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에도 살아있는 단층이 있다
행정 구역 | 경상북도 영덕군 청해면에서 낙동강 하구 |
---|---|
GPS 좌표 | 북위 : 34˚55´43˝~36˚27´19˝ 동경 : 128˚40´39˝~129˚54´01˝ |
주제어 | 양산단층, 활성단층, 선구조, 단층곡 |
경부고속국도를 타고 부산으로 가다 보면 경상북도 경주시 부근에서 부산까지 일련의 NNE-SSW 방향을 가진 거의 직선상의 선구조가 나타난다. 이 선구조는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덕천해수욕장에서 부산시 낙동강 하구까지 연장길이가 거의 170㎞ 정도 이어진다. 선구조를 따라서는 경부고속국도와 35번 국도가 나란히 달리고, 양산천, 대곡천, 형산강 등 여러 하천이 남북으로 달리며 단층곡(斷層谷)을 이루고 있다. 이 선구조지역이 우리에게 양산단층으로 알려진 곳이며, 지질도폭에서는 양산단층 혹은 언양단층으로 명명된 곳이다. 이곳이 안정지괴로 인식되어졌던 한반도에서 활단층(活斷層)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양산단층대이다.
단층은 지각변동에 의해 지각 중에 생긴 틈을 경계로 양쪽 지층이 움직여서 어긋난 것을 말한다. 부산과 경남 일대에는 소위 '양산단층'을 중심으로 동래단층, 밀양단층 등 서로 평행한 여러 개의 단층들이 분포한다. 이러한 단층들은 위성영상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양산단층의 갈라진 틈으로는 낙동강과 부산·경주 간의 고속도로를 따라 연결되어 있으며, 동래단층과 밀양단층도 긴 골짜기를 이룬다. 지층은 언제나 안정된 것이 아니며, 지질시대와 역사시대 동안 단층과 같이 갈라진 틈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진발생은 멀리 히말라야 산맥에서 인도와 유라시아판이 서로 충돌하면서 생긴 거대한 힘이 판 내부로 전파될 때 약한 단층면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다.
활단층이란 지금도 지진이 발생할 때 마다 변위를 계속하고 있는 단층을 말한다. 여기서 '지금'이란 지질·지형학적으로 신생대 제4기를 말하며, 따라서 어떤 단층이 제4기 지층이나 지형면을 변위시키고 있는지 여부가 활단층 여부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 부산과 경남 일대에는 소위 '양산단층대'를 중심으로 일련의 NNE-SSW 방향을 가진 여러 단층들이 있는데, 가장 내륙 쪽의 자인단층부터 밀양단층, 모량단층, 양산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이 나타난다. 이들을 통틀어 양산단층대라고 부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지진발생 횟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한반도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한다. 특히 부산을 포함한 동남부 지역의 단층에 대해서는 활단층 여부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양산단층대 주변지역은 고리와 월성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하여 국보급 문화재가 많은 경주, 국내 최대의 공업벨트인 울산·온산·포항 공단이 자리 잡고 있어 활단층 여부는 지진재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서 우리가 더욱 지표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
양산단층 주변의 지질은 소위 경상누층군으로 분류되는 백악기 퇴적암층인 하양층군의 퇴적암류(대양동층)가 대부분이며, 이를 관입 및 분출한 유천층군의 화산암류(주산 안산암질암과 규장반암), 백악기 말의 불국사 화성암류(언양 흑운모화강암과 규장암)와 제3기 화강암, 그리고 이들을 부정합으로 피복하는 제4기 퇴적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양층군의 퇴적암류인 대양동층은 양산단층대의 동측부에 주로 분포하며, 층서적으로 최하부층에 해당하고 하양층군의 최상부인 진동층에 대비된다. 대양동층은 주로 녹회색 내지 암회색 사암과 암회색 내지 흑색 셰일로 구성되어 있고 실트암과 역암이 부분적으로 협재한다. 층리는 일반적으로 서쪽으로 경사하며 양산단층대 주변지역에서는 NE, SN, NW 등의 주향에 5˚~20˚ 범위의 완만한 경사를 보이나, 양산단층대 근접지역에서는 주 단층대와 동일한 주향을 보이며, 경사는 25˚~35˚이다.
