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다음 날인 16일 민주당이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3차 장외집회를 개최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담당 판사를 겁박하는 최악의 양형 사유가 계속 쌓여 가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정권 규탄 집회를 판사 겁박이라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7일 “민주당의 이재명 재판 담당 판사 겁박에 강력히 대응하겠다. 당 대표로서 제가 끝까지 앞장서 막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전날엔 “국민이 형사재판 받으면서 판사를 겁박한다면, 중형을 선고하는 양형사유로 고려될 것”이라며 “이재명과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판결에 불복하고 거리로 나서는 모습은 국민적 분노를 키우고, 민주당의 정치적 고립을 자초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상수 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이 ‘민심의 법정에서는 무죄’라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은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부정하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 대표를 향해 “세 살 아이도 이런 생떼는 안 쓴다”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한민수는 한 대표가 ‘판사 겁박’이라고 지적하자 “광화문 일대 장외집회는 이재명의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예정돼 있던 ‘윤석열·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촉구’ 집회”라며 “어떻게 이 장외집회가 판사 겁박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정권 비호 태세로 전환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무논리성 정권 비호를 위해 왜곡할 심산이라면 다시는 국민 눈높이 맞추겠다는 말은 꺼내지도 말라. 국민이 역겨워한다”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논평에 “‘정권 규탄 집회’라 썼다고 해서 ‘판사 겁박’ 의도를 모를 것이라 넘겨짚지 말라. 집회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세 살 아이도 다 알고 있다”며 “‘위증교사 재판’에 압박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되받았다.
다만 야당 내에서도 과도한 장외집회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재판을 앞두고 주말마다 장외집회를 열고,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의 행위가 사법부에 압박으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윤덕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판부는 사실에 근거하고 법리적 판단에 기초해 재판을 진행하리라 생각한다. 외부의 압력이나 외부 분위기 때문에 재판에 (영향이) 있었다면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민주당이 전날 오후 광화문 북측 광장 앞 도로에서 연 장외집회엔 경찰 추산 약 1만5000명이 참석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과 민주당과 4개 야당 등 야권이 함께한 집회엔 경찰 추산 약 2만5000명이 참가했다.
같은 시간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경찰 추산 약 8000명)는 광화문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