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서울 강북구 송중동 민주당 최규식 의원의 후원회 사무실에 검찰 수사관 3명이 들이닥쳤다. 광주 북구 두암동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사무실에도 마찬가지. 수사관들은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근 채 한 시간가량 샅샅이 뒤져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박스에 담았다
소액 후원자는 신상 비공개…후원금 쪼개기 맹점
여 기서 잠시 현행 정치자금법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04년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이 개정을 주도해 일명 오세훈법(정당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안)으로 불리는 정치자금법은 △정당 후원회 금지 △법인과 단체의 정치후원금 기탁 금지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한도 연 1억5000만 원(공직선거가 있는 해에는 예외적으로 3억 원) △30만 원 초과(연간 300만 원) 고액 후원자는 신상 공개 △연간 최대 후원금 2000만 원(의원 1명에겐 최대 500만 원)으로 규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청탁을 목적으로 한 후원금은 30일 이내에 반환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30만 원 이하 소액 후원자는 신상을 밝힐 필요가 없기 때문에, 로비를 하는 단체나 기업은 직원과 가족을 동원해 고액 후원금을 소액으로 쪼개 후원하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의도가 없었다”고 잡아뗄 수 있는 맹점이 있다. 로비를 받는 쪽 역시 “후원자를 파악할 수 없었다”며 ‘청탁 대가성’을 부인할 수 있다
검찰은 청목회 입법 로비 수사에서 10만 원씩 소액으로 나눠 집단 입금한 돈의 성격에 대해 1000만 원 이상은 ‘개인 후원금 합산’이 아니라 법적으로 금지된 ‘단체 후원금’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만약 현금으로 건넸다면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 입법 로비의 ‘청탁 대가성’을 알았다면 30일 내에 반환해야 한다. 검찰이 ‘대가성’에 수사 방점을 찍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로비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청목회가 후원금을 집중적으로 전달한 시기는 2009년 10월. 청원경찰법 개정안이 12월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이다. 청원경찰법 개정안은 국회 행안위에 상정된 지 3개월 만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후원금 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규식 의원은 2009년 7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청원경찰의 후원금 기부 가능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검찰은 이를 ‘대가성 여부’를 인식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실은 11월 7일 해명자료를 내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혹 떼려다 혹을 붙였다. 2009년 11월 권 의원이 청원경찰들이 배우자 명의로 후원금을 입금한 사실을 직원에게서 보고받았고, 이를 반환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 이는 지금까지 의원들이 소액 후원금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왼쪽 문건 참조).
농협 “의원에게 2000만 원 걷어주자” 공문
청 목회와 함께 농협도 조직적으로 국회의원에게 불법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1월 4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농협의 불법 정치후원금에 대한 사건을 건네받아 농협이 국회의원 후원금을 강제적으로 납부하도록 조장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농협 노조는 “후원의 목적이 국회에 계류 중인 농협개혁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로비에 있다”며 “정치후원금 강제 모집 행위에 대해 최원병 회장이 직접 답하라”며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3000만 원 건넬 테니 계좌로 10만 원씩 입금하라”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치후원금 모집을 하려면 선관위로부터 먼저 후원회 지정권자(보통 후원회 사무국장)로 지정받도록 돼 있다. 만약 구당이나 뜸사랑 명의로 후원금을 모집했다면 불법이다. 한 국회의원에게는 1인당 연간 500만 원까지밖에 후원할 수 없는데, 한 의원에게 3000만 원을 후원했다면 그것도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윤종빈 교수는 “국회의원들은 불법 후원금을 받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정치자금 한도를 정한 이유는 투명하게 후원을 하자는 것이다. 소액이라도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ww.donga.com/
첫댓글 2000만원이 뇌물이지 후원금이냐? 후원금이라면 독거노인에게 2000만원 걷어줘봐
세상 정치판 못믿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