양산단층대의 서측부와 동측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유천층군 화산암류인 주산안산암질암은 주로 자색 내지 암녹색을 띠며, 화산각력의 치밀한 기질 내에 장석반정을 포함한다. 규장반암은 양산단층대의 동측부에 소규모 분산되어 발달한다.
불국사 화성암류는 양산단층대의 서측부와 동측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언양흑운모화강암과 양산단층대의 동측부에서 소규모로 분산되어 산출하는 규장암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양 흑운모화강암은 주로 유백색 내지 담홍색 또는 담회색을 띠고 조립 내지 중립질을 보이며, 유색광물의 함량은 매우 적다. 제3기 화강암은 이 지역의 남부 양산단층대의 서측부에 분포하며, 북부지역에는 천북역암, 연일통 등 제3기 퇴적암이 나타난다. 제4기 퇴적층은 기존 암상들을 부정합으로 피복하고 주로 단구 및 선상지 퇴적물로 구성되어 양산단층곡의 산록과 저지대의 평지에 넓게 분포한다.
양산단층대 지역은 부산-영해를 잇는 구조선을 경계로 같은 지역에서 동쪽과 서쪽의 고도가 달라 비대칭적인 지질분포 특성을 보여 준다. 즉, 양산단층 서측의 대략 경주에서 안강까지는 산지의 고도가 낮은 반면에, 안강 북측과 경주 남쪽은 고도가 높게 나타난다. 한편 양산단층의 동쪽은 경주에서 언양까지 500m 이하의 낮은 지형을 보이다가 언양을 지나 남쪽으로 가면 안산암과 화강암 기반의 높은 산지가 나타난다. 반면에 경주 북쪽으로는 제3기 퇴적암이 분포하여 낮은 지형고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양산단층대의 지형은 단층곡을 중심으로 하여 서측부는 고지대와 급사면을 이루고 동측부는 저지대와 완사면을 이루는 서고동저의 고도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양산단층을 경계로 동서간의 지질분포가 동일하지 못하고, 어긋나 있는 것은 양산단층의 횡변위단층 운동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우병영(1984)은 이와 같은 지질 분포의 어긋남을 기초로 양산단층이 약 25㎞ 정도 우횡변위했다고 주장하였으며, 장기홍 등(1990)은 양산단층 북부에서 약 35㎞ 횡변위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강지훈·류충렬(2009)은 양산단층대 내의 신흥단층 연구를 통하여 적어도 양산단층대의 형성과 관련된 2회의 주향이동 단층운동과 이 후 적어도 2회의 역이동 단층운동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첫 번째 단층운동은 좌수 주향이동 단층운동으로 양산단층대의 주 단층을 향하여 퇴적암류의 저각으로 경사하는 층리면을 고각화시키는 등사습곡이 형성되었으며, 두 번째 단층운동은 우수 주향이동 단층운동으로 주향 방향의 단층조선과 양산단층대의 주요 단층암류(단층각력, 단층비지, 단층점토)가 형성되었다. 세 번째 단층운동의 주요 특성은 주향 방향의 단층조선을 중첩하는 경사 방향의 단층조선 형성, 비대칭 및 끌림 습곡작용과 붕괴작용에 의한 주향이동 단층면의 방향성 변화(NNE에서 NE 내지 ENE으로 주향 변화, 경사각의 저각화, 경사 방향의 다양화), 평탄-비탈 기하의 단층면 형성, 주요 단층암류에 중첩되는 S-C 구조 엽리의 형성 등이 있다. 최종적으로 제4기 퇴적층 내에 S-C 구조 엽리를 발달시키고 제4기 퇴적층을 수 ㎝ 변위시키는 마지막 단층의 단층면은 세 번째 단층면의 연장선상에 놓이고, 이들 단층은 동일한 NNW-SSE 방향의 압축응력에 의해 형성되었다.
