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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reason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 '면역항암제'
3,4기 암환자를 최소 20%이상 완치시키는 치료법
악성 흑색종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완치시킨 치료법
면역항암제에는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CTLA4 억제제, PD-1 억제제, PD-L1 억제제), 면역세포치료제, 면역바이러스치료제 등이 있다.
최초의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이며 CTLA4 억제제인 여보이 주(Yervoy®, 성분명: ipilimumab)는 2011년 미 FDA와 2014년 국내에서 ‘전이성 흑색종의 치료’로 승인되면서 면역항암제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최초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 주(KeytrudaⓇ, 성분명: pembrolizumab)는 2014년 미 FDA와 2015년 국내에서 ‘전이성 흑색종,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에 승인되었다. 이어 두 번째 PD-1 억제제인 옵디보 주 (OpdivoⓇ, 성분명: nivolumab)는 2015년 미 FDA와 국내에서 ‘전이성 흑색종을 비롯하여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호지킨림프종, 두경부 편평세포암, 요로상피세포암의 치료’에 승인되었다.
최초의 PD-L1 억제제인 티쎈트릭 주(TecentriqⓇ, 성분명: atezolizumab)는 2016년 미 FDA와 2017년 국내에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또는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에 승인되었다. 이어 두 번째 PL-L1 억제제인 임핀지 주(ImfinziⓇ, 성분명: durvalumab)도 2017년 미 FDA에서 ‘수술 또는 항암치료 이후 에도 계속 퍼져가는 중증 방광암의 치료’에 승인되었고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최초의 유전자조작 암살상바이러스인 임리직 주(lmlygicⓇ, 성분명: talimogene laherparepvec, T-vec)는 2015년 미 FDA에서 ‘흑색종 환자가 수술을 받은 후 재발된 경우에 절제가 불가능한 부위에 국소 투여’에 승인되었고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최초의 CAR-T 세포치료제인 킴리아 주(KymriahⓇ, 성분명: tisagenlecleucel)는 2017년 미 FDA에서 ‘난치성 B 세포 전구체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의 치료’에 성인과 소아에도 승인되었다. 이어 두번째 CAR-T 세포 치료제인 예스카타 주(YescartaⓇ, 성분명: axicabtagene ciloleucel)도 ‘미만성 거대 B 세포림프종’)에 승인되 었다. 두 약제 모두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현재 PD-1 억제제는 악성 흑색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들에서도 좋은 임상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비소세포폐암과 신장암의 경우 승인되었고 호지킨림프종, 두경부 편평세포암, 요로상피세포암 등 다양한 적응증 으로 확대되고 있다.
약물로 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우리 몸속에는 암세포 암살자들이 있다. 바로 면역시스템이다.
면역계는 변이를 일으키고 적응한다. 학습하고 기억한다.
질병이 한단계씩 자기를 갱신할때마다 따라 잡는다.
면역계는 암을 정복하기 위한 최선의 도구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그 도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아냈다.
서막
우리 면역계는 5억년에 걸쳐 진화를 거듭한 결과 효율적으로 질병에 맞서 싸우는 개인 맞춤형 자연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 면역세포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몸속을 돌아다닌다. 수억개에 달하는 면역세포가 전신을 순환하면서 구석구석을 이잡듯 뒤져 병을 일으키는 침입자는 물론 돌연변이를 일으켰거나 암세포처럼 결함이 생긴 것들을 발견하면 즉시 제거한다.
그렇다면 왜 면역계는 진작에 암과 싸우지 않았을까?
싸우지 않은 것이 아니다. 적어도 싸우려고 노력은 했다. 하지만 암은 면역계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기고 우리의 방어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싸움을 회피하는 등 다양한 속임수를 사용한다. 그래서 게임규칙을 바꾸지 않는다면 암과 싸워 이길 수 없다. 면역항암요법은 이런 암세포의 속임수를 물리치는 방법이다. 암의 가면을 벗기고 면역계를 자극하어 다시 싸움을 시작하도록 만든다.
