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odern Vintage, 언니네 이발관 인사동 쌈지길에 위치한 카페 및 레스토랑 ‘언니네 이발관’은 ‘빈티지’를 현대적인 공간에 재해석하면 어떤 느낌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의 인테리어를 맡은 XYZ의 조연희씨는 공간이나 가구 하나만 빈티지스러워도 충분히 빈티지 느낌이 나기 때문에 꼭 전체가 빈티지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모던과 빈티지를 조화롭게 믹스하는 것이 추세라고. ‘언니네 이발관’은 그 이름 자체에서 벌써 60~70년대의 향수를 풍기는 곳으로, 낡은 듯한 느낌이 있는 ‘외국의 이발관’을 컨셉트로 잡아 인테리어했다. 노출 콘크리트 바닥에 울퉁불퉁한 회색 벽돌 벽, 배수관이 훤히 드러나는 천장 등으로 공간의 자재감을 그대로 살리고, 낡은 듯한 테이블과 의자, 소품들을 두되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채워 공간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가운데 긴 테이블은 목수들이 작업할 때 쓰는 낡은 작업대를 뺏은 것(?)이고, 뒤에 보이는 와인 랙 책장은 맞춤 제작한 것이다. 여러 개의 모두 다른 의자는 수십 군데의 앤티크 숍을 다니며 가장 빈티지스러운 것을 고르거나 일부는 맞춘 것이다. 원래는 카페 한구석에 이발하는 공간까지 재현하려 했으나, 대중적인 손님이 찾는 인사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다소 과감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자제했다고. 문의_02-736-7266
2.Natural Vintage, ‘k,one’ 과천 경마장 근처에 위치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경미씨의 스튜디오 ‘k, one’. 아이보리 빛 파벽돌 벽면, 이탈리아 전원 스타일의 타일 바닥, 낡은 고재 나무로 만든 아일랜드 테이블까지, 편안하고 내추럴한 공간이다. 그녀는 핸드메이드와 낡고 바랜 듯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해진 정크 스타일보다는 모던함과 편안함이 가미된 ‘내추럴 빈티지’ 스타일을 추구한다. 또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가구나 소품을 좋아하지만 ‘일부러 낡은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새것’이 아니라, 정말 비를 맞고 바람에 씻겨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런 소품만을 고집한다. 아일랜드 테이블 밑에 허브를 담아 놓은 양철통 역시 낡은 양철통을 구입해 밖에 놓아두고 비와 바람을 맞혀 자연에 의해 한 단계 더 빈티지스럽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정면에 보이는 문과 그 앞의 테이블도 마찬가지. 부엌 부분에 가장 큰 포인트가 되는 낡은 녹색 문은 수백 년 된 유럽산 오리지널 앤티크 제품이고, 그 앞의 레드 테이블(일부러 녹색과 보색인 레드 컬러를 두었다) 역시 세월의 흐름과 손때가 묻어 있는 진정한 빈티지 제품이다. 특히 정원에 두는 레드 테이블을 실내에 두어 마치 야외 같은 편안함과 내추럴한 분위기를 자아낸 것은 그녀만의 믹스매치 감각. 문의_02-503-8186
3,4 Country Vintage, at corner 최근 홍대 앞 도로변에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가 오픈한 ‘at corner’는 외관이며 내부까지 전원풍의 화이트 원목으로 꾸며 회색빛 도시에서 잠시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인테리어한 빈티지 소품 숍이다. 해외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온 골동품과 주인장 부부가 직접 디자인해 제작·판매하는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하나같이 아주 오래된 창고에서 꺼내 온 듯 녹슬고, 이가 빠지고, 때가 탄 듯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집사람과 제가 워낙 자연적이면서도 오래된 듯한 느낌을 좋아해요. 그래서 매장도 나무를 이용해서 편하고 내추럴하게 꾸몄죠. 딱 순박하고 아주 소박한 시골 여자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이곳 주인장의 말이다. 이 매장이 전체적으로 빈티지 느낌이 나는 것은 50~60년 된 고재 나무를 구해 화이트 페인트칠 한 후 사포로 문질러 벗겨진 듯한 느낌의 나무 패널로 벽과 바닥을 인테리어했기 때문. 여기에 나뭇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고재 나무판을 선반과 책상으로 사용하고, 낡고 손때 묻은 느낌의 소품들을 두어 마치 유럽의 오래된 시골집 같은 내추럴 빈티지를 연출했다. 문의_02-322-0244