한반도 남동부는 산지와 저지가 교대로 나타나는 소위 만장년기(晩壯年期)의 지형이 넓게 분포한다. 해발고도 1,000m를 넘는 높은 산지가 적고, 대부분 산정을 갖는 산지들이 산재해 있으며, 이들의 산지 정상이나 능선은 상당히 급경사를 이루지만 산록부에는 페디멘트 모양의 완사면이 분포하는 경우가 많다. 하천을 접하면서는 충적평야가 폭넓게 발달해 있고 현 하상으로부터 비고가 낮은 하성단구면이 부분적으로 나타난다.
양산단층대는 한반도의 남동부를 NNE의 주향으로 종단하며, 그 양단은 해저까지 연장된다. 이 단층대는 직선적인 형태를 나타내고, 또한 연장거리도 긴 것으로 위성영상 중에서 가장 선명한 linearment(선구조)로 인식된다. 지형학적으로도 단층대를 연하여 명료하게 연속되는 직선상의 단층곡이 동반되어 동서 양쪽의 산지고도 및 형상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즉, 양산단층대 주변에는 산지가 비교적 급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서쪽과 동쪽 간의 산지고도가 다르다. 서쪽산지의 최고 고도는 1,000m 이상에 달하지만, 동측에는 500m 이하의 구릉성산지가 펼쳐져 있다. 양산단층대의 동측 울산 남쪽에서는 특히 산지 고도가 낮아져서 표고 100m 전후의 다수의 고립 봉우리들이 분포한다.
지질학적으로 선구조선(linearment)은 직선 혹은 완곡의 지형요소로서 인접한 표면 및 천부의 지형요소와 구분이 명확한 단층, 파쇄대, 습곡층 등의 지질구조선과 암석경계를 따라 나타난다. 전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된 우리나라에서는 지형이 지질 및 지질구조와의 연관성이 매우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지형분석을 통하여 지질, 지질구조 등의 정보의 유추가 가능하다. 기존 지질도 상에 기재된 대부분의 대규모 단층선들도 위성영상 자료나 DEM(Digital Elevatiom Model)으로부터 판독된 선구조선과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위성영상 자료나 DEM에서 추출된 선구조는 일반지질 연구, 광물탐사 연구 또는 대단위 시설물의 부지선정, 재해예측 등과 관련된 자료의 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양산단층대의 선구조선은 NNE-SSW 방향이며, 이와 거의 평행하는 방향의 많은 선구조선이 양산단층선의 좌우에 몇 열씩 나타난다. 그러나 이 선구조선들은 북쪽으로 갈수록 단층선에 수렴되고, 남쪽으로 갈수록 벌어져서 양산단층을 축으로 마치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다. 이들 선구조선의 일부 구간은 지질도에서 단층선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구간은 단층선으로 보고되지 않았다. 양산단층도 현재 일반적으로 전 구간을 단층으로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질도에서는 양산도폭과 언양도폭에만 인정되고 있으며, 그 명칭 또한 양산도폭에는 양산단층, 언양도폭에는 언양단층으로 명명되어 있다.
조화룡(1997)은 양산단층대 주변의 이러한 선구조선을 음영기복도(relief map)를 이용하여 작성하였다. 먼저 가장 서쪽에 형성되어 있는 밀양 선구조선은 밀양 부근에서 시작되어 밀양강의 지류 동창천을 따라 북상하여 오봉산 바로 서쪽을 지나 영천시 고경면, 경주시 기계면, 포항시 죽장면, 영덕군 달산면, 병곡면 병곡리에 이르러 해안선을 따라 계속 북상한다. 전체 길이는 양산 선구조선에 비견할만하나 연속성은 양산 선구조선보다 불량하다.