.. 암은 곧 우리 자신이다. 자신의 몸속에서 일어난 실수가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진 것일 뿐이다. 세포중에는 항상 길을 잘못드는 녀석들이 있다. 독소나 햇빛 속의 광자에 의해 염색체가 손상되거나 바이러스, 유전적 요인, 고령 또는 그저 단순한 불운에 의해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돌연변이가 일어난 세포는 대부분 죽어 없어지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계속 세포분열을 일으킨다. 정상적인 면역계는 돌연변이 세포의 99.9999%를 찾아내 없앤다. 문제는 어떤 이유로든 면역계가 침입자로 인식하지 못하여 살아남는 0.0001%의 악당들이다. 면역계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은 0.0001%의 세포는 암이되어 우리 목숨을 앗아간다.
암은 특이하다. 암이 침입할때 아무런 경보도 울리지 않는다. 열도 나지 않고 림프절도 붓지 않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수년간 은밀하게 자라고 사방으로 펴져가다 어느날 갑자기 불청객처럼 들이 닥친다.
... 불과 10년전만 해도 암치료 교과서에도 실리지 못했던 치료가 항암면역억제요법이다. 최초로 선보인 항암면역요법제는 '면역관문 억제제' 계열이라고 불린다. 이 약물들은 암이 구사하는 특이한 속임수 즉 '면역관문'을 발견한 것이 돌파구가 되었다. .. 2015년 12월 두번째로 개발된 면역관문 억제제가 '지미 카터' 대통령에게 투여되었다. 잠들어 있는 면역계를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4기 암이었던 그가 생존하리라고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면역세포들은 간과 뇌에 퍼져있던 암을 깨끗이 제거했다. 91세 대통령이 기적적으로 회복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매사에 신중한 종양전문의들조차 조심스럽게 완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 물론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면역요법제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약물에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 역시 20-30%밖에 되지 않는다. 10%는 오히려 암의 증식이 빨라진다. 하지만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는 많은 경우 평생 암의 관해상태가 지속된다. ..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의 범위를 넓히고 진정한 완치법을 발견하기까지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이미 문을 열렸고 우리는 막 첫걸음을 뗐다.
.. 암이 어떤 속임수를 쓰고 어떻게 면역계의 감시를 피해 몸을 숨기는지 알아낸 것은 면역요법의 역사에서 페니실린이 발견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암환자의 경과를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바꿔버린 최초의 면역관문 억제제가 승인됨으로써 과학의 탐구 방향 또한 완전히 재정립되었다. 최초의 면역관문 억제제가 승인된 이래 7년만에 3천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940종의 새로운 항암면역요법제가 시험중이다.
제프 슈워츠
4기 신장암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면역관문 억제제 임상시험에 참여하여 기적적으로 완치되었다. 제프 슈워츠 이야기는 2011년에 시작된다. .. 제프는 암세포들이 척추뼈에 전이되었으므로 신장암 4기였다. 5년 생존율은 5.2%에 불과했다. 그 수치는 1970년대 이후 변함이 없었다.
최초의 immunocancer therapy의 아버지 '윌리엄 콜리'
cafe.daum.net/panicbird/RnFZ/459
Coley's toxin제조법
지방을 제거한 고기 1파운드(약 450그램)을 잘게 썬 후 1천 밀리리터 물에 하룻밤 그대로 둔다. 다음날 아침 고기를 꺼내고 남은 물이 육즙배지의 원료다. 이 물을 여과포로 거른 후 다시 끓이고 다시 거른다. 여기에 소금과 펩톤을 넣는다. '펩톤-단백질을 효소에 의해 부분적으로 소화시켜 짧은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물질'. 다시한번 여과포에 거른 후 끓이면 맑은 육수를 얻는다. 여기에 치면적인 세균을 가하면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Coley's toxin이 완성된다.
콜리는 무려 40년간 자신의 독소로 수백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3장. 어둠속의 희미한 불빛
innate immune system
침입자가 발견된 장소로는 더 많은 적이 침입할 수 있으므로 선천성 면역세포들은 국소적으로 지원군을 요청한다. 이 화학물질을 사이토카인이라고 한다.