5,6 Classic Vintage, 아뜰리에 프로젝트 패션큐레이터 박지영, 광고 아트디렉터 김지은, 디저트 작가 백오연 세 친구가 서로의 작업 공간을 한데 모으고 카페로 치장한 압구정동의 아뜰리에 프로젝트. 갓 구워낸 쿠키와 그윽한 향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숍에 마련된 갖가지 의류와 인테리어 소품을 둘러보고 구입할 수 있는 멀티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가 모던한 인상을 주지만 하나하나 모아오던 손때 묻은 소품들이 빈티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에 숍에 들어서면 한눈에도 ‘빈티지’라는 인테리어 컨셉트를 알아챌 수 있다. “처음 가본 듯 어색한 공간이 아닌 평소 쓰던 물건, 항상 머물던 자리로 채운 낯익은 공간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답을 빈티지에서 찾아냈죠”라며 인테리어를 맡은 김지은씨가 말한다. 삐걱거리는 철제 침대, 할머니 방에나 있을 법한 수납장,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의자와 테이블을 두서없이 들여놓았는데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 이들은 오래전 구입한 먼지 쌓인 소장품, 재활용 센터에서 구입한 물품, 버려진 고물들인데 빈티지라는 테두리 안에서 멋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세요. 헐고 녹슨 소품이라도 작은 아이디어만 보태면 실용적인 빈티지 아이템이 될 테니까요.” 문의_02-548-3374
7.부서진 소품을 활용한 Junk Vintage, 1by 파라디소 명동 코즈니 매장 3층에 위치한 파라디소는 빈티지 캐주얼부터 수입 의류, 각종 액세서리까지 트렌디한 의상이 넘쳐나는 패션 쇼핑몰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의 한 성을 재현한 매장은 삐걱거리는 옷장, 어질러진 침실, 부서진 욕조, 낡은 분수대 등 기존 의류 숍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테리어 소품을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빈티지 혹은 정크 인테리어는‘촌스럽다’는 고정관념을 깬 이색 아이디어 공간으로 적당히 낡거나 부서진 소품을 활용해 무대 세트처럼 과장되지만 세련되게 연출했다. 너무 화려해서 ‘저런 제품은 어디서 구했을까?’ 싶은 가구와 소품들은, 고물상이나 이태원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중고 제품들을 일부러 더 망가뜨리거나 색을 입혀 만든 것이다. 이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할 것만 같은 물건이라도 조금만 감각을 발휘하면 빈티지 & 정크 인테리어 공간으로 연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문의_02-3783-5048
8.Original Vintage, 19番地 빈티지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은 신사동 가로수길 중간에 위치한 바 19번지.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경옥씨가 오랫동안 자신의 작업실로 쓰던 곳으로, 작업실을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아는 지인들과 편하게 술이라도 한잔 하려는 마음에 문을 연 곳이다. 그러니 따로 인테리어를 하기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과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소품들로 다섯 평 남짓한 공간을 채우게 됐다. 오토바이 수리점을 했던 옆집이 문을 닫으면서 놓고 간 낡은 사다리를 간판에 붙이고, 소장하고 있던 잡지 중 비주얼이 꽤 괜찮은 것들을 뜯어 손 가는 대로 붙여 매장 바깥쪽 창가 밑을 장식했다. “그냥 선술집 같은 바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니 벽도 그냥 기본 칠만 하고 방이 나눠져 있는데도 벽을 트지 않았죠. 가운데 길게 둔 테이블은 목수한테 맞춘 것이에요. 나무를 넣을 거니 가운데 쪽에 홈을 파달라고 했죠.” 벽에는 특별한 장식이 없다. 거울 하나 그리고 사진과 그림이 그려진 종이들이 붙어 있는 정도다.“옛날부터 집에 가지고 있던 사진이랑 어머니 사진 같은 것들을 붙여놨어요. 액자가 어울리지 않는 벽이라서요. 그리고 붙이고 싶은 사람, 필요한 사람들은 붙이라는 뜻도 있고요.” 빈티지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하니 오픈했을 때는 처음이지만 오래된 듯 편안한 느낌이라 좋았고, 2년이 지난 지금은 개보수할 필요 없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멋스러워져서 좋다는 것이 이곳을 인테리어한 신경옥씨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