밀양 선구조선 바로 동쪽에는 모랑 선구조선이 형성되어 있다. 모랑 선구조선은 삼랑진 부근에서 시작하여 남명리를 거쳐 운문산 바로 동쪽을 지나 경주시 건천읍에 이르는 것으로 짧지만 윤곽이 뚜렷하고 연속성이 좋으며, 거의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현 선구조선은 낙동강 하구에서 낙동강 본류, 양산천, 언양, 경주, 신광, 보경사, 강구, 영해에 이르는 곳으로, 신광분지 남쪽은 깊게 개석되어 곡폭이 넓고 곡저가 낮으며 대부분의 구간에 곡저 충적평야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신광분지 북쪽은 개석도가 낮으며 윤곽도 불분명하다.
부산 선구조선은 영도 서쪽 끝에서 시작되어 동래온천장을 지나 수영강, 회야강 하곡을 따라 북상하여 울산 서쪽을 지나 외동읍, 보문단지, 천북분지, 형산 서쪽까지 추적되는 것으로 많이 휘어져 있다.
불국사 선구조선은 울산만 동안, 불국사 산맥 서쪽을 연하여 북상, 불국사, 천북분지를 지나 부산 선구조선과 합쳐지는 것으로 이 선구조선은 NNW에서 SSE 방향으로 기존의 선구조선과 방향이 다르지만 같은 구조운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조화룡(1997)은 이들 NNE-SSW 방향의 선구조선들 중 서쪽 영남지방 중앙부에는 WNW-ESE 방향의 많은 선구조선이 형성되어 있고, 영남지방 북동부지역에는 거의 N-S 방향의 선구조선이 형성되어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들 선구조선은 윤곽이나 연속성이 양산단층대보다 훨씬 불량하고 양산단층대에 의해 절단되고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들 선구조선의 원인이 된 구조운동은 양산단층 계열의 것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화룡(1994)은 양산단층 내 지형면을 하성지형면에 한정하여 분류하였는데, 크게 소하천이 예상 단층선을 횡단하여 흐르는 곳에 발달해 있는 하성단구와 선상지 등으로 분류하였다. 특히, 하성지형면이 모식적으로 나타나는 청하면 서정천 상류지역, 신광분지, 단구리지역, 언양지역, 양산천 중·상류지역 등 5개 지역을 분류하였다.
조화룡(1994)은 청하 서정천 상류지역의 하성단구를 저·중·고위면 등으로 분류하였다. 서정천은 포항시 청하면 서북 경계지역에 있는 천령산(775m) 남동사면에서 발원하여 월포만에 유입되는 작은 하천이다. 하천의 중·상류부는 양산단층선을 따라 유로가 형성되어 있고 유계리, 서정리, 명안리 일대에는 하성단구가 분포하고 있다.
고위면은 서정리 일대에 분포하며 동쪽으로 덕성리를 거쳐 해안에 위치한 용두리까지 계속되고, 안심저수지 서쪽 명안리 일대에는 단편적으로 분포한다. 고위면의 말단부는 곡저 충적평야와 비고 20m 전후의 가파른 암면으로 경계되어 있으나, 면상은 아주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지형면이다. 그러나 산지에서 고위면을 가로질러 흘러오는 소하천들에 의해 개석·절단되어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기반암 위에는 3~5m 두께의 역층이 퇴적되어 있고, 역은 잔자갈(pebble) 급의 아원력이 대부분이며 풍화가 많이 진행되었다. 표면의 토양은 명적갈색(25YR 6/6)으로 많이 적색화되어 있다.
