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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해냈습니다.
제 인생에 공식 인증 풀코스 2번 완주 비공식 1번
춘천 마라톤 공식 기록 4시간32분52초
고구려 마라톤 공식 기록 4시간14분40초
이름 하여.... 고구려 마라톤 대회
어제 밤 부터 비 오고 눈 내리고 걱정거리만 쌓이는 듯 했습니다.
근데....조금은 안심감도 생기더라고요.
왜냐하면, 기록이 잘 못 나와도 날씨 탓으로 돌릴 수 있겠다
싶었다..ㅋ
막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가로 가서 살펴보니.....
햐안 눈이 정말 멋지게 내려 않자
온 세상을 넘 이쁘게 만들어놓았네요.
그래.....이제 난 어떻게 달려도 핑계거리 가 생겼다.
무조건 날씨 탓.....ㅋ
동호회 무사이님 가게 앞에서 회장님을 만나서 눈이 제법 쌓였네.
서울에도 꽤 많이 온 모양이다 등등
살짝....핑계 거리 마구마구 살포하면서.....ㅋ
근데, 양양 고속도로 끝나는 지점 부터 눈이 보이지 않고
살짝 비만 온듯한 길이 깨끗했다.
왠지 내 자신은 살짝 긴장 모드로 전환.....
이제 최선을 다해서 달릴 수 밖에 다른 핑계 거리가 없어졌다. ㅠ.ㅠ
그래....달려보자..... 달려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뚝섬 유원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만차.... 주차할 공간이 넘 부족한 상태....
결국 불법 주차후 대회 참가.
요게...... 나중에 큰 실수.... ㅎㅎㅎ
난 이미 마라톤 복장을 하고 간 상태였지만 동호회 회장님은 옷 갈아입고
다시 만나서 물건 맡기고 가볍게 조킹 하고 몸 풀기 시작.....
회장님은 풀코스 3시간30분대 달리시는 분이라서 나와 다른 B조
전 C조 출발 지점에서 같이 대기하다가 헤어지고 약 5분간격으로 출발했다.
춘천 마라톤 이후 장거리 훈련은 회장님이랑 30KM까지 달려 본 게 다....
그 이상은 장거리 달려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살짝 겁이 난다. ㅠ.ㅠ
혼자 달릴 때 22KM 까지 평균 페이스 5분40초
15KM 평균 페이스 5분34초
이렇게 페이스가 나온 상태라서.... 이것만 믿고 또 내 자신을
믿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작전을 세워서 달렸다.
오퍼 페이스 하면 오늘 죽는다. 그럼 어떻게 달려야 하나. 고민.
무조건 완주 을 목표로 하고 기록은 신경 쓰지 말고 달리자. 라고 생각하고 달렸다.
근데, 마라톤 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지만, 요렇게... 실제로 달리기 정말 안된다. 정말... ㅎ
1KM -10KM 기분은 5분10초대로 달리고 싶어지만....
거의 5분58초대로 달렸다.
요렇게 달린 결과 다른 구간은 여유가 많이 생겼다.
11KM - 20KM 여유가 생겼지만.. 왠지 30KM까지만 달려본 생각에 조금 더 참고
같은 페이스로 달리기로 했다.
역시... 내 선택이 맞았는지.. 호흡 좋고 자세 좋고 여유있게 옆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달렸다.
75세 어르신이 세계6대 마라톤 다 달려고 동마도 준비중. 이라고 세상에
정말 운둔 고수님들이 넘 많다. 앞으로 더 겸손하면서 달려야 할것 같다고 느꼈다.
그 어르신이 저보다 빨리 골인. ㅎ
21KM - 30KM 26KM 넘어서면서 사점(死点)이 나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머리 속에 또 다른 나. 나에게 말을 한다. 너 왜 달리고 있니?...
그냥 포기하고 걸어 뛴다고 .왜?~~~
그냥 걸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어. 너 왜 구지 힘들게 달리니.하면서 계속 말을 건다.
와~~~~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나를 코너에 몰아넣고 강펀치을 마구 날린다.
그래.. 내가 왜 달려. 그냥 걸자. 아무도 욕 하지 않아 순간 난 지고 말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들 많이 보이지....너도 똑같이 걸어 계속 펀치을 날린다.
