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리안 시리즈 6ㅣ말러 교향곡 3번
7.30(일) / 17:00 롯데콘서트홀
메조소프라노/ 김세린, 말러리안 페스티벌 여성합창단, 위자드 콰이어 어린이 합창단
지휘/ 진솔
연주/ 말러리안 오케스트라
정말 오랜만에 말러 교향곡 3번을 실연으로 들을 기회를 잡았다. 대편성에 여성합창, 어린이합창, 메조 소프라노가 동원되는 2시간 정도 되는 곡이라 쉽게 공연을 접하기 어렵고 무대 밖에서 스네어 드럼, 포스트 혼 등이 연주가 되어 음반이 담아내거나 음향기기가 재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더욱 소중한 기회였다.
1악장은 기대 이상의 연주력이었지만 여름과 판의 복귀라는 주제를 생각하면 상큼하고 화사한 느낌이 좀 아쉬웠다. 판이 깨어나는 악장 솔로 부분이 좀 애절하게 들린 것 같다. 애절한 느낌이 3, 4악장에서는 아주 좋은 효과를 주었지만 1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았다. 템포가 약간 특이했다. 느린 부분을 조금 더 느리게 해서 템포의 완급을 키워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신 것 같은데 느린 부분에서 늘어난 시간을 채워줄 무언가가 조금 아쉬웠다. 매끈하고 부드럽게 연주한 금관이 조금더 카리스마 있는 표현을 해 주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1악장의 폭풍이 몰아친 후 2악장은 너무 평화롭게 들려야 하는데 조금 무거워서 어딘지 우수에 차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3악장은 악단의 음색과 가장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다양한 관악기의 솔로가 나오고 템포가 살짝 어긋나는 느낌도 받았지만 특히 포스트혼 에피소드 너무 좋았지만 지휘자는 조금 더 여유있게 가려고 하는데 포스트혼 소리는 조금 일찍 끊기는 것 같아 아쉬웠다. 물론 사전 연습을 많이 하셨겠지만 호흡을 맞추기는 어렵고 긴 솔로가 너무 힘들다는 건 알지만.
4악장은 잘못하면 느끼하거나 독어 딕션이 어색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김세린 님은 그윽한 느낌으로 독어도 자연스럽게 불러 주셨다. 나는 앞자리에서 봐서 괜찮았지만 뒤쪽에서는 성량이 조금 아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5악장은 화룡점정이었다. 어린이 합창단의 소리가 잘 정제된 결이 고운 소리는 아니었지만 너무 천진하게 들렸다.
1악장을 생각하면 6악장에서 몰아칠 것 같았는데 시작은 담담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을 끌어 올리는 접근이셨던 것 같다. 코다에 들어가기 전에 트럼펫 코랄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는데 안타깝게도 살짝 미스톤이 나와서 감았던 눈 다시 뜨기는 했지만 큰 울림 속에서 현이 좀 묻히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만감이 교차하고 뭔가가 주마등 같이 지나가는 감동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