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507> 김해 분성산 입력 : 2015-06-10 19:00:08 수정 : 2015-07-28 14:07:21
더위 잊게 하는 숲 그늘, 초여름 산행지론 딱이네
분산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암봉이 하나 있는데, 그 위에 서면 김해평야와 시내, 김해국제공항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 이륙 또는 착륙 중인 비행기를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경남 김해 분성산(盆城山·382m)은 초여름 산행지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산에서 가깝고, 비탈이 심하지 않아 걷기에 편하다. 또 오솔길과 임도를 번갈아 가며 이어지는 숲 그늘은 한여름이라도 더위를 잊게 한다. 정상 주변과 하산 길에는 김해천문대, 분산성, 만장대, 충의각, 해은사 등 볼거리도 많다.
분성산은 남쪽 김해시청 방향에서 올라오는 루트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산&길은 시원한 숲길 트레킹에 이어 하산 길에 느긋하게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일부러 서북쪽에 위치한 가야대를 들머리로 삼았다. 가야대∼김해천문대∼분성산∼분산성∼봉수대(만장대)∼충의각∼해은사∼가야로405번길 순으로 이어진다. 총 9.5㎞로 5시간이 걸렸다. 노량으로 걷는다면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오솔길·임도 번갈아 걷는 길 천문대·충의각·해은사 등 볼거리 능선에선 숲 때문에 조망권 제약 분산성 성곽 뒤 바위에 새겨진 흥선대원군 '만장대' 글씨 찾아보길
■여름에는 임도보다 산길이 좋다
부산김해경전철을 이용하면 종점인 가야대역을 들머리로 삼을 수 있다. 경전철 육교를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가야대로 향한다. 가야대로 가는 길은 거의 직선 대로이고, 양옆에 고층 아파트가 열병하고 있어 헷갈릴 우려가 없다. 가야대 정문인 수심문을 지나 교정 끝에 이르면 가야요양원 표석이 보인다. 표석 오른쪽으로 좁은 콘크리트길이 나 있다.
세 갈래 갈림길이 나오면 '가야대 등산로' 표지목을 발견하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천문대로 갈 수 있다. '천문대까지 4.8㎞'라고 표기돼 있으나 임도 기준이라 산길은 조금 더 걷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취재팀은 차량 차단기를 지나 네 갈래 갈림길에서 왼쪽 산길로 올랐다. 임도와 달리 산길에서는 키 큰 나무가 햇빛을 막아 빨리 걸어도 더위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 특히 임도에서 20여 분간 가풀막을 오르면 능선에 이르는데, 여기서부터 임도를 내려다보면서 걷기 때문에 방향을 가늠하기도 수월하다. 산길은 그러나 이후에도 임도와 여러 차례 마주친다. 그때마다 산&길의 GPS 트랙을 좇아가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조망은 천문대와 분산성 '압권'
조망은 능선 상에서도 즐길 수 있으나 우거진 숲 때문에 제약이 있다. 따라서 능선에서는 숲길을 즐기고 조망은 김해천문대에서 누리는 편이 낫다. 김해천문대에서는 수로왕릉, 연지공원, 내외동 신도시, 국립김해박물관, 심지어 장유 신도시까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따로 있다.
천문대에서 분성산 정상은 가직하다. 정상에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삼각점과 정상 표석, 그리고 옛 지명인 '낙남정맥 분산(盆山)' 푯돌이 땅바닥에 박혀 있다. 긴 의자도 몇 개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즐겨 사용된다. 덤불 사이로 분산성이 코앞에 나타난다.
김해 분성산의 분산성.
분산성 가는 길은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 이 길은 김해시가 '가야하늘길'로 명명할 정도로 이정표와 길이 잘 조성돼 있다. 참고로, 가야하늘길 외에 '가야테마길'(인제대 후문∼가야테마파크), '가야분산길'(천문대∼수로왕비릉)도 있다.
