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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걷는 길 아래에는 희긋희긋 눈이 내린 산소들이 있습니다.
눈이 다져진 길만이 아닐 겁니다.
조심스레 발걸음을 떼는 것이...
이중섭(서양화가)
1916~1956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의 한 사람이다. 호는 대향(大鄕).
부유한 농가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8세 때 평양 이문리에 있던 외가에 머무르며 종로공립보통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 평안북도 정주의 오산학교에 입학해 임용련으로부터 미술지도를 받았다. 임용련은 예일대학교 미술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로 학생들에게 향토적인 주제에 의한 미의식을 가르쳤고 이는 이중섭의 화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옮긴 글)
이중섭 그림
묘지관리사무소 소장이 전날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묘지 설명과 주요인사 묘소 몇 곳 안내를
약속했으나 막상 사무실을 찾았으나 부재중이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신 어느분의 도움으로 앞의 박인환 시인의 묘와 이중섭 화가의 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화가의 산소였는지는 몰라도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 덜 외롭게 보였지요.
이곳에는 비탈이 심하지 않아 전원이 참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빈 후 유정님이 화가의 일화를 설명합니다.
그림 착상이 떠오르면 담배갑 은지 뒷면에 스케치를 했던 일화와
이 화가의 일생을 이야기해 주었지요.
산소와 산소 사이로 난 좁은 길을 지나 다시 산책길로 갑니다.
오늘 우리의 행렬이 자못 진지함을 느끼시는지요.
그렇게 우리는 또 걷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이 켜켜이 덮힌 묘지를 바라보며 말입니다.
지난 설이었겠지요.
붉은 색 하얀색 그리고 보라색 꽃이 놓여있습니다.
비록 조화이지만 꽃을 바치고 떠난 이와
이 꽃을 받은 어느 한 영혼을 생각해 봅니다.
한 독립운동가의 기념비입니다.
결코 이 비석 하나로 대신할 수 없는 경외심을 삼가 조아려 바칩니다.
산신제단입니다.
출입을 막는 철선이 둘려있습니다.
신혐한 자리라 그런가 봅니다.
샤머니즘의 하나로 볼 수도 있지만 옛부터 내려오는 신에 대한 풍습을 봅니다.
혹한의 언 땅 위에서도 생명은 일어섭니다.
죽음을 영원한 마침표라고 하지 마십시요.
그렇다고 쉼표라고도 할 순 없습니다.
그것은 쉼표와 마침표를 지나 새로운 시작점이라고도 하지요.
굳이 다른 말로 표현하면 되돌이표이지요.
흙에서 나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꽃진다고 서러워 말라는 어느 시인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기념비석을 보는 한 분이 보입니다.
이 분께서는 이곳저곳 혼자서 저명인사의 무덤을 돌아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도 올봄 진달래꽃 필 때나 아카시꽃 하얗게 흔날릴 때 다시오자고 했습니다.
오늘 미쳐 찾지 못한 분들의 묘소를 꼭 가봐야 한다고 했지요.
방정환 선생님, 지석영박사님 죽산 조봉암님 백치아다다의 계용묵님 만해 한용운님
작곡가 채동선님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의 차중락님 그리고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김상용시인...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싸한 기운이 가슴에 차는 날입니다.
사색의 길 걷기를 접고 간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워 계신 쥔장(?)께 허락도 받지 않고 실례를 했습니다.
눈 하나 없는 따스한 양지의 온기가 우리의 결례를 받아주는 것 같습니다.
먹고 난 쓰레기는 해질녘노을님을 비롯 몇분께서 깨끗이 치워 비닐 봉지에 담았구요.
암울했던 시대에 껍데기는 가라란 시를 지으며
절규했던 시인 신동엽님의 시가 걸려있습니다.
눈길 비었거든 바람담을 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 지네
라는 짧은 싯귀가 눈을 멈추게 합니다.
구리 둘레길은 둘레길이란 표지만 부치면 다 될 것같습니다.
이미 공식적으로 난 길에도 표지판을 달고 둘레길이라고 우깁니다.
심지어 한강변길에도 둘레길 표지가 달려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등산로도 다 구리 둘레길이라고 둘러댑니다.
