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이들 챙기고 헐레벌떡 달려가는데 코끝이 찡 하게 춥다.
항상 만나는 얼굴이지만 길 건너 인미혜샘을 보니 무지 반가웠다.
차를 기다리는 동안 샘과 함께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몸을 녹이면서 어제보다 바람이 덜
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차안에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웃고 떠드는 동안 먼 길을 운전하시는 오덕만선생님
께서는 시끄러웠을 텐데 별 말씀이 없으셨다.
인심 넉넉한 식당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고등어조림과 갈치조림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걸룡소로 향했다.
태백시내에서 검룡소가는 길은 구불구불 고개를 넘어야한다.
고개를 넘어가다 자작나무를 만났다. 천마총 말다래가 떠올라 혼자 웃는다.
정상에는 삼수정과 해발 935m삼수령 이라 쓴 조형물이 서있다.
삼수정에서 아래를 내려 보니 골골이 잔설이 내려앉은 산줄기 깊숙한 곳에 봄은 기지개를 켜고 있겟지만 마침 진눈개비가 내려 을씨년스러웠다.
삼수령은 예전에는 피재라 불렀다.
비가 오면 이곳에서 물길이 갈리는데 한강을 따라 서해로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흐른다고 한다.
이무기가 지나갔던 황구지천을 지나면서 생각한다. 이제 신영주 샘께서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하던 검룡소....
한강에 젓줄이 시작되는 검룡소를 만나기 위해 걸어가는 길...
얼마전 내린 눈이 녹지 않은 곳은 미끌미끌, 녹은 곳은 질퍽질퍽, 눈이 적당히 쌓인 곳은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걷다보니 힘들다는 생각은 멀리 사라진다.
길옆을 흐르는 물속 바닥에 작은 돌맹이 색까지 구분 할 수 있을 정도로 맑다.
꼭 여름에 가족과 여유롭게 이 길을 걸어보리라.
걷다보니 세찬 물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온다. 벌써부터 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심장이 방망이질한다.
검룡소에 닺자 계단이 보이고 눈이 쌓인 암반이 나타났다.
조심조심 계단을 오르니 작은 웅덩이가 있다. 웅덩이는 검 푸른색을 하고 돌틈에서 쉴새없이 물을 뿜어낸다. 하루 2000톤에 물을 솟아낸다.
이렇게 작은 웅덩이에서 시작된 한강..
나도 작게 시작한 이일이 뭔가 될 것 같은 생각을 잠깐 해본다.
뿜어낸 물줄기는 비스듬한 암반을 지나 세차게 물을 튕기며 구불구불 자연이 만들어낸 돌조각이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오며 몸부림 하던 흔적을 온 몸으로 느낄수 있다.
물길을 따라 돋아있는 푸른 이끼는 이곳이 청정한 지역임을 이야기해준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한강을 거슬러 올라와 이 소(沼)에 들어가기위해 몸부림치다 생긴 흔적이 지금의 폭포이며, 인근에서 풀을 뜯다가 물먹으러온 소를 잡아 먹어 사람들이 웅덩이를 메워 버렸다고 하는데, 원래는 암반위 직경 약 7~8m 전체가 웅덩이였는데 오래전에 산사태로 인해 다 메워져 다시 지금의 크기로 만들었다고도 한다.
옳은 일은 아니지만 계단을 넘어 암반을 지나 검룡소에서 물을 마셨다.
사계절 수온이 9도라 던데 추운날씨에도 차갑지 않았다.
예쁜 포즈로 사진도 찰깍.
검룡소에 얼굴을 비춰 봤다. 왠 보살...(나에 생각)
오덕만 샘께서는 얼굴을 비춰보니 부처가 보였다던데....
자연이 준 선물.
작은 웅덩이에서 거대한 생명력이 움트는 신비스러운 금대산 검룡소.
오래오래 기억하리라.
오덕만선생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것 의도적으로 이름 개명한거죠? 나 한참 삐짐~~~~
ㅎㅎ한바탕웃음으로~~^^
푸하하하하!! 웃음보가 터졌어요^^
아~~병주고 약주고~~실컷 놀리고~~다 웃어놓고~ 제자리에 갖다 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