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주민들의 해묵은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라는 말을 듣습니다.
군더더기가 붙은 표현이지요.
‘숙원’이란 말이 오래전부터 품어 온 염원이나 소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다시, 많은 시간이 지나다는 뜻으로 쓰이는 ‘해묵다’를 붙여서 표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라고만 해도 충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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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난관에 봉착했다.”는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난관에 봉착했다.”고 해도 충분히 의미 전달이 되거든요.
‘난관’이란 말이 일을 해 나가면서 부딪치는 어려운 고비를 이르기 때문에
‘난관’ 앞에 붙은 ‘어려운’이란 말은 군더더기일 뿐입니다.
무심코 쓰는 말들에 이렇게 필요 없는 군더더기가 붙어 세련된 언어생활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의 목표는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문장의 경우,
한자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같은 뜻의 낱말을 겹쳐 쓰고 있는 것입니다.
‘대동소이’가 “큰 차이 없이 거의 같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 앞에 ‘거의’란 낱말을 붙이는 것 또한 군더더기일 뿐입니다.
“직장인들의 목표는 거의 같다.”라든가,
“직장인들의 목표는 아주 비슷하다.”처럼,
‘대동소이하다’ 대신 ‘거의 같다’, ‘아주 비슷하다’로 바꿔서 표현하면 자연스럽습니다.
어떤 의미를 강조하거나 기존 낱말의 뜻을 보완해 이해를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면,
겹치는 표현은 불룩 나온 뱃살처럼 군더더기일 뿐이니,
건강한 언어생활을 위해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손을 놓은 채 수수방관하다.”는 그냥 “수수방관하다.”로 하면 되고,
“독자 노선의 길을 걷다.”는 “독자 노선을 걷다.”,
“그대로 답습하다”에서는 ‘그대로’를 빼고 “답습하다”로 쓰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어제 배달된 영주시민신문 한 꼭지에서 시의원들의 '5분발언'을 통해
제대로 문제를 짚고 있음을 확인하여 기뻤습니다.
특히 문화예술단체들에게 자부담을 시키는 걸 재고하라는 지적에 크게 공감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