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화이버 레이저라는 획기적 발진기가 소개 된지 약 10년이 흐를 지금쯤 국내의 2014년 중반에서 고출력 절단기 시장을 볼 때 1990년 초기 레이저 절단기 시장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반복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만약 레이저 개발 시점이 CO2레이저와 화이버 레이저가 바뀌었다면 CO2 레이저는 지금처럼 개발되고 판매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아마도 모든 오퍼레이터들이 화이버 레이저 가공조건을 이미 섭렵하고 양질의 가공을 실현하고 있을 무렵 유지비와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뒤지는 CO2 레이저는 오직 CO2 레이저 파장 영역의 가공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만 사용했으리라 본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화이버 레이저 절단기는 아직 멀었다느니, 안정화가 덜됐다느니 하고 치부하면서도 한편으로 누군가가 먼저 사용하고 그들이 성공한 연후에 구매 검토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화이버 레이저는 CO2 레이저와는 달리 정확한 가공 조건의 설정을 요구한다. 더군다나 CO2 레이저와는 다르게 미러가 없어 변수가 적어진 것 같지만 대신 정확한 설정을 요구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공 기술과 그게 기반 한 표준가공 조건 설정 데이터가 오랜 동안 검증된 시스템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 임가공 의뢰사의 요구가 없더라도 매번 가공해 보고 샘플을 확인한 후 양산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실제 90년대 초기 CO2 레이저 가공기를 이용한 가공 시 임가공 요청회사가 항시 양산 전 가공 샘플을 요구했고 치수와 가공면의 합격 통보 후에야 양산 가공을 실시했었다. 그 만큼 당시 의뢰자들이 레이저 가공기의 성능을 알지 못하였고 믿지도 못했었다.
기억하기론 적어도 과거 선배 오퍼레이터들은 신 기종 레이저가 설치되면 누구보다 먼저 운영해 보고 싶어 했고 익숙해 질 때 까지 퇴근도 미루고 가공 실습을 하곤 했다. 만약 동 출력의 기계로 타 사에서 가공한 품질보다 뒤질세라 게다가 한층 더 두꺼운 소재의 가공 실현을 위해, 조금 더 빠른 가공속도의 조건을 찾기 위해 애썼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오퍼레이터에게 그 시절의 열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IMF 이후 평생직장, 기업 내 직원간의 한 가족 개념이 파괴되고 게다가 모든 레이저 시스템의 성능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기에 오퍼레이터의 실력 수준이 제품의 질과 큰 연관성이 없어진 이유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에게도 설혹 유능한 오퍼레이터가 직장을 그만 두더라도 생산과 품질에 차질이 없어야 하고 오퍼레이터 역시 자신의 노력이나 실력 보다는 시스템의 성능, 신기종, 큰 출력에 의존하고 입력된 가공 정보만으로 양질의 제품이 가공되는 즉 본인 자신을 버튼만 누르고 가공자재와 제품을 올리고 내리는 단순 직업인으로 만들어 버린 게 사실이다.
이 대목에서 현재의 오퍼레이터에게 화이버 레이저 가공조건의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실제 오퍼레이터에게는 화이버 레이저가 운영하기 훨씬 더 쉽다. 단 가공 조건을 완벽히 세팅한 후라야 가능하다. 세팅된 가공 조건은 이후 공식처럼 사용할 수 있다. 거의 변하지 않는다. 다만 이는 모든 장비가 정상 동작해야하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결국 현시대의 오퍼레이터가 화이버 레이저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가공하는 것 외에 시스템의 유지, 관리가 더욱 중요한 일이 된 것이다. 그런데 현시대의 오퍼레이터들은 이미 가공 조작 외에 문제 발생 시 그저 보고만 한다. 왜냐하면 고치려다 더 큰 문제가 일어날까 우려하여 본인도 기업에서도 조치 없이 보고만 하기를 선호한다. 하지만 화이버 레이저는 그렇지 않다. 오퍼레이터가 할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구분되어 있고 그 할 것이라는 것이 그리 많지도 않다. 조작도 간단하고 쉽고 편리하다. 그러나 오랜 관습에 그걸 못한다.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미래의 당연한 수순인 화이버 레이저로 가는 길이 어려워진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화이버 레이저 가공기의 매출이 CO2 레이저 가공기의 매출을 앞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화이버 레이저 가공기 보급률이 CO2 레이저의 10%도 되지 않는다. 더욱 효율적이고 더욱 운영비가 싼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 된다. 10년 20년을 두고 시스템 구매 결정을 하는 기업의 대표님들에게 구매 시 기계 대금이 약간 높은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과연 화이버 레이저 절단기를 구매한 후 자사의 기술진들이 화이버 레이저를 잘 운영해 낼 것이라고 예측되지 않는 다면 어떤 기업의 대표라도 쉽게 구매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화이버 레이저 절단기의 보급률이 CO2 레이저 보다 낮은 이유를 오퍼레이터의 능력으로 본다면 각 기업의 대표님들이 세계적 추세가 이미 화이버 레이저 절단기에 있음에도 구매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주 작지만 믿을 수 없는 오퍼레이터에게 있다면 현시대의 오퍼레이터들은 생각해 봐야 할 점이 많으리라 본다. 물론 열심히 일하고 수고하며 창의적으로 기업에 헌신하며 새로운 가공 기술을 찾아내는 훌륭한 오퍼레이터도 많다. 하지만 레이저 오퍼레이터가 전문가로 호칭되느냐 3D 업 종사자라고 스스로의 지위를 떨어뜨리느냐는 것은 오퍼레이터 각자에 달렸다. 적어도 엔지니어는 연봉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 글쓴이도 오퍼레이터 출신자 이므로 오퍼레이터를 각별히 생각하는 마음에 올린 글로서 오해 없기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