수지상세포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주요세포로 피부, 코점막, 폐, 위, 장의 외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가 침범할 수 있는 곳에 주로 존재한다. antigen presenting cell라고도 한다.
후천성 면역계의 중요한 면역세포 2가지 'B세포와 T세포(림프구의 3/4가 T세포)"
이들은 혈액속을 돌아다니며 독특한 방어능력을 발휘한다. 질병도 진화하고 적응한다. b세포와 t세포는 이런 현상에 맞서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암을 공격하여 완치시키는 데 중요한 것는 T세포다.
B세포
면역세포들은 골수에 있는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져 일정한 성숙과정을 거친 후 혈액으로 방출되어 임무를 수행한다. B세포는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들에 맞서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해 독특한 전략을 구사한다. 침입자를 직접 죽이지 않고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항체는 Y자 모양의 끈적거리는 분자다. 외부에서 유래한 이질적 세포 즉 타자세포를 인식하고 단단히 달라붙는다. 타자세포 입장에서 표면에 달라붙은 항체는 죽음의 표식이다.
b세포는 모든 타자를 바로 식별한다. .. 자기가 아닌 세포의 표면에 이질적인 단백질들이 발현되어 숨길 수 없는 지문처럼 배열된 것을 '항원'이라고 한다. b세포는 이런 항원지문을 식별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무작위적인 유전적 짜깁기를 통해 1억가지 형태의 서로 다른 항체를 만들어낸다. .. 우리 혈관속을 돌아다니는 B세포는 약 30억개로 추산된다. 각각의 B세포 표면은 접착력이 강한 항체들로 뒤덮여 있다. b세포는 수명을 다할때까지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며 자신이 지닌 항체와 딱 들어맞는 항원과 마주치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딱 맞는 항원을 만나면 b세포는 바로 행동에 돌입한다. 자신을 복제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딸세포들은 서로 동일하며 문제의 항원에 딱 맞는 동일한 항체를 지니고 있다. b세포는 12시간이내에 이런 딸세포를 2만개까지 복제해낸다. 복제과정은 1주일동안 계속된다. 새로 만들어진 딸세포 하나하나는 각자 새로운 공장이 되어 외부 침입자나 병든 세포와 결합하는 항체를 생산한다. .. 목표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의 숫자는 초당 2천개에 이른다. .. 대식세포는 아메바처럼 즉시 그쪽으로 이동한다. 항체는 접근해온 대식세포에 단단히 들러붙는다. 이때 항체는 옵소닌화라는 과정을 통해 항체와 달라붙고 포식자와 함께 묶여 꼼짝할 수 없는 신세가 된 침입자는 결국 잡아먹히고 만다.
새로운 질병이 생긴 후 약 1주일간에 걸쳐 강화되는 이런 방어작용은 환상적일 정도로 섬세하고 우아하다. 위험이 사라지면 b세포 군단 역시 생을 마치지만 연대 병력정도는 그 뒤에도 남는다. 그리고 똑같은 항원이 들어오면 즉시 행동을 개시한다. 이런 과정이 '면역'이다.
광학현미경으로 보면 T세포와 B세포는 거의 똑같다. 하지만 T세포가 병든 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 흉선에서 나오는 세포 수는 몸속에 존재하는 B세포를 모두 합친 숫자의 4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속에 존재하는 b세포 숫자는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도대체 이 세포들은 어디로 갔을까? 1968년 이 의문이 풀렸다. 림프구들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흉선에서 혈류로 쏟아져 나오는 B세포들이 흉선으로 들어가는 것과 동일한 세포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흉선으로 들어간 세포 중에는 많은 숫자가 다시 나오지 않았다. 이 림프구들은 흉선안에서 재활용되고 조금씩 변형되었던 것이다. 1970년대에 이르러 T세포를 이해하자 그간 우리 몸이 다양한 질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한 것들을 대부분 설명할 수 있었다.