산 언덕배기에 고양이 한 마리 우리를 주시합니다.
식사 제공하기도 뭣하고...
그냥 지나치려니 웬지 마음이 아리고... 그렀습니다.
손에 닿을 듯 구비치는 한강이 보입니다.
흰색을 칠한 강이 멈쳐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눈 덮힌 얼음 밑으로 강물은 하염없이 흐르겠지요.
물끄머니 쳐다보는 이의 등이 무언가 무거워보이지 않는지요.
마치 분제와 같은 소나무 가지 사이로 아차산 3보루가 보입니다.
느늘진 골짜기에는 잔설이 서려 있구요.
겨울 산을 걷노라면 양면성을 보게 되지요.
한켠은 햇볕이 따스하고 그 반대편은 백설이 깔려있지요.
혹, 당신께서도 등뒤가 그러한지요.
명품 소나무 앞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이 사진에는 저와 넝쿨님이 없을 겁니다.
밝은 얼굴이 정말 아름답군요.
이제 우리는 옛 고구려땅으로 갑니다.
아차산길에 접어든 것이지요.
신경림 시인의 나무 예찬시가 보입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나무에세서 인생살이 중 한 수를 터득하라는 말이 아닐지요.
아차산3보루. 출입금지 표지가 무색할 정도로 언덕이 반들 다져저 있습니다.
나도 올라 볼까하다 멈추어 셔터를 누르고 되돌아 섰습니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습니다.
몇몇 걸음은 느슨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기 사진에 나오신 분은 절대아닙니다요.
눈덩이 세례에 저 혼났습니다. 세분(모두 여성)이 교대로 눈세례를 주었지요.
심지어 수녀님께서도 친히.... 로따가 복수의 칼을 갈고있습니다요.ㅎㅎㅎ
각자의 나름의 개성으로 살아가야합니다.
홍송이 아니어도 금강송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다 다른 모습의 존재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이 산길에서 삶의 가치를 다시 느껴봅니다.
여러분도 그냥 지나치지는 않으셨겠지요.
아무리 시멘트로 발판을 놓았어도
바윗길 내리막길은 조심스럽습니다.
개인 개인의 표정이 재밌네요.
돌탑을 보면 고향 산고개가 떠오릅니다.
장승이 무섭게 서 있고 붉은 디와 노랗고 푸른 색의 띠가 감긴 나무도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리고 어느 소녀도 떠오릅니다.
그 산억덕 고개엘 가고 싶네요.
대성암에 들렀습니다. 주말에는 등산객을 위해 차를 나눠주는 곳이지요.
이 암자에도 곧 봄이 오겠지요.
겨울 나무가지가 기지개를 펴는 것 갘습니다.
풍경이 소리를 내지않아도 그 소리를 느끼듯이 말입니다.
대성암 입구에 앉은 동승의 모습이 정말 천연스럽군요.
순진무구하고 꾸밈 없는 저 표정 말입니다.
불심이 바로 저 모습이 아닌지요.
저 건너 앞산 잔설이 한폭의 그림을 그려 넣엇습니다.
마치 산길에만 누군가가 눈을 뿌려놓은 것 같습니다.
구불구불 뱀같은 길이 나목 사이로 확연하네요.
같은 자리에서도 사람에 따라서는 느낌이 다른가 봅니다.
대조적인 표정을 담아 보았습니다.
서녘 해를 등지고 하늘 위로 갑자기 비상하는 새 한마리를 봅니다.
큰바위 얼굴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그럴 듯합니다.
갑자기 웬 도열? 천처니님이 당당항 듯 쑥스러운 듯 통과합니다.
어느 분의 아이디었나요. 저도 통과하고 싶었는데... ㅎㅎ
고구려 유물 박물관이라고 하던가요.
아차산 보루에서 출토한 유물을 비롯 고구려 시대 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이 많다고 합니다.
태왕사신기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답니다. 대장간마을 입구에 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 선 장승입니다.
크고 작은 조각들이 해학적이더군요.
하늘을 향한 솟대입니다.
지상의 인간들이 하늘을 향한 희망의 깃발이기도 하지요.
