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대화가 단절된 재수생
Q: 재수 중인 막내딸이 3월부터 방문을 잠그고 가족과 대화도 끊었으며, 밥도 하루 한 끼만 먹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래 미술을 희망했는데 원하는 학교 두 곳 실기에서 낙방한 뒤 실망과 좌절이 큰 것 같아 달래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했지만 전혀 변화가 없고, 편지를 쓰고 상담소도 가봤으나 아이 반응이 없습니다.
저는 전근이 잦아 중학 시절 3년 떨어져 살았고, 아내는 성격이 급하고 집착이 강해 아이들 기준에 맞추려 닥달하는 편이라 그 과정에서 부부싸움도 잦았고 아이들이 상처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중3 이후 다시 함께 살며 저와는 대화가 잘 되었고, “엄마는 말이 너무 많아 힘들고 아빠는 말이 너무 없으니 반반 섞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부하던 책도 버리고 수능 접수도 안 했으며 인강만 신청해 둔 채 문을 잠근 상태라 생활을 알 수 없고, 며칠 전 편두통과 불안증세로 병원에 다녀온 것도 카드결제로 뒤늦게 알게 되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따님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 염려와 혼란스러움이 글 전반에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힘들지 않을 부모가 어디에 있겠어요.
아마도 따님은 지금 큰 좌절과 실망의 늪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 꿈이 꺾였다는 느낌에서 오는 고통이 커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상태로 보입니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아’ 자신의 웅덩이 속에 깊이 숨어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억지로 끌어내리려 하기보다, 지금처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연결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지를 계속 쓰셔도 좋고, 문을 열지 않더라도 문 밖에서 짧게라도 말을 걸어주세요.
“아빠 출근한다.”
“아빠 다녀왔다.”
“딸, 오늘 아빠가 좀 피곤하네.”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단다.”
이런 일상적인 말들이 쌓여서, 아이가 다시 관계로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젠가 네가 그 문을 열고 나올 거라고 아빠는 믿는다”는 믿음과 신뢰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건네주세요. 옆에서 지켜보는 시간이야말로 부모님께 가장 힘든 시간일 겁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수두를 앓거나 병치레를 할 때 부모는 최선을 다해 아이를 낫게 하려고 애쓰지요. 지금도 부모님께서 그러고 계신다고 느껴집니다. 다만 지금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다친 것이기에, 접근 방식이 조금 달라져야 합니다.
조금 힘을 내시고 기다리시면서, 여전히 사랑하는 딸이라는 것을 표현해 주세요. 따님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압박’보다 ‘안정’을 먼저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분이 먼저 힘을 내시고, 인내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와 더 이상 멀어지지 않는 법
1. 사실 기반의 관찰
아이의 의도나 태도를 먼저 추측하기보다, 현재 눈앞에서 확인되는 장면을 ‘사실 언어’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는 평가를 배제한 관찰을 뜻하며, “또 안 했네”, “맨날 그러지”처럼 일반화된 표현은 아이에게 성격 평가로 들려 방어를 키우기 쉽습니다. 따라서 “지금 8시인데 숙제가 시작되지 않았네.”, “내가 말할 때 고개를 돌리고 대답이 없었어.”처럼 시간·행동·반응이 명확한 사실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아이는 ‘혼나는 느낌’보다, 상황을 함께 바라보고 정리하는 감각을 먼저 얻습니다.
2. 공감적 반영 (감정 이름 붙이기)
사실을 제시한 뒤에는 곧바로 해결책이나 훈계로 넘어가기보다, 아이의 반응 뒤에 있는 감정 상태를 짧게 반영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공감은 무조건적 동의가 아니라, “지금 네 마음이 이런 상태일 수 있겠구나”를 언어로 정리해 주는 과정입니다. 예컨대 “지금 끊기 싫은 마음이 크겠구나.” “억울했을 수 있겠다.”처럼 아이의 한 말을 그대로 반영해주면 평갑다 이해받는 자리로 상황을 재인식하게 됩니다. 아이가 감정을 잘 말하지 못할 경우에는 “혹시 화가 난 거야, 아니면 귀찮은 거야?”처럼 추측 후 확인 방식이 방어를 낮추는 데 더 안전합니다.
3. 나-메시지 (부모의 감정 전달)
공감 다음 단계에서 부모의 감정을 전달할 때는,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표현(“너 때문에 화나”)을 피하고 부모의 상태를 보고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아이는 “너 때문에”라는 문장을 듣는 순간, 내용이 무엇이든 공격으로 해석하기 쉬워 방어가 재점화됩니다. 따라서 부모의 걱정되는 감정을 먼저 말하고, 이는 아이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함께 조정하기 위한 정보임을 전달합니다.
이 구조는 부모의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관계 손상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욕구 명료화
감정 뒤에는 욕구가 있습니다.
“내가 아이의 무엇을 위해 이러한 감정이 올라오는지”를 밝히면 대화는 필요의 조율로 전환됩니다. “너가 내일 학교에 못 갈까봐 걱정돼.” “서로 존중하는 말투가 필요해”와 같이 욕구를 말하면 아이는 스스로 문제라는 낙인 대신 지금 함께 조정해야하는 기준이 있다는 메시지를 더 안전하게 받아들입니다.
5. 관계 복구 여지 남기기
현실에서는 언제나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깨졌을 때 관계를 회복하는 한 문장이 중요합니다. “아까 내 말투가 셌어. 다시 말해볼게.” “서로 흥분해서 말이 세졌네.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하자.”처럼 복구 문장이 들어가면 아이는 갈등을 ‘관계의 끝’이 아니라 ‘회복 가능한 과정’으로 학습합니다. 이 경험의 누적이 장기적으로는 훈육의 효과를 지지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가족 행복학 개론 "부모의 '대화습관'이 자녀의 인격을 형성한다“
[상담후기] 공감능력과 도덕성이 떨어진 중등여자의 집단상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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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Mo, K. Y.-h., Cheung, J. P.-y., Tsang, W.-h., Chung, Y. K., & Wong, F. Y. (2025). Nonviolent Communication — A Literature Review. International Journal of Creative Research and Studies, 2(1), 1–12. Nonviolent Communication Training and Empathy in Male Parolees. Journal of Correctional Health Care, 18(1), 8–19. 이민주, 정연진, 강지연, & 나현주 (2019).
비폭력대화 훈련이 간호대학생의 공감, 의사소통, 대인관계에 미치는 효과. 인문사회 21, 10(2), 425–440.
*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행정 및 상담실장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