T세포는 CD4(T cytotoxic cell), CD8(T helper cell)로 구분하지만 이들은 살해자와 조력자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선천성 면역계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흔하고 익숙한 침입자(병원체)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때때로 힘이 부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 세포들은 침입자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들고 늘어지면서 지원병력을 요청한다. 그러나 침입자가 친숙하지 않은 녀석들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때는 후천성 면역계가 나서야 한다.
후천성 면역계를 구성하는 B세포와 T세포는 자기 자신을 복제하면서 대응한다. 이질적 항원을 인식한 세포는 이내 수십억개의 딸세포로 분열하여 복제세포 군단을 만든다. 이 과정은 5-7일 정도 걸린다. 이 과정에서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먼저 B세포에서 만들어낸 항체들이 들러붙어 완전히 감싼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로 악당을 꽁공 묶어 놓았다가 나중에 처리하는 것과 비슷하다. 적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봉쇄한 후 없애버릴 것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그러면 대식세포가 다가와 딱지를 보고 탐식하여 제거한다.
문제는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몸속의 정상적인 세포에 바이러스 DNA를 주입한다. 이런 식으로 일단 숨어버린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방어하기에는 너무 늦다. 감염된 세포는 더 많은 바이러스를 만드는 공장이 되어버린다. 건강을 지키려면 감염된 세포를 제거해야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더이상 내가 아닌 타자, 이질적인 적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라는 정체성을 잃고 타자가 된 세포 표면에 새롭게 나타나는 이질적인 항원을 인식하고 그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T세포의 임무다. 병든 세포를 인식하고 감출수 없이 표면에 드러난 이질적 항원에 결합하고 마침내 병든 세포를 죽이는 것이 모두 T 세포의 전문분야다.
참고) 악성 암세포는 이질적 항원을 숨겨 마치 정상적인 세포인 것처럼 변하기 때문에 T세포가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다.
침입자들을 물리치고 나면 복제 면역세포 군단은 대부분 생을 마치지만 소수의 세포가 남아 그 전투를 기억한다. 똑같은 침입자가 나타난다면 이제 새로운 복제세포 군단을 만들어 방어선을 형성하는데 5일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몸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면역이다.
암세포는?
암은 다르다. 물론 암세포도 더이상 자기로 인식되지 않는 병든 세포다. 하지만 감염은 아니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이상하게도 T세포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번번히 암백신을 실패했다.
.. 면역세포들은 자신의 몸속에 속한 세포(자기세포)와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세포(타자세포)를 구분한다. 면역계가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흔히 '알레르기'다. 면역계가 정상적인 자기 세포를 이질적인 타자세포로 오인하여 공격하기 시작하면 '자가면역질환'이다.
... '환자의 종양을 정확히 인식하는 T세포를 배양할 수있다면 어떻게 될까?'
'종양세포에는 T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항원이 있다면 T세포는 다른 병든 세포나 이질적인 세포와 마찬가지로 분명 종양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살상할 것이다'
.. 사람의 몸속에는 약 3천억개의 T세포가 순환하고 있다. 각각의 T세포는 일종의 복권과 같다. .. 암세포의 항원지문을 인식하는데는 단 한개의 T세포만 있으면 된다.
... 스티븐 로젠버그 박사..
4장 유레카
2018년 면역항암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짐 앨리슨'
.. '애초에 T세포가 어떻게 병든 세포를 인식하느냐"하는 문제였다. ... 짐 앨리슨은 T세포에는 있지만 B세포에는 없는 것 그것이 T세포 수용체일 수밖에 없다고 가정하고 실험에 착수했다. .. T세포의 조력 또는 세포독성 작용과 기타 기능은 오직 T세포가 활성화되었을때만 일어난다. 활성화되지 않으면 질병에 대한 후천성 면역반응이 시작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질병에 맞서 행동을 개시하도록 만드는 것일까?'
