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 마음의 법칙20
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 후광 효과 ]
당신은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촛불 켠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앉았다. 훌륭한 요리, 아름다운 음악, 기분 좋은 대화 모든 게 완벽하다. 물론 금발의 매력적인 여종업원이 당신 남편의 취향에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게 걸리기는 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서부터 남편이 흘끔거리며 그녀를 훔쳐보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런데 여종업원이 실수를 연발했다. 처음에는 주문받은 것을 혼동했고, 와인을 흘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는 레스토랑을 가득 메운 손님들 앞에서 접시를 떨어뜨리는 소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당신은 속으로 혀를 차며 내심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저런 여자가 내 경쟁상대일 리 없어. 남편이 금발을 좋아하지만 저런 실수투성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마침내 종업원이 계산서를 들고 나타났다. 그런데 곁눈질로 훔쳐보니 남편은 그녀에게 상당히 많은 팁을 주는 게 아닌가.
“그건 거의 30%야!” 당신이 퉁명스레 쏘아붙였다. “저런 서비스에 왜 팁을 그리 많이 줘?”“응? 바로 그 서비스 때문에!” 남편이 감동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대답했다. “저 종업원은 아주 훌륭한 서비스를 했어.”
남편이 너무하다 싶으면서도 다들 어느 정도 수긍하리라. 사무실에서, 학교에서, 슈퍼마켓에서, 아무튼 거의 모든 곳에서 우리는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면 눈이 번쩍 뜨인다. 언어적인 표현일 뿐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심리학은 이런 현상을 ‘후광 효과’라고 부른다. 개인의 한 가지 특성이 워낙 강렬한 나머지 다른 측면들을 덮어버려 전체 그림을 완전히 왜곡시키는 현상이다. 주로 매력적인 외모로 빚어지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다른 특성, 예를 들어 특히 공손하다든지, 유명한 어머니의 아들이라는 사실 등으로도 후광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이 그 ‘빛나는 특성’을 특히 중요하게 여길 때 더욱 강렬해진다.
이를테면 하나가 좋아 보이면 다른 모든 게 좋아 보이는 것이다. 거꾸로 하나가 나빠 보이면 다른 모든 게 마음에 안 들어 보인다. 이 여종업원의 경우만 해도 외모가 출중하니까 실수가 잦아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와 고든 올포트는 1차 세계대전 중에 ‘후광 효과’를 밝혀냈다. 연구에 의하면 장교들은 부하 병사가 잘생기고 자세가 바르면 어떤 일이든 훌륭하게 처리해낼 것으로 믿었다.
오늘날 사람들의 평균수입 조사 결과를 보면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15% 가량 더 버는 것으로 확인된다. 과학의 ‘체질량 지수’를 대입해본 결과 과체중일수록 수입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가 작아도 마찬가지였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게 하는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다. 한 그룹은 매력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지원자의 사진이 붙은 이력서를, 다른 그룹은 똑같은 이력서를 받되 덜 매력적인 사진이 붙은 이력서를 보았다. 결과는 더 멋진 사진의 지원자가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광 효과’는 우리의 일상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 될 수 있는 한 합당한 대접을 누리고 싶다면, 항상 이 효과를 떠올려라. 우리는 ‘후광 효과’에 무방비로 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얼마든지 맞대응할 수 있다.
‘후광 효과’는 외모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특성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러니까 평가하는 사람이 그때그때 어떤 특성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주목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사장이 뛰어난 기억력을 특별히 좋아한다면, 적절할 때 당신의 기억력을 과시하자. 그럼 사장은 더 많은 일을 당신에게 믿고 맡길 게 분명하다. 면접관이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청소년 축구팀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라.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두고 ‘아첨’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심리학적 근거가 있는 아첨’이라 부르리라.
*위 글은 폴커 키츠(Voker Kitz)와 마누엘 투쉬(Manuel Tusch)가 저작하고 김희상씨가 옮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 마음의 법칙’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