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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 참선 및 사유(思惟) 방법
2024년 4월 15일
思惟略要法,一卷,秦羅什譯
구마라습이 번역하였다 또는 안세고가 번역하였다고 전해옵니다.
대승불교의 중도 관법(中道 觀法)이 담겨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교에서 사유(思惟, self imagination)하는 방법을 적어놓았습니다.
한국에 훌륭한 반가사유상 여럿이 있듯이
사유 방법은 참선에 앞서 준비하는 필수 과정이며 중요합니다.
참선 단계마다 또 참선 종류마다 참선하기 이전에 앉아서(全跏 또는 半跏)
반드시 참선 단계에 적합한 여러 가지 형상이나 동영상을 상상하는데
이것이 思惟입니다.
물론 올바르게 생각(思量, right thinking)하면서 사유하여야 합니다.
이것이 세간현량(世間現量)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뒤에 참선하여 주정(住定) 상태에서 우연히 떠오르는 형상이나 동영상을
현량(現量)하여 확인하도록 합니다.
주정(住定) 상태에서 있는 대로 직접 판단한다(그냥 본다)는 뜻에서 거중현량(居中現量)이라고 말합니다.
소위 주정상태에서 깨어있는 각심(覺心)이 주인공이 되어
우연히 가끔 떠오르는 형상과 동영상 곧 기억을 현량합니다.
현량은 그대로 직관하는 것이며 어떻다고 저떻다고 분별(分別)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별은 떠오른 영상을 보며 범위를 가리고(separation) 따지면서 판단하고 생각하는(thinking) 것입니다.
다시 말해 참선 이전에 상상하였던 영상들이 주정 상태에서는 기억이 되어 떠오르고
각조심(覺照心)이 틈틈이 떠오르는 기억을 올바르게 있는 대로 현량하여
결국에는 사성제(四聖諦 : 苦集滅度)까지를 확인합니다.
대승 보살이 바라는 보리심은 보살이 中道에 따라 제법실상(諸法實相)을 정관(正觀)하며
긍정(有) 또는 부정(空)이라는 유공 이변(有空 二邊)에 빠지지 않는데
이것이 대승 보살의 참선 방법입니다.
일반인 또는 수행자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마다
참선하면서 들어간 주정(住定)의 깊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떠오르고 나타나는 기억의 순간 길이와 선명도가 아주 다릅니다.
오랫동안 선명할수록 현량하는 지혜가 점점 더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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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주정 상태에서 내관(비파사나)하는 참선 공부도 아주 귀중한 체험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아무 생각(相分)도 떠오르지 않지만 깨어있는(醒醒) 상태에서
또는 참선하는 가운데 가끔 멍청(懵懂, 몽동)한 무기(無記)상태에서도
어떤 기억(영상, 동영상)이 떠오르면 조용히 깨어나지 않으면서 살펴보세요.
사람마다 개인마다 생각지도 못한 기억들도 떠오르거나 나타나
놀라서 앉아있지 못하고 일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떠오르는 기억을 보면
나 자신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바라왔던가를 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에 떠오르는 모습도
가끔은 나 자신도 처음 보는 것이고 남들은 절대로 모릅니다.
모습을 보면 내가 평소에 깨어서 의식하거나 또 잠자는 듯한 무의식 속에서 살아오면서
무슨 생각을 하였고 무엇을 바라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고 압니다.
불교에서는 크게 10 가지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참선하는 동안에 떠오르고 나타나는 내 마음의 모습이
지옥인지 귀신인지 짐승인지 아수라인지 사람인지 천사인지
악마인지 학자인지 독각승인지 보살인지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보다 더 심한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 출정(出定)한 뒤에는 다시 각가지 감정이 나타납니다.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원망하고 때로는 허망하고
결국에는 잠깐이지만 후회하고 참회합니다.
일반인과 수행자 대다수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참선할 때와는 아주 딴판의 사람이 되어
언제 후회하고 참회하였는지를 잊고 평소처럼 살아갑니다.
