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전환 (Paradigm Shift) =>펀글
서울 공대의 이면우 교수는 10여 년 전에 『W이론을 만들자』는 제목의 책을 내어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하신 분이다. 이 교수가 최근에 『생존의 W이론』이란 제목의 책을 다시 출간하였다. 그리고 이 책의 부제를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으로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라고붙였다.
이 책의 2장에서 우리 사회가 패러다임(Paradigm)을 바꾸어야만 국제 경쟁에서 이겨 나갈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글 중에서 패러다임과 패러다임 전환을, 연탄과 도시 가스의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연탄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어느 분이 연탄 회사 운영 30년 만에 크게 성공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해외 출장을 갔다 온 조카가 연탄 회사는 오래 못 갈 것 같으니 도시가스로 패러다임을 바꾸시라고 권하였다. 그는 긴가민가하여 도시가스를 알아보았더니 조그만 통에 가스를 넣고 다 쓰면 통을 교환하여 주는 모습이 보기에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자신의 연탄 회사가 수십 대 트럭에 연탄을 싣고 시내로 향하는 모습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것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음의 표어를 사무실 책상 앞에 붙여 놓고 계속 연탄 회사에 투자키로 했다.
“겨울이 존재하는 한, 온돌방이 존재하는 한 구공탄은 영원하리라”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분명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가스의 물결에 밀려 그는 도산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에 이르기까지 새 시대에 걸맞은 패러다임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주는 한 좋은 예가 된다.
지금 우리 정부 부처들이 내걸고 있는 정책 구호들을 접하노라면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분들이 아직 패러다임의 전환 (Paradigm Shift)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
예를 들어 어느 경제 부처에서는 ‘10% 경쟁력 올리기’란 구호를 내걸고 있다.
구공탄집이 10% 경쟁력을 올리면 도시가스를 이길 수 있겠는가? 물론 대답은 “아니다”일 수밖에 없다. 또 “일치단결하여 경쟁력을 이기자”는 구호도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지게꾼들이 일치단결한다고 용달차를 이길 수 있겠는가? 물론 “아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어느 조직에서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 바뀌는 줄을 모르고 옛날에 품었던 고정관념에 매여 있게 되면 그 조직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낙후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런 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 지배 세력을 교체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상생의 시대에는 있는 자와 없는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높은 자와 낮은 자, 모두가 힘을 합하여 나아가야 하는 시대다.
그러므로 이편, 저편, 내 편, 네 편을 가르려고 드는 상극(相剋)의 사고는 사회 전체를 분열시키고 침체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가 하루속히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