순간, 정신을 차리려고 다시 자세를 바로 잡고 머리을 두어번 흔들고
내 자신과 싸우고 이기지 못하고 넘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넘 어이없이 느껴지고,
이 정도 고통도 견디지 못하고 걸어 가겠다고 페이스가 점점 늘려지는 내 모습에
난. 내 자신에게 되물었다. 그래! 넌 역시 뭘 해도 어중간하게 하는구나..라고
이 말은 내가 우리 딸 애리에게 항상 한 말이다. 순간 놀래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도 못하면서 애리에게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빠인 내가.. 포기하면 안된다. 라고
생각하면서 달렸다. 여기서 무너지면 정말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달렸다. 걷기 않고 달렸다. 내가 이겼다. 내 자신에게
오늘 풀코스 완주 보다 도 더 값진 선물은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내가 이겼다는
사실과 42,195km풀코스 내내 한번도 쉬지 않고 끝까지 달려서 완주 했다는 자제가
난 내 자신이 넘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그래 역시 넘 멋진 놈이야. 라고 말을 해줬다.
31KM - 42KM 풀코스 마라톤 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30KM 넘어서면 정말 실력보다 능력보다 더 중요하게
나와의 싸움 사점 이 하나 더 나타난다.
누구나 두려워하는 마의 구간 대체적으로 35KM부터 시작....나에게도 또 찾아왔다.
좀전 26KM때 찾아온 나와 또 다른 나 26km때 나 보다 두배 세배 강력한 또 다른 나.
나에게 귀속 말을 한다. 용대야. 너 지금 뭐해. 무릎 아프니 ? 허벅지는 괜챦아 ?
왜 그래.. 속상하게. 니 가 힘들어 보이니까.. 내가 눈물이 나짜아.... 너보다 내가 더 속상해.
제발 그만해! 이 정도 해 서면.. 너 한데 아무도 뭐라고 말 못해. 넘 잘 해서.
풀코스 아무나 뛰니. 넌 이제 막 시작한 초짜. 그것도 풀 코스 한번밖에 완주 못했는데
여기까지 왔다는 자체가 넘 대단해! 이제 그만. 그냥 걸어 그래도 돼... 제발 부탁한다..
용대야 그만해.... 라고 귀가에 속삭인다. 여인처럼.
정말 정말 나도 그만 뛰고 그만 달리고 걸어서 가고 싶었다.
근데.. 내 눈앞에 20KM 부근까지 거의 같이 달려온 키 작고 살짝 뚱뚱한 아줌마 을 발견
했다. 분명히 앞찔려 왔는데, 31KM 부근에서 날 추월해서 앞서 간다.
갑자기 남자 자존감. 이것 저것 여러가지 등등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안돼.
절대 용서 못해. 저 아줌마가 한다고 그럼, 나도 할수 있어. 달려보자.
끝까지 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아줌마 만큼은 꼭 잡는다. 라고 다짐하고
갑자기 목표 / 목적이 완전 변경 되어서 힘이 난다 젖 먹던 힘까지 나오는 듯 했다.
거의 다 따라가면 아줌마 뒤통수에 눈이 있는지. 도망간다. 몇 번이고 추월하려고
이 악물고 달렸다. 근데 초반에 살아있는 내 페이스 속도 감 5분대로 달렸지만
이미 바닦난 내 속도감은 실제로 6분대였다. 그래서 더 미웠다.
세상에서 가장 큰 죄목까지 아줌마에게 추가했다. 바로 괘심죄!!!
나를 가지고 놀고 이구나 ... 정말 매운 맛 좀 보여주자. 혼자
가 즈 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달리자 고함을 치면서 달리자 주변에
여러사람들이 쳐다본다.
그래도..... 그냥 계속 큰소리로 할 수 있어.. 잡을 수 있다. 조금만 더 달리자.....
가 즈 아~~~
몇명 사람들이 호응하면서 가 즈 아 라고 외쳐 주시는 분도 계셨다. ㅎㅎㅎ
38KM 부근 아직도 난 아줌마 을 못 잡고 계속 뒤따라 가고 있다.
점점 멀어져 가는 아줌마. 넘 사 벽 인정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와~~~ 어떻게 저렇게 잘 달릴 수 있을까? 라 고 혼자말 하면서, 그래
나도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걷지 말고, 끝까지 달려보자. 내가 죽는지 니 가 죽는지
해 보자. 정말 온몸이 쑤시고 아파지 만 참고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아줌마가 무슨 죄. 역으로 아줌마 덕분에 끝까지 달렸다.
정말 고마운 은인 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응원 나온 다른 동호회 회원들이 화이팅 달리세요 라고 외쳐주는 목소리도 이제 정말
거의 잘 들리지 않는듯 했다. 그래도, 그 목소리가 나에게 힘이 되었다.
그 동호회분들이 건네주는 포카리 / 물 덕분에 정말 고마운 분들. 감사합니다.