그래서 참선 공부를 열심히 잘하여야만
온갖 착한 마음(善心)들이 떠오르고 나타나서 오래 지속된다고 합니다.
물론 행동까지 옮기기는 더 기다려야지요.
이것이 선(禪) 바라밀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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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남선녀 착한 젊은이들이 얼마나 살기 어렵고 힘든지
며칠 또는 몇 달 동안 밤새워 힘들게 일하거나 집중하고 전념한 뒤에는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뒤에야
혼자 조용한 곳에 가서 가만히 앉아있고 싶은 생각이 난다고 합니다.
혼자 앉아서 또는 누워서 조용히 불을 보거나 물을 보거나 산을 보거나 나무를 보면서
멍 때리는 짓을 한다고 합니다.
힘들게 노동한 뒤에 멍 때리려고 조용한 곳을 찾는 것을 보면
요즘 젊은이들 평소 마음씨가 많이 착하지요!
조용한 곳에 가서 멍 때리고 싶은 마음은
내 마음 안에 있을지도 모를 착한 마음(善根)을 찾아 평온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옛날 전쟁통에 또는 싸움통에
험한 꼴 보면서 억세고 악착같이 살아왔던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하던 마음입니다.
멍 때리기는 사실상 참선 공부에서도 해보라고 권합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의식을 몇 가지로 나누는데
분류하고(classifing) 생각하고(calculating, computing) 상상하고(imagining) 기억을 만들고 등등 역할을 하는 의식을 제6식이라고 말합니다.
제6식의 힘(power)이 가장 크기 때문에 쉽게 지칩니다.
물론 제6식의 의식활동에서는 오류도 많이 납니다.
가끔은 제6식 활동이 지치거나 엉켜서 컴퓨터에 열 나듯이 골치가 아픕니다.
물론 힘이 가장 세기 때문에 다른 의식들의 활동을 억압하여 부립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제6식의 활동을
잠시 약화시키거나 정지시키거나 아예 꺼버리라고 가르칩니다.
특히 선종에서는 제6식 활동을 약화시키라는 뜻에서
생각을 내려놓으라(放下來)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멍 때리거나 생각을 내려놓으면
강력한 제6식 활동이 약해지거나 멈추면서
마음속에 있는 다른 의식들이 활동하면서
내 마음속을 오히려 잘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밝은 한낮이 제6식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이라면
깜깜한 밤은 제6식이 약하거나 꺼져서
온갖 벌레들이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한낮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깜깜하니까 오히려 잘 보입니다.
당나라 시인들은 참선 공부를 자주 들어 배웠는지,
고요한 밤에 밝은 달빛이 우거진 숲속 아래까지 비추어
바위에 핀 이끼가 잘 보인다고 제6식 활동의 약화를 비유하였답니다.
아무튼지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데는
멍 때리기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공자는 오랜 세월 동안 취직도 못하고 남의 집에 얹혀살았는데
오죽하면 늙어서도 혼자 멍 때리면서
물처럼 흘러가고 움직이는 풍경에 끌리면(樂水) 지혜롭다고 말하고
산처럼 가만히 그대로 있는 풍경에 끌리면(樂山) 착하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불교 참선 바라밀에 가까운 말씀입니다.
멍 때리다의 멍은 멍청하다는 말입니다.
멍청하다는 원래 참선할 때 흔히 말하던 몽동(懵懂)하다는 말입니다.
멍청 또 몽동은 참선할 때 소위 정신줄 놓은 상태를 말하며 무기(無記)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나 자신을 풀어놓아(放心) 주인을 잃어버려 없는 상태이며
옛날 말로 知覺하는 마음 주인(知覺心)이 없는 무기 상태입니다.
맹자도 잃어버린 가축을 찾아오듯이
풀어놓아 잃어버린 내 마음 주인을 되찾으라고(求放心) 말합니다.
몽동이나 멍 때리기는 올바른 참선이나 비파사나가 아닙니다.
좋은 스승을 찾아 공손하게 배우시길 바랍니다.
