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 중인 김용의 변호인단 단체 대화방에 참여해 변론 방향을 지시하는 등 재판에 관여한 정황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용의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위증교사 사건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관련 증거인 텔레그램 대화 내역 등을 재판부에 증거로 추가 제출했다.
7일 언론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이재명이 김용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4월 ‘변호사(김용)’라는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들어간 내용 등을 확보에 법원에 최근 제출했다.
김용은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022년 11월 구속 기소됐다.
이재명은 지난해 3월 김용의 1심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직후부터 김용의 변호인들이 들어가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대화를 나눴다.
해당 대화방에서 이재명은 변호인들에게 재판 상황을 파악하고, 변론 방향을 제시하는 등 재판에 관여한 대화 내용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은 지난해 4월 11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동규의 텔레그램, 페이스타임, 통화기록을 검찰이 확보. 돈을 주려면 (김용과 유 전 사장 직무대리 간의) 통화기록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라고 질의를 했다. 이에 대화방에 있던 김모 변호사는 “검찰이 일부러 통화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재명은 “(검찰이) 확보했을 만한 개연성만 소명해도 좋겠다”고 말하는 등 변론 전략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14일에 이재명은 “(유 전 직무대리와 김용이 만났던 시기) 차종과 거리상황은 특정됐나”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이재명은 김용의 재판 증거기록들을 사진으로 찍어 변호인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변호인단 대화방에는 이재명이 직접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10일 대화방이 개설된 이후 이모 변호사가 “이재명으로부터 연락왔고, 본인 사건이기도 하고 본인이 변호사이기도 해서 김용 변호사들 대화방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한 이후 이재명이 초대됐다고 한다.
이재명은 김용 변호인들이 모인 또 다른 텔레그램 대화방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드래곤’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재명은 2022년 11월 김용의 접견을 앞둔 임모 변호사에게 “힘 내라고 전해주세요”라고 글을 남겼다고 한다. 접견을 다녀온 임 변호사는 “접견하고 나왔다. 이재명도 변호사방에 와서 변호사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은 이재명이 김용의 변호인들과 재판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재판 과정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재명이 재판 증거기록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등 적극적으로 본인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보고 관련 대화 내역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당시 대화방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이재명은 변호사로서 대화방에서 재판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는 “보석조건 상 사건 관계자 사이 직접 접촉을 금지하는 것일뿐 변호인 접촉을 금지한 바 없고, 이는 재판부에서도 확인해 준 사항”이라며 “오히려 검찰이 최근 김용 구글 타임라인 감정결과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 접견 비밀을 침해하는 위헌적 수사방식까지 동원해 여론작업을 하는데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5월 김용의 재판 과정에서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장 출신인 이모 씨가 “유 전 직무대리가 돈을 줬다는 시간에 내가 김용을 만나고 있었다”고 증언해 위증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올 2월 이 씨를 위증 혐의로, 이재명의 대선캠프 출신 관계자 박모 씨와 서모 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김용 측은 “위증교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