곧 무너질 듯한 허름한 집 위로 3층집 모습이 대조적입니다.
그래서도 조금씩 허물어지는 집 외양이 측은합니다.
제 여린 눈길이 다시 멈춥니다.
우리가 점심을 나누기로 한 식당입니다.
평일인 덕에 모두 한자리에서 여유있게 늦은 점심을 할 수 있었지요.
식사를 하고 나서니 오후 4시가 되어갑니다.
눈발이 하나 둘 머이 위로 내립니다.
1월 27일 걷기에 함께하신 분들과 격려를 보내주신 발도행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임진년 한해 복 많이 지으시고 아름다운 길에서 또 뵈어요^^
- 이같또 로따 -
박인환 세월이 가면 /임태경노래
첫댓글 문학작품을 한편 읽고 난 듯이 가슴이 뭉클합니다.
역시 로따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고 이렇게 의미 있는 후기를 올려 주시네요.
몇 번인가 다녀온 길인데도 로따님의 해설이 같이 하니 그 멋이 달라집니다.
감사합니다.
도라님 설 명절 잘 쇠셨는지요.
정초 과찬은 더 열심히 하라는 채근으로 알겠습니다. 건강항 한 해 보내시기를 빕니다^
새해 한 획을 긋는 의미있는 발걸음이네요~^^
정말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ㅎㅎ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원남큼, 아니 그 이상의 복 많이 수령하셨지여^^
담주 목욜 명품 걷기 성황 이루기를 빕니다. 어제 구두로 공지를 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꽃 필 때 가면 정말 좋은 코스일거라 확신합니다.
개나리 진달래 곷 필 때 함게 나들이하시지요.
도시락 싸갖고 아주 느리게 걸어보자구요. 새해엔 좋은 변화 있는것이지요?
서너번 봅니다. 어찌 이리 좋은지 -- 저는 지금 산하고 열애중 ```
하치님~~ 함께한 나들이 보람 컷습니다.
우에~ 사너번씩이나 보셨나요. 대여섯번은 보셔야지요. ㅎㅎㅎ 농담이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다음길에서 또 뵙겠습니다~~^^
그린님~~ 이제 좀 안면을 튼 셈이지요^^
동행하신 이삭님과 에비앙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해주세요. 다음 길에서도 뵙기를^^
따로있어도 같이있는듯 로따님의 후기는 언제보아도 감칠맛이 나느군요!
정초에 망우리 구신님들 만나 인사하였으니 금년에도 좋은일만 같이 하기를....
아이구야~~ 넘넘 반갑습니다.
역쉬~~ 도보 전문가 답게 틈틈이 좋은길 걸으셨더군요. 두분 +로따도 끼여주세요^^
작년 여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한 시대에 이런 저런 족적을 남기신 명사들의 무덤순례..의미있는 도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어제의 길이 좋았다고 말한다면....
천처니님의 등장 덕이었다고 답해야겠지요. 오랜만에 오신분께 앞장 책임을 지어 지송^^
멋진 사진과 글이 하나의 멋진 작품이네요~~~^^*수고하셨습니다~~~~~~^^*
처음사랑님도 함께하셨으면 좋았을 건데...
가현님 다님길님과컵스님을 비롯 여러분이 정중히(?) 모셨음을 보고 드립니다. ㅎㅎㅎ
봄에 진달래 개나리필적에 다시 또 다시 가요 ! 후기를 보며 넘 좋은 기회를 놓친것같아 아쉽습니다.
그러나 로따님의 후기를 ~ 보며 같이 있었던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로따님 수고 많으셨읍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못오셨지만 평일걷기의 주빈께서 안 계셔 섭했습니다.
화산한 봄날 앵콜 트레킹 함 해볼까요? 미리 손 없는 날 잡아 보세요.
로따님의 감성이 담뿍 담긴 정감어린 글 오랫만에 대하네요.
감사히 읽었구요,답사에서 리딩까지 수고 많으셨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제가 못 챙긴 것을 섬세히 준비하시고 진행해주신 유정님께 감사드립니다.
유정님의 따스한 마음이 있어 차질 없이 마무리된 점 함께한 분들도 다 아시리라 봅니다.