스승께 너무 많은 것을 열심히 배우겠다고 조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스승은 누가 배우려고 찾아오면 더 많이 가르치지도 않고 더 적게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맹자 말처럼 날마다 밭에 가서 모종을 조금씩 뽑아놓는다고 더 잘 크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물어보면 말하고 묻지 않으면 가르쳐줄 생각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무튼지 너무 조르거나 보채거나 속이지 말아야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보면 학생이 속이는 것을 훤히 보면서도 잘 속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살은 올바르게 사유(思惟)하여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천태종 지자대사(智者大師, 538-597)께서 말씀하신
『선바라밀차제법문(釋禪波羅蜜次第法門)』에도 올바른 사유 방법이 실려있습니다.
思惟略要法을 보고 다시 釋禪波羅蜜次第法門를 보던지
서로 번갈아 보면서
참선하시거나 비파사냐를 하시면서 사유하면 좋습니다.
글쎄요, 제가 올바르게 말씀을 드렸는지 걱정입니다.
공부를 더 잘하신 분을 찾아 공손히 배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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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라밀차제법문(釋禪波羅蜜次第法門)』 "
보살이 가진 큰 바람은 물론 종교적인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대승불교가 유행한 중국과 한국 및 동아시아에서는 직업을 선택하는 가치관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현재 사람들도 직업을 선택할 때마다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보살이 선(禪) 바라밀을 수행할 때는 잘못된 동기를 갖지 말고 올바른 동기를 가져야 한다.
수행자의 잘못된 동기에는 크게 열 가지가 있는데 참선 동기가 다르기에 틀린 결과를 얻고 올바른 선 바라밀에 들어가지 못한다.
첫째 틀린 마음은 나 혼자 풍부하게 잘살려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못살고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지옥의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둘째 틀린 마음은 거짓을 짓는 동기이다. 감탄할 만큼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참선하면 사람을 놀래키거나 교활한 귀신의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셋째 틀린 마음은 많은 무리를 이끌려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짐승의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넷째 틀린 마음은 남을 질투하고 이기려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착한 천신(天神)과 싸워 이기려는 악신(惡神) 아수라(阿修羅)의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다섯째 틀린 마음은 나쁜 짓을 많이 하여 고통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인간세계 사람의 각가지 겁나고 두려운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여섯째 틀린 마음은 착한 마음을 갖고 안락하게 살고 싶은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욕계의 여섯 하늘(六慾界天 : 四天王天、忉利天、須焰摩天、兜率陀天、化樂天、他化自在天)에 태어나는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일곱째 틀린 마음은 커다란 세력을 얻으려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내 욕심을 채우려고 착한 사람들을 흔들고 막고 그들의 목숨마저 빼앗는 악마(魔羅)의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여덟째 틀린 마음은 아주 빠른 이해력을 얻으려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外道)의 마음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아홉째 틀린 마음은 바라문교의 창조신 세계에 태어나려고 참선하면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마음 모습이 떠오른다.
열 번째 틀린 마음은 질병과 죽음의 고통을 벗어나 열반에 이르려는 동기이다. 이런 사람이 참선하면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緣覺乘)의 마음 모습이 떠오른다.
이렇게 열 가지 동기는 착하거나 나쁘거나 서로 다르고 벗어나는 결과도 다르다. 그렇지만 큰 자비심을 갖고 올바르게 참선하지 못하기 때문에 틀린 마음이 나타나거나 떠올라서 결국에는 강하게 긍정하거나(有) 강하게 부정하는(無) 쪽에 빠지며 보살의 올바른 중도(中道)에 들어서지 못한다. 이런 열 가지 동기를 품고 아무리 오래 깊이 참선하더라도 끝내 선(禪) 바라밀이 떠오르지 않는다.
보살이 선 바라밀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모습과 실행방법이 있다.
첫째, 보살이 올바르게 수행하는 마음의 모습은 무엇일까? 보리심(菩提心)이다.