중위면은 유계리 동쪽에 넓게 형성되어 있으며, 곡구에서는 현하상과의 비고가 30~40m로 높으나 하류 쪽으로 갈수록 비고가 점차 낮아져서 충적평야에 수렴된다. 유계리 동쪽의 노두를 살펴보면, 표토는 20㎝ 정도로 엷고, 그 아래쪽에 선상지성의 두꺼운 역층이 6~7m 두께로 퇴적되어 있다. 역층 아래쪽에는 갈색(7.5YR 4/6)의 사질실트층이 약 30㎝ 두께에 퇴적되어 있고, 그 밑에는 약 1.5m 정도의 역층이 형성되어 있다. 사질실트층 위쪽의 역은 점토피막이 형성되어 있으나 비교적 신선하고 그 아래쪽의 역은 많이 풍화되었다. 따라서 상하 역층은 퇴적시기가 다른 부정합관계로 보이며, 아래쪽 역층은 고위면의 잔재로 위쪽 역층이 그 위를 덮고 퇴적하여 새로운 면 즉, 중위면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저위면은 하상비고 10~15m면과 6~7m면이 나타나며, 특히 6~7m면은 단구역층이 1m 전후로 아주 얇고 기반암이 단구 비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침식단구이다.
조화룡(1994)은 신광분지 지역의 하성단구를 조사하였는데, 곡강천 상류 유역에 대부분의 하성단구가 분포하고, 남부 일부지역은 기계천의 한 소지류에 의해 배수된다고 하였다. 양산단층은 신광분지를 남북으로 지나고 있어 분지의 형태가 남북으로 길게 이루어져 있다. 이 분지의 주변산지 산록에는 형성시기가 다른 선상지성기원의 단구가 형성되어 있다. 남부지역에는 냉수리, 우각리 일대, 즉 분지 동쪽 산록에 단구지형이 형성되어 있지만, 서쪽 흥곡리 일대에는 단구지형이 없다. 그러나 북부지역은 죽성리, 상읍리, 안덕리, 만석리 일대, 즉 서쪽 산록에 다양한 단구지형이 형성되어 있으나, 반대로 동쪽 산록에서는 단구지형을 거의 관찰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지형배열은 단층선이 지나는 위치와 깊은 관련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
신광분지의 고위면은 만석리, 안덕리 죽성리 등 서부 주변산지 산록에 주로 분포하고 동부 주변산지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다. 만석리 도로변 노두에 의하면 표면 50㎝ 두께의 적갈색토양(2.5YR 5/8)이 형성되어 있고, 그 아래쪽 약 4m 두께의 잔자갈(pebble) 급의 역층이 나타난다. 원마도 및 분급상태가 선상지 퇴적물의 특색을 보이며, 호미로 긁힐 정도의 풍화된 상태였다.
중위면은 우각리, 냉수리 지역의 동부산지 산록에 분포하며, 개석을 받기 전에는 합류선상지 형태를 이루었을 것이다. 북서쪽은 경지정리가 이루어져 원면이 많이 개석 되었지만, 토정리에서 만석리까지 그 아랫면과 10m 전후의 뚜렷한 급애면으로 경계되어 있는 지형면이 상당히 넓게 분포한다. 하상비고는 10~20m이고, 말단부에는 개석곡이 많이 들어있지만, 남아있는 원면은 비교적 평탄하고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위면의 노두를 살펴보면, 토양 B층의 토색은 황등색(7.5YR 8/8) 혹은 등색(7.5YR 7/6)으로 적색화되어 있고, 표토의 두께는 50㎝ 전후로 두껍지 않다. 그 아래 역층은 5~7m로 두꺼우며, 잔자갈, 왕자갈급의 아원력, 아각력이 대부분이다.
우곡리 일대는 중위면들을 연속적으로 가로질러 절단하는 선구조가 있으며, 양산단층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즉, 곡강천과 기계천의 분수령인 '원고개'에서부터 '생계지'라는 저수지까지 선구조가 나타나는데, 이곳은 깊은 우곡이나 좁은 폭의 저지로 중위면이 절단되어 있다. 지형면의 배열도 이 선구조를 경계로 위·아래쪽이 다르게 나타나고, 고도의 차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선구조가 단층운동의 결과임을 확증할 만한 지질학적 증거는 아직 없지만, 중위단구면의 지형적인 특색은 단층운동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만일 중위단구면을 절단하는 이 선구조가 양산단층운동으로 형성되었다면 양산단층이 활단층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저위면은 중위면을 개석한 곡저에 형성되어 있고 하상비고가 상류 쪽에는 7~8m에 이르며, 하류 쪽으로는 비고가 낮아져 충적평야와 수렴된다. 단구역도 거의 풍화를 받지 않고 신선한 상태이다.