우리는 T세포 수용체가 점화 스위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앨리슨은 말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하지만 T세포 수용체를 발견했지만 T세포 수용체가 병든 세포 표면에 나타난 이질적인 항원을 보고 다가가 '열쇠와 자물쇠'처럼 결합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항원이라는 열쇠를 꽃아 돌린다고 해서 T세포라는 엔진이 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출발신호가 아니었다.
참고) T세포 수용체(T-Cell Receptor , TCR)는 한 개의 α사슬과 한 개의 β사슬이 한 개의 다이설파이드 결합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B세포 수용체와 마찬가지로 T세포 수용체 역시 불변부 끝 부분에 세포막관통영역이 있어 T세포에 고정되며, α및 β사슬 끝에 변이영역(V)이 단일 항원 부착부위를 형성한다. 또한 T세포 수용체 맨 끝부분에 있는 결합부위는 항원결정기 혹은 에피톱(epitope)이라 불리는 항원 부위와 결합한다. 이때, 결합방식은 효소와 기질 사이의 결합과 유사하며 결합은 비공유적으로 일어난다.[1] 또한 T세포 수용체는 B세포 수용체와는 다르게 주조직 적합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이라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숙주세포 표면에 제시된 항원 조작에만 결합한다.
T세포 수용체와 항원의 결합이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데 필요한 유일한 신호가 아니라면 공동자극(costimulation)에 필요한 분자가 하나더 어쩌면 몇개 더 있다는 뜻이었다. .. 3년만에 가속페달을 찾아냈다. T세포 표면에 있는 CD28이라는 분자였다. CD28은 잠든 T세포를 일깨우는 두번째 신호였다. ... 하지만 또 다른 신호가 필요했다. .. 바로 CTLA-4(cytotoxic T-lymphocyte-associated protein)다.
.. CD28은 자동차의 가속페달이고 CTLA-4는 브레이크에 해당한다. 이 두가지 신호는 정교한 안전장치다. 면역계는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폭주하여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하는 일을 방해하기 위해 보다 큰 차원에서 끊임없이 확인하고 균형을 잡는다. .. 애초에 살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T세포가 엉뚱한 항원 예컨대 정상적인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경우 끊어지도록 되어있다. T세포가 살상 무기로 변하기 전에 '정말 공격해도 좋습니까?'라고 반복해서 묻는 것과 같다. 병원체에 대한 적절한 면역반응은 건강을 지켜준다. 하지만 면역반응이 자기 자신의 세포에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기 시작하면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
'다발성 경화증, 크론병, 일부 당뇨병, 류머티스성 관절염, 루프스' 그밖에도 100여가지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이렇게 정교한 피드백 시스템이 작동하는데도 병이 생긴다. 두가지 신호체계를 만들어 T세포를 활성화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를 거듭 확인하도록 한 것은 면역계에 저장된 수많은 중복적 안전장치 또는 오류방지 피드백 회로중의 하나일 뿐이다.
T세포가 작동하는데 이렇게 여러개의 관문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 유레카! T세포는 암을 인식하고 암은 T세포에 내장된 정지 스위치를 이용하며 생존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암의 생존전략을 차단할 수 있었다.
CTLA-4는 T세포 활성화의 면역관문이었다. 면역관문이란 T세포 표면에 자연이 만들어 놓은 내장형 스위치같은 것이다.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세포 살상기계가 지나치게 난폭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앨리슨은 암이 이 스위치를 이용하여 암에 관한 T세포의 기능을 중단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T세포 표면의 CTLA-4 수용체에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었다. 암이 이용할 수 있는 면역관문을 아예 차단해버렸다. 이것이 바로 '면역관문 억제제'다.
.. T세포는 암을 찾아낼 수는 있지만 CTLA-4분자가 브레이크처럼 작동하여 면역반응을 중단시킨다. 앨리슨의 연구실에서는 T세포 표면의 CTLA-4 수용체를 차단하는 항체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암세포가 T세포 활성화를 중단시킬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그리고 항암제로 사용되는데 15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5장. 제거, 평형, 탈출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CTLA-4가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면역관문 즉 면역계 활성화를 방해하는 일종의 브레이크라는 것이다.
