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말대로 경거망동하여 청계천 촛불시위에 다녀왔습니다.(5.2 최초집회)
과연 주동자가 없는 이 집회가 과연 가능한지 호기심도 있었구요.. 참여인원은 제가 볼때 만 3천명에서 5천명쯤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놀란 것은 집회의 참여자중 80%가 고등학생이거나 대학 초년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궁금해서 자기들끼리 나누는 소리에 귀를 귀울여 봤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그들이 휩쓸려서, 소고기먹고 죽기싫어 한번 살아보려고
나온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죠. 자기 주관도 뚜렸했고, 그 주관을 표현하려는 욕구도 대단했습니다. 그 나이의 저 자신을 생각하니 제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는 애국심이라는 거 없습니다. 나이들면서 알게되는 것이라고는 우리나라는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것과, 애국심이라는건
가정, 학교, 사회에서 세뇌되는 것으로 근대민족국가의 유지를 위해 강요되어져야하는것쯤으로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어린학생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아직 주입식 교육의 영향아래 있기때문에, 그래도 순수한(?) 애국심이라는 것이 남아이죠.
그들이 가장 화가 나는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정말 정말 코딱지만도 못한 약소국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보호권도 미국 축산업 종사자들의 이익단체에 넘겨줄수 밖에없는, 그래야 미국이 관세를 내리고, 수출이 잘되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우리가 그렇게 열망하는 경제성장 7%가 달성된다는 것이죠. (도대체 누가 열망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냥 이렇게 또 아무 일없이 이 일이 지나간다면, 우리는 더 이상 어린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서 설명할 수 가 없습니다.아니, 뭐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도 설명할수가 없어집니다.
그들이 양복입고 다니는 좆같은 새끼들이라고 기성세대를 욕해도 할 말 없습니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고개 숙이고, 자기 정당화를 위해
양심은 쉽게 팔아버리고, 그 나이 들도록 겨우 얻은 쥐꼬리만한 권력을 최고의 자부심으로 삼고 사는 형편없는 어른들의 나라..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솔직히 잘못했음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은 아마 해결이 나지 않을거 같습니다.
"우리는 이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다"라는 거지같은 변명이라도 하면서....
9가 자기 밥그릇 얘기 했습니다. 솔직히 미국한테 개기면, 극단적으로 말해 북한수준의 절대적 빈곤으로 갈 수도 있겠죠. 몇명 소고기먹고 죽어도 어쩔 수 없죠.. 우리는 우리 밥그릇 챙겨야 하니까. 하지만, 밥그릇도 챙기고 국민 안전을 챙길수 있는 좋은 협상카드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졸속 협상을 맺어 버리고 계속 자기들이 잘했다고 우기는 모습...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믿을 것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준(특히, 어린 학생에게까지) 상징적인 사건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의 글에 대해 많은 글들이 올라왔는데, 이게 다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는데 좀전에 9의글이 하나 올라왔네요. 제목을 "정리"라고 했는데 역시 졸라 건방지네요.. 지가 뭔데 시작하고 정리하는건지... 하지만, 이런 저의 표현도 역시
사랑과 관심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음악하는 사람한테 가장힘든건 응원이든 안티든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는 것이죠...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
재협상을 하여 미국한테 존나게 욕먹으면서, 혹은 불이익을 당하면서 하지만 자존심을 지키면서 살아가느냐,
아님, 역시 이번에도 어쩔수 없다는 패배주의적 가치관을 상기시키면서 "값싸고 질좋은" 고기 먹으며 위안을 삼느냐...
첫댓글 진짜 베트남이 미국 이겼어??? '_'?
'형편없는 어른들의 나라' 어린이 나라도 형편없어요.파리대왕 봐요.ㅎ 고결하신분들은 대의만으로도 살수 있겠죠. 집에서 놀면서 자존심 지키기가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광우라도 먹겠단건 아닙니다.
무서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