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예정대로 가톨릭대학교에서 답사를 마치고 결정하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이금철대장님부부와 저희부부가 9시에 출발해서 점심먹고 가볍게 드라이브해도 집에 2시면 들어올거라는 야무진 꿈을 꾸며...
그런데 가톨릭 대학교"는 수영장을 자유로이 쓸수 있다는 것 외에는 대원들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여정은 꿍에도 생각 못한 채 혹시나 해서 전날 검색해 보았던 화 "삼별초 야영장"과 파주"쇠꼴 마을"이라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이동 중에 잠깐 들러 커피라도 얻어마시려고 2지구연합회장님이신 "최인비 신부님"께 들렀는데 본당 신축공사 마무리 단계라 땀을 뻘뻘 흘리고 계신 신부님께 입당 후 야영하며(신부님께서 성전 뒤에 야영데크를 보여 주시며 언제든지 와서 야영하라고 하셨어요) 주변정리 도와드리겠다는 약속만 하고 다시 삼별초야영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강화 내가면에 위치한 "삼별초 야영장"은 장소도 협소하고 수영장도 지저분해서 산딸기, 보리수, 뻐찌만 실컷 따먹고
파주로 향했습니다. 가톨릭대학교에서도 살구 따먹었어용.
"쇠꼴마을"은 다 좋은데 텐트를 우리끼리 모여서 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 뿐더러 수영장사용료, 입장료등이 너무 비쌌습니다. 고민하다 철원 오대미마을 사무장님께 문의를 했더니 "잡곡 마을"이라는 곳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잡곡마을"은 폐교를 야영장으로 꾸며 놓고 계곡물을 가두어 물놀이 장으로 만들어 놓은 곳으로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하기에 주변 환경도 좋고 체험프로그램도 몇 가지 있어서 딱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날에 대안학교에서 70명이 들어오기로 했다네요. 그곳에 양해를 구해 프로그램이 겹치지 않는 조건으로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시겠다고는 했지만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작년에 야영을 했던 "고슴도치 섬"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갔던 곳이라 굳이 답사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수영장 사용료나 바이크사용료를 깍아 볼 생각에... ㅎㅎㅎ
이미 해는 어둑어둑.... 시간은 7시가 훨씬 넘어가고.....
화천 고개를 구비구비 돌아 춘천으로 이동 중 마르띠노 대장이 갑자기 뭘 발견했는지 계곡안으로 들어가는겁니다.
(바빠 죽겠는데 거기는 왜 들어가느냐고 수산나 대장과 둘이 툴툴거렸어요)
그런데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던 곳에 "광덕 리조트"라고 너무 훌륭한 야영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통 계곡에 단체가 한곳에 텐트를 치기는 힘든데 미리 예약을 하면 영지를 통째로 사용할 수 있다네요.
게다가 영지 바로 앞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넓찍한 수영장(자연을 생각해서 수영장청소도 세제 한방울 넣지 않고 한다네요)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답니다.
우하하하... 소 뒷걸을질 하다가 쥐잡은 꼴이지만 어쨌든 "심봤다"를 속으로 외치며 얼렁 예약금을 디밀었습니다.
사장님도 신자분이시랍니다. ㅎㅎㅎ 딱 걸렸어.
이것 저것 문의하고 예약을 마친 후 문닫으려고 하는 식당에서 저녁을먹고나온 시간이 10시 30분.
이제 집에 갈 수 있겠구나 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대마리(오대미마을)과 가까운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 이왕 오늘안에 집에 들어가기 틀린 것 같으니 오대미마을 사무장님 얼굴이나 보고 가자고 전화를 했더니 어여 오라고
하셔서 오대미마을로 갔습니다.
우리 마음의 고향(?) 같은 두루미평화관에 불이 환히 밝혀져 있고 어떤 팀인지 웅성웅성 모여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공소 앞 학교 옆(기억하시죠?) 슈퍼에 오대미 사무장님이 한상?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우리와는 운영자와 체험객의 인연일 뿐인데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대원들과 대장님들 하나하나의 안부를 물으시는 (어쩜 이름을 다 기억하고 계실까요)사무장님의 진심을 느끼며 우리의 자그마한 노력이 대원들에게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름야영은 물이 있으면서 안전하고 대원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를 찾으려니니 참으로 어렵네요.
어쨌든 집으로 돌아온 시간 새벽 2시30분......
하루동안 많은 곳을 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루종일 힘들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대원들과 가족들이 얼마나 즐겁게 잘 지내다 갈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다녔기에 그럼에도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는 또 다른 어떤 대장님들이 이렇게 해주시겠지요.
누군가 조금만 애써 주면 대원들 모두가 즐거울테니까....
첫댓글 답사 보고까지... 수고 하셨습니다 엘리대장님! 살면서 여러곳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 만나기는 처음이었고, 이렇게 사람 만나러 다니는 것을 여행과 함께 하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얘기로도 들었지만 글을 읽으니 또 감사를 드려야 할듯... 아이들의 즐거움을 대장님의 즐거움으로 여기시는 대장님들 정말 **멋져부러**^^~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우와.이것 저것 야영에 대해 찾아보다가 엘리 대장님 글을 봤어요.정말 눈물이 나도록 고맙고 미안하고 훌륭하고..오라버님도 정말 진심으로 훌륭하고 멋진 남자라고 말씀드려 주세요. 울 남편 같으면 진짜.....늘 두분과 또 많은 대장님들의 수고에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