.. 로젠버그, 그린버그 등은 IL-2라는 사이토카인을 이용해 T세포의 숫자를 늘려 암을 제거하려고 하였다. T세포의 숫자는 늘어났지만 T세포는 종양을 자기가 아닌 타자로 인식하지 못했다. 앨리슨은 CTLA-4를 이용하여 그 문제를 해결했다.
T세포는 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생기기보다 훨씬 전에 돌연변이 세포를 찾아 제거한다. 이렇게 빈틈없는 면역감시망을 뚫고 암으로 발전한 세포라면 생존과 증식에 매우 유리한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 면역계에서 죽이지 못한 돌연변이 세포들은 살아남아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그러다 면역계의 공격을 완전히 따돌리려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다루기 힘들고 교활하며 치명적인 이 세포들이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하여 면역계의 방어막을 뚫고 탈출하면 암이 되는 것이다.
.. 종양세포들은 면역시스템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짐 앨리슨 연구실에서 한가지 답을 내놓았다. 종양에 대해 활성화된 두에도 면역계는 가장 약한 암세포만을 제거할 수 있을 뿐이다. 이질적인 항원을 너무 뻔하게 드러내는 암세포, T세포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암세포만 표적이 된다. 그 사이에 살아남은 암세포는 유전자를 변형시켜 표면에 T세포의 공격을 중단시키는 물질을 발현한다. 이런 중단신호는 'CTLA-4'처럼 T세포 표면에 있는 면역관문을 활성화시킨다. 요컨대 암은 스스로 진화하여 살상 기계의 브레이크를 당기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살아남는다.
.. 2010년 항 CTLA-4 항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 이필리무맙을 사용하면서 흑색종 생존률이 20%를 기록했습니다. 올바른 걸음을 떼어놓았다는 신호였지요. 생존율을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병합요법을 사용한 뒤로 생존율은 더욱 향상되었다. 데이터가 계속 축적되면서 생존율을 거의 월단위로 숫자바 바뀌고 있었다. 일부환자는 기능적 완치수준이지만 다른 환자들은 모든 병변이 사라져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이 면역감시를 회피하기 위해 동원하는 전략들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면서 과학의 전 분야에 걸쳐 영감을 얻은 연구자들이 면역학에 뛰어들고 있다. ..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런 혁명적인 발견을 통해 인간의 면역계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살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면서 오래도록 지속해온 암과의 전쟁에서 희망에 가득찬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는 것이다.
.. CTLA-4가 항암면역요법의 가능성을 열었다면 PD-1은 대문을 활짝 열어젖힌 셈이었다. 적어도 면역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세포예정사(programmed death, PD)
과학자들은 T세포의 자기파괴 신호를 세포예정사(PD)라 부른다. PD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모든 T세포에 내장되어 있다. PD라는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PD리간드다. .. 하지만 아무도 세포예정사 수용체나 리간드가 실제로 어디에 존재하느지 밝혀내지 못했다.
일본 교토대학의 면역학자 '혼조 다스쿠'
pd수용체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PD를 일으키는 유전자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혼조는 소거법을 이용했다. 소거되지 않고 남은 것이 자신이 찾은 유전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혼조는 그 유전자를 PD-1이라 명명했다. . 나중에 알고보니 그것은 자기 파괴의 신호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름은 그대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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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 그린버그와 스티브 로젠버그 연구실에서 시도한 세포적 접근법은 암환자의 혈액에서 적절한 종양항원을 인식하는 T세포를 분리한 후 체외에서 990억개의 막강한 군단으로 증식시켜 다시 환자에게 주입했다. 모두 실제로 T세포의 숫자와 기능을 크게 증강시켰다. 하지만 T세포들은 종양을 공격하여 사멸시키지 못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면역요법 전문의들을 괴롭히는 역설이었다.
