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원 아파트 중도금 보냈다.
지난 3월 16일 민제가 살고 있는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을 5억 2천에 계약했었다.
서산집은 내놨지만 집 보러 오는 사람도 없고
아파트 값 또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놓자는 아내 주장에 묵시적 동의? ㅎ
아들 집 근처로 가는 게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어차피 아내가 오래도록 살 집이니.
2011년 서산으로 내려오면서 일산 아파트가 안 필려서 아는 분에게 전세 주고 내려왔는데
2020년 3월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는 부동산 연락을 받고 바로 5억에 팔았다.
그후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성급하게 팔았다고 아내가 후회했었지. ㅎ
생각해 보니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인 1970년 신당동 집을 팔고 화양동으로 이사를 했다.
그때 20평 정도되는 나름 도심에 있던 신당동 집을 170만원에 팔고 당시 변두리에 있던 화양동 34평 집을 250만원에 샀는데
그 차액을 메꾸느라 노심초사 하셨던 부모님 기억이 난다.
결국 자금 융통이 안되었는지 72년에는 그 집을 전세주고 왕십리 도선동 허름한 집으로 1년 정도 전세살이했었다.
그때도 아버님이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앞으로 강남이 개발된다고
말죽거리로 넓은 땅을 사서 이사가자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데 학교를 다니려면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다녀야 한다는 이야기에 온 가족이 반대.
화양동으로 결정되었었다.
ㅎ 그때 그곳이 지금은 역삼역 근처.
70년 화양동에 처음 이사갔을 때만 해도 집 주변에는 논밭이 많았다.
집 뒤편은 콘크리트 기둥을 만드는 공장이었고, 지금 2호선 건대입구역도 당시에는 개천이었다.
지금은 아주 번화해진 건대입구역에서 어린이 대공원 방향길도 비포장이었다.
한강으로 가는 지금 자양동 지역도 전부 논밭이었다.
그러다 점점 논밭은 사라지고 집들이 들어서면서 90년대에는 아주 복잡한 동네가 되었었다.
그러다 95년 일산 신도시로 이사하는 직장 동료 집들이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다니.
무슨 영화 속에서 봤던 그림 같은 주거지로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무지개 색으로 도색된 국민학교 건물은 정말 동화 속의 궁전처럼 멋져 보였다.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이야기하니 우리 부부만 분가해서 이사하라셨지.
그래서 결혼 10년만에 민제까지 세 식구가 일산으로 이사했다.
전세 오천오백만원에 난생 처음 32평 아파트로.
2년만에 그 집이 팔려서 인근 아파트로 전세 7천만원에 다시 이사.
그 사이 아내가 행신동에 공무원 아파트 분양을 신청해서 12년 무주택으로 당첨, 분양을 받았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파트 신청은 세대주만 할 수 있어서
아내만 주소지를 오빠네로 옮겨가 세대주가 되는 편법을 사용했었다.
그 일로 부부 싸음도 여러 번 했었는데......
그래서 지금도 우리집 세대주는 아내로 되어 있다.
서산에 전입 신고하러 가니 담당자가 아내가 세대주로 되어 있는 게 신기한지 바꿔주겠다 했지만 그냥 놔두라고 했었다.
1998년 IMF가 터지면서 미등기 전매가 합법화되어 당첨된 아파트가 서울에 더 가까웠지만
일산 신도시가 더 기반 시설이 잘 되어 있고 아내 직장도 가깝다고
분양권을 팔고 1억8천에 청구아파트를 구입했었다.
분양권을 팔면서 3천만원 정도 차액을 벌었다고 아내가 신기해 했었다.
사실 화양동 살 때부터 아내가 아파트를 분양 신청하자고 하기에 사는 집이 있는데 그런 걸 뭐하러 하냐고 반대를 했고,
그 얘기를 들은 H일보 기자였던 아내 친구 남편이 전화를 해서 그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라며 설득을 하기도 했었다.
그 친구는 얼마 후 인터넷 언론사를 창업하여 지금은 거의 언론재벌이 되었지.
일단 새로 구입한 아파트는 내년말까지 3억에 전세 계약이 되어 있다.
그 사이에 3억에 내놓은 서산집이 팔리려나? ㅎ
손녀는 서산집 팔고 수원으로 할머니 이사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통곡을 했단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