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아들, 시신 냉동고 보관한채
의붓어머니 상대로 3심까지 진행
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대법원이 이혼 및 재산 분할 소송의 당사자인 70대 남성이 항소심 과정에서 숨진 사실을 모른 채 확정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의 아들은 아버지의 시신을 냉동고에 14개월간 보관하고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아버지 대신 소송을 진행해 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70대 A 씨는 2021년 6월 별거 중이던 재혼 배우자에게 이혼 및 재산 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9월 항소심 도중 숨졌다.
그러자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의붓어머니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 갔다.
이후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하자 의붓어머니 측이 불복해 상고했지만 올해 4월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고 원심이 확정됐다.
법원이 죽은 사람에게 2심, 3심 판결을 내린 셈이다.
대법원은 11일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는 사건은 소송대리인이 선임돼 있다면 법원이 별도로 당사자의 생존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행 가사소송법에 따르면 변호사가 선임되면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재판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