.. 1999년 리핑 첸은 일부 체세포에서 발현되지만 특정 종양세포에서는 매우 고도로 발현되며 면역반응을 하향조절(스위치를 끔)하는데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분자 'B7-H1'을 발견했다. 2000년 혼조의 연구에서 힌트를 얻은 프리먼도 일부 종양에서 고도로 발현되는 B7-H1과 동일한 분자를 발견했다. 그는 바로 그것이 PD-1이 악수하는 상대편 즉 PD-1수용체의 리간드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그들은 이 분자를 'PD-L1'이라고 명명했다. 즉 리간드가 T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T세포는 즉시 공격을 중단한다.
2006년 항암제로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데 충분한 양의 인간화 항 PD-1항체가 생산되었다. ..
PD 면역관문은 CTLA-4보다 훨씬 특이적이었다. CTLA-4를 차단하면 온 몸의 T세포가 브레이크 풀린 상태가 되어버린다. 갑자기 고삐가 풀린 면역계에 제동장치마저 듣지 않는다면 심각한 독성이 생길 수 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CTLA-4를 차단하면 전신적으로 면역조절 세포들의 숫자가 감소하여 훨씬 광범위한 면역반응과 함께 독성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PD 면역관문은 오직 종양 살상 시점에만 활성화된다. 차단하더라도 부작용이 적으며 반응이 나타내는 경우에는 훨씬 더 극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7장. 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CAR-T)
실험실에서 T세포의 다양한 부분을 한데 결합하여 환자의 암을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파괴하는 특이적 T세포를 설계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이름하여 'CAR-T' 세포다. .. 2017년 8월 FDA승인을 받았다.
CAR-T는 엄청난 살상능력을 가진 림프구다. 단 한개의 CAR-T 세포가 수십만개의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다. 그래서 매우 짧은 시간내(1개월)에 관해상태에 도달한다.
CAR-T치료과정(Kymriah)
총 22일 소요
치료가 불가능한 어린이 림프종 환자
혈액채취 후 원심분리하여 T세포를 분리하여 노바티스 중앙연구소로 보냄
노바티스에서 환자의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을 인식하도록 유전공학적으로 조작
이 T세포를 배양하여 수억개 단위로 증식시켜 인증 의료기관으로 보냄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몸속에 유전공학적으로 조작된 T세포를 주사함.
CAR-T는 림프종 관련통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에 생존률이 0%였던 환자군의 생존률이 83%로 뛰어올랐다. ...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다.
8장. 골드러시가 지나간 후
.. 가장 먼저 개발 된 것이 CTLA-4 항체인 이필리무맙이다. 2011년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로서 FDA승인을 받았다. 이 약물은 말기 흑색종 환자의 사망률을 28-38% 감소시키며 항암치료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 항 CTLA-4 제제는 몇가지 심각한 부작용이 있지만 다른 면역요법이 개발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PD-1/PD-L1제제 등 보다 선택적인 면역관문 억제제들이 선보일 수 있었다. 현재 승인받은 항 PD-1/PD-L1제제만해도 최소 여섯가지에 이른다.
암은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두가지 속임수를 쓴다.
1)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방해
2) 시작된 면역반응을 중단시키기
항 PD면역관문 억제제가 항 CTLA-4보다 부작용이 적고 내약성이 우수하다. 항 CTLA-4 제제는 T세포 활성을 상향조절하는 동시에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조절 T세포(Treg)를 하향조절한다. 이 제제들은 모두 다른 항암요법과 함께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특히 항 PD-1제제와 함께 쓰면 효과적이다.
항암화학요법도 마찬가지다. 항암화학요법에 의해 일부 종양세포가 사멸하면 면역관문에서 자유로워진 T세포가 종양항원을 더 쉽게 인식하고 활성화되어 격렬한 면역반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이미 실패했던 항암면역요법들도 활발히 재평가되고 있다. 즉 면역관문 억제제와 함께 사용했을때 효과를 알아보는 것이다.
현재 상업적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PD-L1제제는 164종에 달한다. . 2018년 현재 시험중인 면역항암제는 약 940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