너무좋은길로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고,늘걱정을 끼쳐 죄송하고...여러날 고민하다 달려간길,
안갔으면 후회할뻔.....함께해주셨던 모든님들,감사합니다.
생각 보다 계단이 많아 걱정되었습니다만 썬플님의 밝은 표정에 안도했습니다.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걷기에서 종종 뵙기를 바랍니다.
사진과 풍경이있는 엣세이집을 다 읽은 느낌 입니다
정성과 정감이 담긴 귀한글 읽을수 있어 행복 입니다
감사 ~~
와~~ 아이비1님~~ 두번 째 같이 걸었네요.
날씨 풀리면 자주 나오실거죠? 승용차편으로 편히 귀가 하셨겠지요.
한편의 전시회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첨 가본 망우리의 모습은 상상 그 이상이었고..........
작년에 이삭님과 함께한 아차산길과는 너무도 다른(그땐 길을 헤매다 암벽 등반을 했었거덩요~~~) 진짜 좋은 길을 걸을 수 있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길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준비하면서 사실 내심 걱정도 했었지요.
에비앙님을 비롯 여러분께서 미진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적극 호응해주신 덕에 잘 마쳤습니다. 감사^^
저는 '작업중'..'작성 중 접근금지'...이 말 피해서 가다보니 이제야 들어와 봅니다...ㅎㅎ
공동묘역이라는 곳에 로따님과 발도행 님들이 지나가니 문학의 길이 되네요.....
멋진 문학 기행 같습니다.......감사드립니다 로따님...^*^
ㅎㅎㅎ 작업중에 노크를 하셨었군요.
컴 켜놓고 딴일 보느라 작업 시간이 좀 길었답니다. 담부터는 출입이 끊긴 한밤중에 작업을 걸겠습니다요.
즐거운 도보였습니다. 사진과 이야기가 정성 가득하시네요. 감동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제 바닷바람 쐬고 오느라 답글이 늦었슴당~
다님길님~~ 강릉 동해에가서 고래 사냥은 안 하셨는지요.ㅎㅎ
다음에는 다님길님 멋진 포즈를 놓치지 않겠습니다요.
고래 사냥은 못하고 윈드써핑하는 외쿡인을 넋놓고 봤지요. ㅋ
괜찮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도 사진기가 절 때린적도없는데
앵글을 언제나 편하게 쳐다볼런지... 놀라기는 왜 그리 놀라는지... 애가 덜 됐나 봐요.^^*
와우~ 아차산에서의 멋진 걸음이 느껴 집니다~
로따님의 좋은 길 다녀 오심에 부러움도 느끼고
멋진 길에 함께 못한 아쉬움도 가득합니다...^^;;
ㅂ ㄱ ㅅ ㅇ ㅇ
ㅋㅋ ㄴ ㄷ ㅂ ㄱ ㅅ ㅇ ㅇ
애플민트님 달력에 휴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때론 그 휴일이 월욜, 목,금욜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러면 다님길님이 ㅂ ㄱ ㅅ ㅇ ㅇ 란 말 없을긴데,,,
로따님의 세세한 설명...
다녀온듯....그 자리에 있었던것 처럼 감상 잘하고 갑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건강 하십시요...
시간이 되는날에 다시 뵙겠습니다...^^*
인왕님~~ 설 연휴 보람 가득하게 보내셨겠지요^^
입춘이 지나고 푸른 새싹이 돋을 때 좋은길에서 종종 동행키를 기대합니다^^
망우리 처음 걸었는데요. 그렇게 좋은 곳을 몰랐다니 원 ..... 다음에는 혼자 걸어 볼라고요. 사색의 길이니 사색을 하려고요.
감사했습니다. 간식을 챙겨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향 좋은 커피 선물을 주신 컵스님 탱큐
다녀오신 사색의길이 좋으셨다니 저으기 마음이 놓입니다.
글쿠요~~우리 발도행 조직의 단맛을 보셨다구요? 저희 조직엔 쓴맛은 없어요,
달콤하고 새콤스럽고 감칠맛도 있지요. 가끔은 아리고 쓰린 곳도 찾는 답니다. 자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