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super El Nino)
동태평양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이듬해 봄철까지 평상시보다 1.5~2℃ 이상 높은 채로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해수 온난화 현상. 엘니뇨는 같은 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0.5℃ 이상 높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며(학자나 국가에 따라 정의는 약간씩 다르다), 반대로 0.5℃ 이상 낮은 현상을 ‘라니냐’라고 부르는데, 엘니뇨와 라니냐는 번갈아 2∼7년 주기로 나타난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대륙이나 지역별로 집중호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가뭄이 들기도 하며 이상 고온이나 저온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주로 고온다습하고 특히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다.
슈퍼 엘니뇨 시기엔 이런 기상 변화가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는데, 1982~1983년 첫 슈퍼 엘니뇨 당시 페루와 에콰도르에 평소보다 40배 가까운 폭우가 내렸으며, 반면 당시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등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강도가 역대 최강이었다는 두 번째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 1997~1998년에는 1998년 여름 중국 화남 지방에 수개월 동안 비가 쏟아지는 홍수가 발생해 3000명 이상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2023년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부터 엘니뇨로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이 예상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 예수’를 뜻하는 말이다. 해수 온도가 오르면 어획량이 줄어 어업이 불가능한데, 아기 예수가 뜻하지 않은 ‘휴가’를 준 것으로 받아들여 이런 이름이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