드디어, 표말 이 보인다. 앞으로 1KM 달리기 싫다 그냥 옆에 걷고 있는 사람들처럼
그냥 걸고 싶다.
정말 편하게 보였다. 넘 부러웠다. 왜..난 달릴까~~ 왜 저 사람들은 걷고 있을까 ?
머리 속에 잡다한 오만 가지 생각으로 가득 가득하게 꽉 차고 넘치지만
난 끝까지 걷지 않고 달렸다.
골인 지점.어디서 많이 본 분이 보인다. 동호회 두리님 이다.
사진을 촬영해 주셨다. 고맙습니다.라고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골인 지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응원을 보내준다. 천마산 파이팅 다 왔네! 힘내요.
나도 화답했다. 고맙습니다. 라 고 말하고 힘이 났다. 정말 바로 눈앞에 보인다.
두 손을 들고 내가 해냈다! 내가 이겼다! 라 고 큰소리 치면서 골인~~~~~~
정말 마라톤 힘들지만 넘 멋진 운동이다.
좀 더 젊음 나이 40대에 했다면 내 건강과 내 삶의 질이 지금보다 더 어마어마하게
바꿔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멋진 운동 이다.
50하고 5년이 지난 후에 라 도 나에게 찾아와 준 마라톤. 넘 고맙다.
내가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 만난 75세 마라토너 처럼 행복하게
신나게 재미있게 즐기면서 달리고 싶다는 꿈을 가져본다.
이렇게 해서 난 또 내 인생에 42,195km 풀코스 완주 라 는 명예 을 얻고 즐런 했다.
누가 이런 말을 한듯하다... 마라톤은 인생이다. 정말 인생이다.
추신 : 무사이님께서 응원하려 와 주셔서 넘 고맙고 기쁘고 좋았습니다.
다른 동호회는 부스가 있고 곳곳에서 음료수까지 제공하는 모습을 보고
솔직히 부러웠는데.....
그 모든것을 한방에 무사이님 만나서 싹 사려졌습니다.
첫댓글 호기록 축하해요.
3월 동마에서는 섭~~4 기대해봅니다.
수고했어요,,힘,
이게 다 회장님과 천리마형님 덕분입니다.
2주후 장거리 한번 더 도전 하시죠. ㅎ
항상 고맙습니다.
누구나 어떤 상황이든 자신과 싸움을 합니다.힘들었던 상황이 느껴집니다ㆍ
원단님 대단하네요.
잘 회복하시고 담주 뵈어요
싸이렌님 잘 마무리하셨죠 ?
후기 보고 싶습니다.
다 읽어주셨습니까 ?
넘 고맙습니다.
정말 나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잘 회복하고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리얼후기 감동백배!
격한 힘겨움이 밀려오면 전 전설님 탓하며 달렸답니다. 그나마 탓할 사람이 있으니 다행ㅋ
누구나 완주하기 위해 격게되는 심적고통에 공감 한표 살짝 추가 시키며 후기 잘 보았습니다.
굴하지 않는 정신의 승리에 박수를 보냅니다.
잘 관리하시고 동아에 섭4 가야죠?!
힘~~
역시..... 알아주시네요.
정말 공감해 주시니까..더 고맙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그 아줌만 무슨 죄... ㅋ
전설님은 또 무슨 죄. ㅎㅎㅎ
역으로 아줌마 덕분에 끝까지 걷지 않고 달렸죠.
고마운 분 입니다. ㅎ
동마... 셥4은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번에 못한
4시간 5분대 도전장 내밀겠습니다. ㅋ
항상 응원해 주시고 격리해주시고 응원하려 와 주셔서 넘 고맙습니다.
호기록 축하해요.
기대 이상으로 잘 달렸네요.^^
초보답지 않게 후반 페이스도 좋구요.
오늘 고구려 대회는 기록도보다도 달리면서 얻은 노하우가
큰 자산이 되어 동아를 달리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오늘의 레이스 과정을 복기해 보면서 동아를 준비한다면
동아에서는 오늘의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얻으리라
여겨집니다.
다시한번 호기록 축하드립니다. 원단님 힘
그 누구의 응원댓글보다 천리마형님 댓글을 기다렸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시킨대로 30km까지 살짝 여유있게 달렸는데.
21km-30km 사이 그다지 힘들지 않고 달렸습니다
아직은 무리 같기도 하고 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0km 이후 정말 힘들었습니다만. 형님이 알려주신대로 달렸습니다.
역시. 지근력이 부족했습니다.
30km 까진 몇번 달려봐서 어느정도 적응되어져 가는 듯
전 잘 달렸다고 느꼈는데...페이스는 6분대 후반.....ㅎㅎㅎ
동마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