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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이 된 여자가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듯 복싱 선수를 꿈꿔서도 안돼!" "31살. 이것마져 못하게 한다면 내겐 아무것도 없어요..." 밀리언 달러 베이비 미국의 모든 상품이 1센트에 판매되는 1센트 가게에서 백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물건을 발견한다는 1970년대 한 미국 노래의 가사에서 유래된 말이란다 그만큼 가능성 희박한 곳에서 뜻밖에 인생에 가장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는 뜻이다 "날 또 버릴건가요?" "NEVER" 이 대목을 음미하는라 그 뒤 몇장면을 놓친거 같다 사실은 영화 보는 중간에 저 부분이 생각나지 않아서 애가 탔었다 내 머릿속에 입력된건 "NEVER"라는 단어 하나 그만큼 절절하고 확실하게 들린적이 없다. 절대라는 말이... 요란스럽고 소란스럽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당겼다 놨다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모건 프리먼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담담한 대화들, 느린 결코 서두르지 않는 움직임들 인생의 연륜이란 그런것에서 느껴지는게 아닌가 싶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라" 프랭키의 복싱 철학이다 매기는 그걸 지키지 못했다고 스크랩은 독백한다 프랭키, 스크랩, 매기... 인생에 무언가가 결여된 사람들의 만남 서로의 부족분을 채워가며 인생의 정점에 다가서던 그들 그리고 늘 그렇듯 만나게 되는 반격 때론 혈육이란 관계는 피 한방울도 안섞인 타인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가장 가까운 혈육에게서 조차 받지 못하는 위안을 타인에게서 받을 때가 있다 그 세사람이 그랬다... 어떤이는 지루한 드라마라고 하고 어떤이는 무척 감동적이라고 한다 나는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막막했다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거 같은 현실의 결말에서 용서가 보인다 감싸 안을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영화가 끝나면서 찾아든다 가장 비인간적인 행위가 가장 인간적인 행위가 되는 아이러니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게 마무리된 시점에서 노장의 연륜이 보인다 힐러리 스웽크 이쁘게만 보이길 원하는 헐리웃 여배우만 보아오던 내눈에 그녀는 신선했다 참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했을거란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아카데미가 이번엔 제대로 채점을 한거 같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많이 늙었지만 그 나이가 무색하게 짱짱하던 그 눈빛 영화는 쓸데없는 사족대신 간결함으로 대신했다. 그 간결함에서 느껴지는 여운이 꽤 오래남는다 모건 프리먼 그는 화면에 비친다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배우다 그의 친근한 목소리가 영화의 감동을 더 한거 같다 에비에이터가 설레발을 치던 그 짧은 시간동안 소리없이 묵묵히 전진한 느낌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내 인생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어디쯤 있을까? 나는 누군가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서 어디쯤 가고 있을까? 모큐슈라... 인생에는 가끔 신비한 만남이 찾아와서 우리를 인정해 주고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그러하여 우리가 가진 큰 가능성이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 구스티 베르쿠스 ![]() |
첫댓글 글을 넘 멋지게 남기셨어요~~~
헐리웃이 전폭적으로 손을 들어준 이 영화...또한번 물먹은 마틴 스콜세이지를 보면서...사실은 약간 삐닥한 시선으로 만났습니다. 헌데..결국은 감동의 한 펀치를 맞고 인정하며 돌아선 영화랍니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영화지요... 너무 현실적이어서 잔인함도 느껴지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