보리심은 보살이 중도(中道)에 따라 불교에서 가르치는 실상(諸法實相)을 올바르게 깨닫고(正觀) 모든 중생을 불쌍하게 여겨서 커다란 자비심이 일으키고 나중에는 커다란 네 가지 바람(四弘誓願)이 마음에서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첫째, 아직 고통(苦)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벗어나게 해주려는 바람이다. 끝없이 많은 중생을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겠다고 바라면서 참선하면 모든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떠오르며 구도 의지가 강화된다.
둘째, 아직 고통(苦)이 생기고 벗어나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잘 설명해주려는 바람이다. 그래서 중생의 무수하게 많은 크고 작은 번뇌들을 끊어주려고 바라면서 참선하면 이들이 번뇌를 끊는 모습이 떠오른다. 따라서 보살은 모든 번뇌를 끊는 온갖 방법을 모두 스스로 알겠다는 바람이다.
셋째, 불교의 올바른 정법(正法)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이 이르도록 돕겠다는 바람이다. 그래서 이들을 돕기 위하여 무수하게 많은 정법을 모두 스스로 알겠다는 바람이다.
넷째, 아직 열반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 열반에 오르도록 돕겠다는 바람이다. 그래서 불교의 최고 가르침에 스스로 이르겠다는 바람이다.
이렇게 보살의 네 가지 큰바람은 사성제(四聖諦 : 苦集滅道)에 각기 배분하여 설명한 것이다.
隋、天台智者大師說,『釋禪波羅蜜次第法門』,卷第一之上︰
今明菩薩修禪波羅蜜,所爲有二,一者簡非,二者正明所爲。
第一、簡非者,有十種行人,發心修禪不同,多墮在邪僻,不入禪波羅蜜法門。
何等爲十?
一爲利養故,發心修禪,多屬發地獄心。
二邪僞心生,爲名聞稱嘆故,發心修禪,多屬發鬼神心。
三爲眷屬故,發心修禪,多屬發畜生心。
四爲嫉妒勝他故,發心修禪,多屬發修羅心。
五爲畏惡道苦報,息諸不善業故,發心修禪,多屬發人心。
六爲善心安樂故,發心修禪,多屬發六慾天心。
七爲得勢力自在故,發心修禪,多屬發魔羅心。
八爲得利智捷疾故,發心修禪,多屬發外道心。
九爲生梵天處故修禪,此屬發色無色界心。
十爲度老病死苦疾得涅槃故,發心修禪,此屬發二乘心。
就此十種行人,善惡雖殊,縛脫有異,既並無大悲正觀,發心邪僻,皆墮二邊,不趣中道。若住此心,修行禪定,終不得與禪波羅蜜法門相應。
第二、正明菩薩行人修禪波羅蜜大意,即爲二意。
一先明菩薩發心之相,二正明菩薩修禪所爲。
第一云何名菩薩發心之相?所謂發菩提心。
菩提心者,即是菩薩以中道正觀以諸法實相,憐憫一切,起大悲心,發四弘誓願。
四弘誓願者︰
一未度者令度,亦云眾生無邊誓願度。
二未解者令解,亦云煩惱無數誓願斷。
三未安者令安,亦云法門無盡誓願知。
四未得涅槃,令得涅槃,亦云無上佛道誓願成。
此之四法,即對四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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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惟經,全一卷,又作思惟要略法、思惟要略法經。
大正藏,第15冊,No.0617
後秦鳩摩羅什譯。收於大正藏第十五冊。內容述說大乘禪觀之大要,略敘四無量觀法、不淨觀法、白骨觀法、觀佛三昧法、生身觀法、法身觀法、十方諸佛觀法、觀無量壽佛法、諸法實相觀法、法華三昧觀法等十種之觀法。
(『法經錄』卷六,『開元釋教錄』卷一、卷四)
思惟要略法一卷,高麗大藏經本︰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敕雕造,思惟略要法,第十四張圖
一、四無量觀法
二、不淨觀法
三、白骨觀法
四、觀佛三昧法
五、生身觀法
六、法身觀法
七、十方諸佛觀法
八、觀無量壽佛法
九、諸法實相觀法
十、法華三昧觀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