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큐티를 마치고 둘이 멀뚱멀뚱 얼굴을 마주하다가
밤 늦은 시간 김선교사가 바람을 쐬고 오겠다며 나가버렸습니다
11시30분이 되어서 들어와 등 돌리고 누워버린 남편의 뒷모습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갈 곳 없는 코랏에서
그가 다녀온 곳은 학교 땅일것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혼자 실컷 울며 기도하고 왔다면 마음의 응어리는 풀렸을텐데
뭐하고 왔냐고 물어보지 못하고 묻어두었습니다
준비된 10만바트
너무도 고마운 분들의 정성으로 지불하였습니다
건축회사에서 주문한 물품 대금 지불을 해야 하니 공사대금의 15%는 아니더라도
27만바트를 송금하라는 전화를 받고는 우리는 멀뚱거리며 서로의 얼굴만 보았습니다
더 말하지 않아도 이제는 전화할 곳도 그리고 어디서 올 곳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김선교사가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의중이라며 다시 전화를 준다 하더니 늦은 밤이 되도록 손에 붙들고 있는 남편의
핸드폰은 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첫시작부터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어찌 꺼내야 할지,
아니면 주님은 어떤 반전을 베풀어 주실지,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거절과 실망을 겪으며 이 길을 걸어야 할지,
온통 모를 일들만 가득하였습니다
믿음
어제는 모든 일들을 다 감당할 것 같은 마음이다가
겨우 1,000만원에 이렇게 흐느적거리는 믿음이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 믿음이 없는 말 하나 툭하거나
불신앙적인 생각으로 주님 마음 아프게 해드릴까봐
우리는 생각도 마음도 정지시키고 그리고 입을 다물고 등을 돌려 억지 잠을 자고
아침을 맞았습니다
전쟁터인 데이케어에 가서 하루를 버티기 위해
밥에 물 말아 한 술 떴더니 헐은 입 안 구멍사이로 밥알이 들어가
찌릿한 통증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마라나타"
주님 어서 오시면 안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할바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멈출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 서있는 이 외로움
주님의 도우심을 외치건만 메아리조차도 들리지 않는것 같은 이 정적
어찌해야 할까요?
자꾸만 이 찬양만 마음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내 맘이 낙심되며 근심에 눌릴때
주께서 내게 오사 위로해 주시네
가는 길 캄캄하고 괴로움 많으나
주께서 함께 하며 내 짐을 지시네
그 은혜가 내게 족하네 그 은혜가 족하네
이 괴론 세상 나 지날때 그 은혜가 족하네"
첫댓글 금일 QT말씀을 붙잡았습니다. '비록 늦어진다해도, 기다려라. 반드시 올것이며 지체되지
않을 것이다' (하박국2:3)
주님, 이루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