조화룡(1994)은 단구리 지역의 하성단구를 조사하였는데, 이 지역은 신광분지 남쪽에 접해 있는 지역으로 행정구역으로는 경주시 강동면 단구리이다. 기계천의 지류 벽계천과 전곡천을 연하여 단구지형이 형성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오래된 선상지를 개석하면서 새로운 선상지를 만들어가는 형태의 단구배열을 보였다.
고위면은 하천을 중심으로 가장 바깥쪽에 분포하며, 하상비고는 약 20m이다. 대부분 송림지를 이루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경지나 공원묘지 등에도 분포한다. 31번 도로변의 개석곡벽 노두를 관찰해보면, 표층 약 2m에는 적색화가 진전된 명적갈색(2.5YR 5/8)의 실트·점토층이 나타나고, 그 아래 약 6m는 역층과 모래층이 호층을 이룬다. 역은 아원력이며 매우 풍화되어 있고, 매트릭스도 상당히 고결되어 있었다.
중위면은 고위면 안쪽에 나타나며, 하상비고는 10m 전후이다. 지형면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나 노두는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전곡 남쪽 중위면 말단부에는 중위면 위에 20~30m 고도로 솟아있는 독립구릉 3개가 나란히 줄을 지어 분포하고 있어서 이들 고립구릉 동쪽으로 단층선이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저위면은 벽계천에서 중위면 전면에 완전한 선상지 형태를 이루며 형성되어 있으나, 전곡천에서는 중위면 안쪽에 중위면을 개석하여 나타난다.
조화룡(1994)은 언양지역의 하성단구를 조사하였는데, 이 지역은 언양에서 통도사 입구까지의 지역이다. 언양지역은 신불산(1,208.9m), 취루산(1,058.9m) 등으로 연결되는 높은 산지의 동쪽사면으로 작천, 가천, 상천, 방기천 등 태화강 상류와 양산천 상류지류들이 동쪽으로 흘러내리면서 형성시기가 다른 다양한 선상지성 단구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고위면은 교동리, 방기리 일대에 분포한다. 개석을 많이 받아 남아 있는 평탄면의 평면적인 분포 형태가 수지상이며, 지표면도 파랑상의 기복을 이루고 있다. 단구역층은 두껍고 완전히 풍화되어 있으며, 표층에는 두꺼운 적색토가 덮여있다. 작천과 태화강 사이 교동리 일대의 고위면은 90~110m의 고도를 이루며, 지형배열의 특징으로 보아 작천이 만든 선상지가 개석을 받아 단구화된 것으로 보인다. 고위면의 노두를 관찰해보면, 표층에는 1~1.5m 두께의 적색토(2.5YR 5/8)가 쌓여 있고, 그 아래 약 17m 두께의 역층이 부분적으로 사질렌즈를 포함한 상태로 퇴적되어 있었다. 왕자갈(cobble)급의 역이 중심이고, 가끔 거력(boulder)급의 역도 포함되어 있으며, 아원력이 대부분이다.
