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극한의 훈련을 해야 한다. 이 훈련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극한의 훈련을 해야 한다. 이 훈련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아테네 올림픽 역도 69㎏급에서 은메달을 딴 이배영은 새벽과 아침, 오후로 나눠 하루 3차례, 6시간 동안 훈련했다.
스쿼트(역기를 어깨에 메고 앉았다 일어서기)와 스내치(땅에서 머리까지 한번에 역기를 올리며 앉는 동작), 하이스내치(역기를 머리 위까지 한번에
올리며 서는 동작) 등 여러 동작으로 역기를 든다. 하루에 드는 총중량은 40~60t. 100㎏의 역기로 환산하면 하루 400회에서 600회
드는 셈이다. 이 외에 복근 운동 300회에 턱걸이 80회를 하고 단거리 달리기와 점프 훈련도 한다.
아테네 올림픽 복싱 페더급
동메달리스트 조석환은 1주일에 2회 정도 서킷 인터벌 트레이닝을 했다. 7~10개 종목을 계속하여 순환하는 이 훈련을 하고 나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녹초가 된다.
역기를 들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어떤 종류의 운동을 하면 혈액에 젖산이 쌓인다. 젖산은
에너지의 연소 결과 생겨난 찌꺼기로, 에너지의 추가 연소를 방해한다. 평상시 젖산 수치는 10㎎%(밀리그램퍼밀·혈액 100㎖당 1mg이
존재한다는 의미). 수영이나 육상 단거리 선수들의 경기 직후 젖산 수치는 20배인 200㎎%까지도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몸은 산성화된다. 운동
후 휴식을 하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젖산이 제거되면서 몸이 평상시의 약알칼리성(ph 7.4)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이때 그냥 누워 있는
것보다 가볍게 운동하는 편이 젖산 제거에 효과적이다.
마라톤 선수들이 42.195㎞를 완주한 후 측정한 젖산 수치는 얼마나 될까.
단거리 선수의 경우보다 훨씬 높은 천문학적 숫자가 나올까? 그렇지 않다. 안정시 젖산 수치의 2~3배에 불과한 20~30㎎%밖에 안 된다. 이는
인체가 고통을 이기고 효율적인 에너지 동원 체제로 전환됐음을 뜻한다. 마라톤 선수의 경우 젖산을 얼마나 잘 에너지화 하는가에 따라 기록이
좌우된다.
마라톤은 극한의 운동이다. 레이스 초기에는 간과 근육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을 주된 에너지로 쓰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방을 많이 동원하고 젖산을 재활용하기도 한다. 일부 젖산은 글리코겐으로 다시 전환되면서 부산물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생성시킨다. 물은
땀으로 나가면서 체온을 조절한다. 15~30㎞ 지점부터 시작되는 이 과정에서 마라토너는 일종의 엑스터시(환희, 러너스하이)를 느낀다. 하지만
35㎞ 지점에 가면 근육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몸은 다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점(死點 dead
point)’이라고 불리는 이 상황은 글자 그대로 ‘살을 깎는’ 고통을 초래한다. 이봉주 등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 외에도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
적응 훈련 등 ‘고문’ 같은 과정을 추가로 더 거친다.
자신의 운동 능력을 초과하는 자극을 주면서 훈련하는 엘리트 선수들은 종종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지난 2004년, 대회나 훈련 도중 사망한 축구 선수만 9명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