주도민을 이 땅에서 청소해 버려도 무방한 이질적인 빨갱이 폭동 세력, 다른 나라 사람으로 봤기 때문”이라며 “전쟁과 폭력이 시작되면 아군과 적군 사이의 모든 인간적 시각과 관계가 단절되고, 상대는 오로지 제거해야 할 적으로만 단순화되고 만다”고 전했다. “북한, 지혜와 인내로 설득하고 대화해야” 이어 “아직도 이 땅에는 4.3의 참극을 빚어낸 냉전의 뿌리, 비인간화의 바이러스가 살아 꿈틀대고 있다”면서 일촉즉발의 남북 대치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강 주교는 “4.3 당시 정부 지도자들이 제주도민이 겪어온 수탈의 역사에 조금이라도 연민을 가졌다면 그런 참극으로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 지도자들이 아무리 극단적인 방법으로 무리수를 둔다 해도 우리는 지혜와 인내로 설득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 주교는 “북한에 있는 2천4백만이 넘는 사람들은 제거하고 청소해야 할 괴물이 아니라 식구이며 동포, 하느님의 자녀”라며 “이것이 오늘 4.3을 지내는 우리가 배워야할 다짐과 각오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