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27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일(개발)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많은 분께서 저는 일을 열심히 할 시장으로 생각해 주시면 그것이 필승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여론조사 수치상 격차가 있다고 하지만 저는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선거를 해 본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현장에서 느껴지는 시민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대표 공약으로 '일자리 60만개 창출'과 '활기찬 강북 시대'를 내세우면서 "말만 하고 비판만 하는 것으로 메트로폴리탄 서울을 바꿀 수는 없다. 후원과 협찬의 시대는 가고 이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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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많은 분께 일을 열심히 할 시장 후보로 다가가고 싶다”며 “여러 차례 선거 경험에 비춰볼 때 지금 현장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4년 뒤의 서울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나.
"88서울올림픽 때, 또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서울시민들은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서울은 잠자는 서울이다. 잠자는 서울을 다시 제가 깨워서 활력이 넘치고 미래에 대한 희망, 자신감에 차 있는 그런 서울을 만들어보겠다. 활기찬 강북을 만들고, 좋은 투자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보고 즐기는 서울을 만들겠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을 살리겠다."
―강북을 강남과 대등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뭔가.
"강북 지역의 산업적 기능이 강남 지역에 비해 미약하다. 서울의 원조(元祖) 강북을 강남보다 좋게 만들겠다. 우선 10만여 평의 창동차량기지에 공항터미널과 복합단지를 건설하겠다. 노원·은평구에는 엔터프라이즈존을 만들어 기업 본사, 연구소 그리고 금융회사들을 유치하겠다. 동부간선도로의 일부를 지하화해 상층부를 수변공원으로 만들겠다. 친환경 관광존을 북한산에 만들겠다."
―대표 공약으로 일자리 60만개 창출을 내세웠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란 지적이 있다.
"용산개발 사업이 되면 그 하나만으로 일자리가 20만~30만개가 만들어진다. 세계의 많은 돈과 기술은 투자 가치가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제가 가진 해외의 인적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이를 유치할 것이다. 대학캠퍼스를 청년 창업의 메카로 육성하고, 도심형 산업 육성, 기업 연구소 유치를 통해 청년 실업도 해소하겠다."
―그런 일을 박 후보는 못하지만 정 후보는 할 수 있다는 얘긴가.
"박 후보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남이 하는 일을 감시하고 잔소리나 해온 사람이다. 본인이 큰 결심을 안 해봤다. 남이 하는 사업을 의심하고 경계심을 나타내는 것은 시민단체를 오래 해온 사람의 직업병이다. 저는 시민운동가와는 다른 실질적 추진력과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박 후보와의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격차가 벌어져 있다.
"국민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나. 제가 지금까지 국회의원 선거 등을 해서 모두 10번의 선거를 치렀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하철 공기 질 문제와 관련해 박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4년 전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공기 질이 더 악화됐다. 환풍기 가동도 24시간 하다가 15시간 줄였다. 박 후보가 원전반대 운동을 하던 시민운동가의 관점에서 전기를 아낀다고 그렇게 한 것이다. 행정을 정치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친환경 무상 급식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을 두고 '거짓말' 논란이 있다.
"26일 밤 TV토론에서 박 후보는 명백히 거짓말을 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그런 내용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에 정확한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정치를 하시는 분들은 때론 억지도 부리는데, 박 후보처럼 통 크게 방송에 나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
―경쟁자로서 박 후보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나.
"본인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이야기를 해줘도 다른 사람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네거티브, 색깔론으로 치부해 버린다. 박 후보가 강조하는 소통의 시정(市政)과도 맞지 않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국가관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박 후보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칠 수 있어야 자유'라고 했다. 이런 믿음을 가진 분에게 서울을 맡길 수 있겠나. 지난 관훈토론회에서 '국가관이 불확실하다'라고 했더니 본인이 (당연직인) 서울 안보협의회 의장인데 어떻게 의심하냐고 하더라. 하지만 그분의 국가관이 불안해서 안보협의회 의장 자격도 없다고 본다."
―정 후보 측에서 박 후보 부인의 '잠적설' 등을 얘기하자 박 후보 측이 '네거티브'라고 반발했다.
"박 후보 부인은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분이다. 바깥 활동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지 않았겠나. 그런 분이 남편이 시장 후보인데 전혀 얼굴을 비치지 않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다. 박 후보가 네거티브를 말하려면 나경원 전 의원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3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1억원 피부과'를 얘기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지 않으냐. 그런데 이제 와서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하면 깡패가 선량한 사람 때려놓고선 술 한잔 먹고 화해하자는 식 아니냐."
―여전히 여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 당선돼도 임기를 끝내겠다고 약속할 수 있나.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를 마치는 것이 시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당선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것을 후회하지 않나.
"'공직(公職)이란 것이 죽음과도 같다'고 했다. 공직의 성격을 잘 묘사한 말인 것 같다. 공직이든 죽음이든 찾아올 때 도망가면 어리석다. 따라다니는 것도 어리석다. 제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다.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