중위면은 가장 넓은 분포 면적을 가지며, 선상지의 윤곽이 많이 남아있다. 현 하상과의 비고는 상류 쪽이 약 20m로 높고, 하류 쪽은 약 10m로 하류 쪽으로 갈수록 그 아래쪽 면과 수렴되고 있다. 무학소주공장 진입로의 노두를 관찰해보면, 표층 1m 두께의 황등색(7.5YR 7/8) 토양이 형성되어 있고, 아래쪽에 역층은 모든 역에 풍화각이 형성되어 있다. 완전히 풍화된 역도 부분적으로 섞여 있었으며, 매트릭스는 상당히 고결되어 있었다. 저위면은 중위면이 개석된 곡간에 형성된 하상비고 7~8m의 지형면으로 아주 평탄하다. 상천 옆 노두에서 하부 2m의 역층은 반 정도 풍화된 역과 황갈색 매트릭스로 이루어진 오래된 역층이고, 위쪽 약 5m의 아래 부분에 역층이 노출되어 있었는데 아주 신선한 역이었으며, 매트릭스도 적색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천 주변의 각 지형면을 계측한 결과를 보면, 연속적으로 추적이 가능한 지형면은 중위면으로 상류 장제리 부근에서는 하상비고 18m이나, 하류부 상천리 부근에서는 10m에 채 이르지 못하는 비고를 보여 중위면은 역층의 두께가 두껍고 하부로 갈수록 비고가 낮아지는 특색을 보인다. 고위면은 추적되는 거리가 짧아서 단정하기 어려우나 하상비고의 변화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조화룡(1994)은 양산천 중·하류지역의 하성단구를 조사하였는데, 이 지역은 양산시 하북면 삼사리, 용연리와 상북면 석계리, 대석리 등 양산천 본류 하곡을 따라 단구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좁은 곡간에 형성되어 있어서 단구의 폭이 좁으며, 용연리보다 상류 쪽은 본류성 단구가 많고, 그 아래쪽은 지류성 단구가 많다.
고위면은 석계리와 대석리에 비교적 넓게 분포한다. 개석을 받아 개석곡이 나타나며, 남아 있는 단구면도 파랑상의 기복을 갖고 있어 밭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본류와의 비고는 30~40m이다. 석계리 노두를 관찰해보면, 표토는 약 50㎝의 두께로 명적갈색(5YR 5/6)을 나타내며, 그 아래 약 2m 두께의 역층은 잔자갈(pebble)급의 아원력이 중심이고 거의 풍화된 역이다.
중위면은 전 구간에 걸쳐 분포하며 말단부의 본류하상과의 비고 10m 전후의 지형면이다. 삼사리, 백록리는 본류와 평행된 본류성 단구를 이루지만 그 아래쪽 용연리, 상삼리, 석계리, 대석리 일대에는 소지류의 선상지 형태의 단구가 많다. 원면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대부분이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석리 소지류변 노두를 관찰해보면, 표토 30㎝ 정도는 엷고 황갈색(2.5 YR 6/8)이며, 그 아래 약 4m의 역층은 잔자갈 및 왕자갈급의 아원력으로 풍화각이 형성된 정도였다.
저위면은 본류를 연하여 하상비고 5~7m의 단구로 좁게 분포한다. 표토는 엷고 역은 거의 풍화되지 않고 신선했다. 석계리와 대석리 쪽에 선상추의 형태로 중위면을 피복하고 있는 지형이 있는데 경지와 취락이 입지하고 있어 현재는 형성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역의 풍화정도가 저위면과 유사하여 같이 분류하였다.
단층운동이 일어나 한쪽 지반이 상승하면 그 단층애의 전면에는 합류선상지 지형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이와 같은 선상지들은 빙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는 동안 퇴적물의 공급량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퇴적물 공급량이 많을 때 선상지가 되고, 반대로 퇴적물 공급량이 줄었을 때 이미 형성된 선상지가 개석을 받아 단구가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형성시기가 다른 여러 면의 단구지형이 형성한다.