■분산성, 만장대, 해은사 '볼거리'
분산성은 사적 제66호다. 김해평야와 시내, 낙동강,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산성으로 산 정상부를 거대한 띠처럼 둘러싸고 있다. 김해시 자료에 따르면 시내 쪽 경사면에 923.7m의 성벽이 남았다고 한다. 처음 축조된 연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복원 당시 가야와 신라 토기 파편이 많이 발견돼 삼국시대 이전의 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산성은 그러나 흥선대원군이 외적을 물리치는 전진 기지로서의 기능을 요구한 '만 길이나 되는 높은 대'로 하명한 뒤부터 '만장대'로 더 널리 불리고 있단다. 흥선대원군의 '만장대(萬丈臺)' 글씨는 성곽 뒤의 바위에 새겨져 있으니 꼭 찾아보기를 권한다.
도중에 충의각과 해은사도 둘러보면 좋겠다. 충의각은 분산성 수축 내력을 기록한 4개의 비석을 보관한 집이고, 해은사(海恩寺)는 가락국의 허왕후가 인도 아유타국에서 올 때 바다를 무사히 건너게 해준 감사의 표시로 용왕을 위해 지었다고 전한다. 사찰 안에는 수로왕을 지칭하는 '대왕전'이라는 전각이 있다. 그 내벽에 수로왕과 허왕후의 진영을 모셨다.
흥선대원군의 '만장대' 글씨.
해은사에서 하산 길은 사찰 앞의 용왕 연못 옆으로 열린다. 그 길을 따라 내려오면 분산성 성곽 보수 공사장에 이르고, 그 오른쪽 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김해가야문화연구회가 조성한 분산성 설명판을 지나면 나무 계단 끝자락에서 '가야로405번길'을 만난다.
■낙남정맥의 끄트머리는 어디?
분성산의 옛 지명은 앞서 설명했듯이 '분산'이다. 분산은 '산경표'에서 낙남정맥의 끄트머리로 표기된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된 낙남정맥이 동남쪽으로 흘러 여항산과 구룡산, 불모산으로 내달린 뒤 분산에서 그 장엄한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르는 고개라는 뜻으로 산은 물을 못 건너고 물은 산을 못 넘는다)'과 '주맥(主脈)은 반드시 바다에서 끝이 나야 한다'는 원문 해석에 따라 분성산이 낙남정맥의 끝이 될 수 없다는 반박도 많다. 전준배 산행대장은 이에 대해 "분성산 앞의 시가지와 평야는 과거 바다였다는 점에서, 주맥이 바다에서 끝이 난다는 산경표 내용에 부합된다"고 말했다.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위크앤조이팀 051-461-4095. 글·사진=백현충 선임기자 choong@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김해 분성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해 분성산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길] <507> 김해 분성산 산행 팁 [산&길] <507> 김해 분성산 산행지도
초보자용 앱 지도 다운받기 사용 방법
1.스마트폰의 'Play스토어'에서 오룩스맵(oruxmaps) 앱을 다운 받는다.
2.부산일보 산&길 기사에서 '초보자용 앱 지도 다운 받기'를 눌러 GPX 트랙의 압축 파일을 스마트폰에 깐다.
3.'압축 풀기'를 하면 해당 산행지 폴더가 생긴다. 이때 폴더 안에는 2개의 파일이 있어야 한다.
4.이를 스마트폰의 오룩스맵(oruxmaps) 앱 안에 있는 '맵파일(mapfiles)'로 복사해 넣는다.
5.오룩스맵을 열어 '지도전환'을 찾은 뒤 '오프라인'에서 해당 산행지를 클릭하면 부산일보 산&길 지도와 트랙이 만들어진다.
6.산&길의 지도 위에 자신의 루트를 표시해 서로 비교하고 싶다면 오룩스맵의 'GPX시작'과 '트랙레코딩 시작'을 차례대로 클릭한다. 걷기 시작하면 자신의 트랙을 표시하는 빨간 화살표가 움직인다. ⓒ 부산일보(http://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