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부두 인천파 사무실
죄명이 앞엔 여러 덩치들이 두열로 나열해있다
확실히 처리했냐
예 큰형님 그런데 회찬이형님께는 뭐라고 말 할까요
죄명이가 짜증나는 얼굴로 모른척 해라
주안역 초록마트앞 도로앞 편의점
자네도 들었는가 최씨도 저기서 변을 당했다며 하고 이씨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그려 참 요상한 일이시 전번달에도 우리랑 같이 막걸리마시다 매감시 저 여자가 나를 부르네 하며
도로로 나가 죽더니만..
옆에 택시기사 옷을 입은 이가 소주를 마시다 말참견을 한다
여자요? 뉘시요?
나는 택시기사이고 저 앞에 빌라에 사요
한 시간 전에 왠 아가씨가 저기 횡단보도 앞에서 인천 납골묘원 가자하데요
납골묘원 문 닫을 시간이 한참이나 넘어서 거긴 문 닫았소 참배객이요?
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집에 간다고 하데요
거기에 무슨 집이 있나 싶어 의아했지만 갔지요
이만 사천원입니다 손님 하고 돌아보니 아무도 없네요
갑자기 차 안은 냉기가 돌아 춥고 심장이 떨려 하도 기이하다 싶어 아가씨 태웠던 자리 옆에 와서 한잔 하요
우리 택시기사들 사이에 여기에 이상한 여자가 있다길래 소문인줄만 알았더니 내가 겪어보시 오금이 져리요
김씨는 참 요상한 일이시 택시기사 잔에 막걸리를 따르며 최씨를 쳐다본다
실은 나도 보았네 저 앞 횡단보도 중앙에 한 여자가 서 있는디 자꾸 나보고 오라고 손짓 하더구만
그말이 사실인갑네 하고 술잔을 들고 있는 이씨 손이 빠르르 떨린다
기사양반 시방 뭐 하시요 하고 최씨랑 이씨가 붙잡는다
택시기사는 저 손님이 아직 날 기다리는구만요..하면서 돌로 한 가운데로 나갈려고 한다
눈엔 촛점이 풀려있고 붙잡은 팔목엔 싸한 냉기가 돈다.기사 주변엔 검은 안개로 휩싸인다
정신 차리쇼 기사양반..하고 이씨가 뺨을 친다
손님 태워야지...하며 최씨 이씨 손을 뿌리치며 도로로 나갈려는 찰라
그때 하늘에서 파동되듯 울리는 낮은 나팔소리
엄마 마이쥬 마이쥬 하며 쪽쪽이를 한 아가와 뚱땡이 여자가 편의점 앞으로 걸어오는데 ...
아이의 머리가 유난히 빛난다
우리 아파트 귀영둥이 시윤이 왔네 하고 이씨랑 최씨가 반기자 뚱돼지 여자는 미소로 화답한다
잠시 가사의 소란은 사그라지고...아저씨들에게 인사해야지..하고 뚱땡이 꿀돼지 못된 엄마가
아기에게 시키자 아쩌씨 안녕하세요..하고 고래를 까딱인다
엄마 시아 하고 올께 하고 뚱돼지 여자는 근처 화장실로 향한다
그 때 언니야 나랑 놀자 하고 기사를 보며 시윤이가 웃는다
언니라니?
세 남자만 있는 편의점 탁자에 언니라니...
순간 정적이 감돌고 시간이 멈추진 듯 한데
아가의 소리 언니 빠빠이~하고 아가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기사가 오열한다 그랬구나 그랬구나
술잔을 들고 횡단보도 앞에서 기사는 내가 취해서 김호중처럼 음주음전은 안돼고
내일 9시 58분에 태워줄라요..하며 술잔을 횡단보도 앞에 뿌린다
기사의 눈엔 한 아가씨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내 딸 또래의 여자...아까 인천 납골묘원에 아가씨...이제야 그 서러운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박시윤
주안 초록마트 주변 아파트에 사는31개월 되는여자 아이 입에는 항상 쪽쪽이가 물려있다
그 아이를 보면 유난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는 보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 빠빠이~를 남발한다
심지어 야옹이 안녕 개미야 빠빠이~
한번은 주안역을 어스렁거리던 들개무리에 쫒기던 초록마트 주변에 사는 길냥이를 시윤이곁으로 파고든다
야옹이 안녕 ~멍뭉이들도 안녕~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최씨는 화들짝 놀라 삽을 들고 달려오는데 그 사납던 들개무리가
어린 여자아가 앞에 꼴리를 살랑거린다
까까~하면서 시윤이 입에 물었던 빼빼로를 들개 입에 물려준다
저 아이는 뭘까...아파트엔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사업 망하고 맨날 술만 먹던 최씨가 쪽쪽이아가랑 인사하더니 아파트 앞에 과일노점하며 열심히 살고 있고
아파트 노인정엔 치매걸린 노파가가 할무니 까까~하고 쪽쪽이 아가가 내민 과자를 먹고 정신이 말짱해졌더라
하는 소문이 났었다
밤에 그네타는 아가 머리엔 항상 둥그런 빛이 감싸고 있었다는등~~~
찰라의 시윤이랑 횡단보도 아가씨의 만남
언니 아야~하네 호 ~해줄께
언니도 아빠 보고 싶구나 나도 아빠 보고 싶은데...
주안 횡단보도 아가씨는 무한한 평화를 느낀다
언니도 집에 가 언지 집엔 아빠가 기다려란 소리에 주마등처럼 스치는 기억들....
초록마트 지하 봉제공장 오늘도 쉼 없이 미싱을 박는다
토요일 7시 출근 6시 퇴근 일감이 많아 세시간 반 연장이다
오늘은 아빠 생일 뒷정리를 마치고 초록마트에서 쇠고기 한근을 산다
아빠 나 집에 가고 있어 금방 도착해...하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그때 달려오는 차...
내 몸이 붕 뜬다
그러다 꼬꾸라지고..횡단보도에서 팅겨나온 내 모습이 보인다 처참한 몰골이다
날 친 차는 저 멀리 도망가고 있다
나 죽은거구나 인식하는 순간 내 몸은 날 친 차 뒷자리에 있다
역한 술내음이 난다
저년 뒤졌을까...번호판 찍혔겠지
걱정마 대포차니...하면서 그들은 차 안에서 맥주를 마시며 가자 시화호로..하고 외친다
시화호를 지나 영흥도에 다달은 사내은 차를 바다로 던지고 주변 횟집에서 한가롭게 히에다 소주를 마신다
마냥 흥겨운 말투이다
저들을 죽이리라...아가씨는 운전했던 사내의 목을 조르려는데 검은 기운이 흘러와 아가씨를 막는다
계속해도 마찬가지다
너무도 악한 이에게 싸여진 검은 결계
그 아가씨는 몰랐다
한이 넘친다
술 먹고 운전하는 자 죽이리라 서원을 한다
내가 죽던 곳 거기 초원마트에서 술 마시고 운전하던 운전 할려고 하는 이 손쉽게 죽였다
그들에겐 악한 결계가 없음으로...
언니야 아빠한테 가~어린 아가의 소리
내 죽엄이 있는 납골당을 아가 마음속에 투영되고..
내 새끼 내 아가 하며 엎드려 흐느끼는 노인이 들어온다
아빠~아빠야...하지마..
노인은 농약을 마시고 자기 딸 납골에 있는 사진들을 바로본다
행복했던 순간들..내새끼 내 딸아 니 옆에 있으마
노인의 손에 꽉 진 사진 그 사진엔 어린 여자아이랑 다정한 부부가 웃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