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에 대해 아는 건 전혀 없었다. 사실 예전에 "7인의 사무라
이"라던가 "가케무샤"와 같은 영화의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구로사와 아키
라"감독의 작품인지는 몰랐다.
나는 내 나름대로 영화에 관심이 많고 소시적 영화감독을 꿈 꿀만큼 영화에 대한 열
정으로 가득 찼을 때도 있었는데 세계적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을 지금까지
몰랐다는 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아무튼 부랴부랴 정보를 수집하고 수업시간에 교수님에게 들은 명성을 바탕으로 나
름대로 머리를 굴려 보았으나, "7인의 사무라이" 말고는 다른 영화는 무리였다.
이번 회고전에서 가장 긴 런닝타임을 자랑했지만 아는 영화라곤 오로지 "7인의 사무
라이"뿐이었기에 "7인의 사무라이"를 택했고, "타이타닉"을 보는 기분으로 영화 관
람에 임했다.
-본론-
50년전 영화라고 믿기지가 않는다.
비록 흑백에 희고 까만 안개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화면이지만 이건 필시 의도적인
연출이나 화면 구성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세련된 영화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랬다.
배우들의 연기는 예전 6~70년대 우리나라 영화들 처럼 전체적으로 오버의 극치를 달
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 약간 지나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7인의 사무라이들과
농부들의 개성있는 케릭터에 각자 살아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각기 다른 성격들의 케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잘 짜여진 구성아래
장장 4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 동안 시종일관 부드럽게 연결되었다.
"7인의 사무라이"를 보면서 일본의 문화나 역사를 심도 깊게 관찰 한다는 건 무리였
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 그런 외부적 요소를 제외했다는 그런 평은 아니다.
영화란 시대적 상황이나 역사적 고증을 나름대로 거치기도 하고 신화적 색채를 띠기
도 한다고 배웠다.
"7인의 사무라이"가 신화적인 내용은 필시 아니므로 당시 상황인 16세기 일본을 표
현했다고 보는데, 나는 여기서 일본의 문화나 시대상황을 단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
고, 영화 또한 굳이 이해하고 싶지않은 나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이
다.
단순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만큼만 이해했다.
"7인의 사무라이"가 그 유명한 "황야의 7인" 이라는 미국의 서부 영화로 리메이크
될 정도로 세계적인 영화가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았나 생각
한다.
앞에서 말했지만 4시간이라는 긴 시간은 멀티플렉스가 아닌 열악한(?) 관람 환경에
선 꾀나 힘든 요소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약 1시간 넘는 발단 전개 부분, 그러니깐 7인의 사무라이를 모으는 부분과
전쟁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쟁을 치르는 시간과 갈등이 해소되
는 결말과의 연결은 가히 밀고 당기며 조금 늘렸다가 다시 조우고 중간중간 맛깔스
런 사랑이야기도 들어가면서, 흥미와 재미를 추구하고 지루함을 떨치며 영화에 몰입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7인의 사무라이"는 태어나서 본 영화중에 가장 긴 시간을 자랑하는 영화였지만 예
전에 보았던 프랑스영화들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영화다.
나에게 있어서 "7인의 사무라이"는 제 2의 "타이타닉"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결론-
이번이 문화센터 상영관의 3번째 방문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잘 본것 같다.
매번 색다른 경험과 많은 생각들을 안겨 준다.
"송환"도 그랬고 "볼링 포 폴럼바인"도 그랬다.
"7인의 사무라이"는 나에게 세계적인 거장의 존재를 알게 해 주었고, 옛날 영화의
편협된 생각을 탈피하게 해 주었다.
이것은 정말 단순한 인식이 아니라 나에겐 큰 수확이다.
이런 영화를 접할 수 있게 해준 이번 수업과 교수님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카페 게시글
교무실
구로사와 아키라 『7인의 사무라이』를 보고...4287254
1유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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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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