조화룡(1997)에 의해 조사된 양산단층 내 단구지형들도 양산단층을 연하여 이와 동일한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구지형의 분포가 한 쪽면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곳에서는 단층 동쪽을 연하여, 또 어떤 곳은 단층의 서측을 연하여 연속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것은 아마도 양산단층운동이 수직운동보다 수평운동이 탁월하여 단층애면이 동측 및 서측에 비대칭적으로 발달하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양산단층대는 3열의 단구면이 나타나는데, 고도에 따라 고위면, 중위면, 저위면으로 구분된다. 이들 단구면들은 양산단층대에 의해 변위가 일어나고 있으며, 상하 변위량은 각각 약 12m, 4m, 2m이다. 조화룡(1994)은 양산단층대 내의 단구들의 변위량에 대한 누적성을 인정하여 적어도 고위면 형성 이 후 양산단층은 여러 번의 단층운동이 있었다고 보았다. 특히 고위면은 중위면의 3배 이상, 중위면은 저위면의 2배 정도의 사건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그는 단구의 형성시기를 일본의 편년에 대비하였는데, 일본에 있어서는 최종간빙기 최성기에 적갈색~갈색의 풍화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고, 또한 현저한 적색토양층이 약 50만년 전 이 후의 온난기의 반복에 의해서 형성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지형형성의 연대 개념을 한국의 단구지형에 대비하면, 고위면의 형성연대는 50(~20)만년 전, 중위면은 십 수 만년 전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저위면은 지형면의 상태나 퇴적물의 층상으로 볼 때 최종빙기 중(수 만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추정하였다. 이를 기초로 각 단구면의 총 상하변위량을 추정연대와 나누어 본 결과, 고위면은 0.024~0.048㎜/년, 중위면은 0.05~0.07㎜/년, 저위면은 0.03~0.1㎜ 추정되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양산단층 내의 단구면들은 적어도 1년간 0.02~0.03㎜의 변위속도가 나온다. 조화룡(1994)은 이 변위의 속도로 미루어 양산단층대는 C급의 활단층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였다.
근대에 들어 지진 발생에 대한 중요한 발견은 진원 깊이 70㎞ 미만의 천발지진들은 단층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지각에 존재하는 모든 단층이 그러한 것은 아니고 그 일부에서만 지진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단층들을 활성단층(active fault)이라고 한다.
활성단층은 보통 지질학적으로 제4기에 단층운동이 발생된 단층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지금도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변위를 계속하고 있는 단층을 말한다. 여기서 '지금'이란 지질·지형학적으로 신생대 제4기를 말하며, 단층의 활성정도는 지질학적 방법, 즉 연대가 알려진 지층에 대한 단층의 변위나 지형학적 방법, 즉 단구나 하천의 변위 또는 단층애의 연대 등에 의하여 평가된다. 또한 역사지진이나 계기지진 자료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양산단층대의 발달과 운동성 그리고 분절에 관한 연구는 다수의 연구자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양산단층대와 울산단층대, 그리고 동해안 일대에서 지진활동과 관련된 활성단층의 조사가 최근 수년 동안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양산단층대 남부인 언양과 양산 통도사 사이의 여러 곳에서 지진과 관련된 제4기 단층들이 알려져 이들의 단층운동에 관한 여러 연구가 있었다. 그 중 장기홍 등(1990)은 포항시 북동부와 영덕군 남부에 분포하는 지경리 산성화강암이 45Ma의 방사연대를 보이므로 양산단층 운동은 45Ma 방사연대 이후에 있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양산단층 운동의 종식 시기는 지경리 산성화산암을 덮고 있는 중신통의 연일층군을 기준으로 신생대 중신세 이후로 보았다.
최근 한일양산단층조사팀의 조사 과정에서 언양 부근 양산단층이 제4기까지 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단구면 변위와 활단층 노두를 발견하였으며, 또한 불국사단층선상에 위치하는 경주시 외동읍 말방리에서 역단층의 활단층노두가 발견되는 등 점차로 이들 두 단층선이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활성단층 임이 논의되고 있다. 경주 북쪽 중신통의 분포가 양산단층선의 동측에 한정되어 단층선에 임박해 분포하고 있는 지질분포 패턴도 중신세 이후에도 양산단층 운동이 계속되었다는 설명을 유리하게 하고 있다.
양산단층출처: 위성에서 본 한국의 산지지형
[네이버 지식백과] 양산단층 - 한반도에도 살아있는 단층이 있다 (위성에서 본 한국의 산지지형, 2009. 12.,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출처] 양산단층/경주지진(9/12)|작성자 대관령야생화농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