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볕이 뜨거운 여름에
코로나 이후 첫 서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겨울쯤 다시 오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이른 10월 한글날에
서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진작 올렸어야 했는데 계속 게으름피우다가
딱 올리려던 찰나에 계엄과 탄핵정국이...
탄핵에 온 정신이 팔려있다가
더 늦어지면 안되겠다 싶어
이제서야 가을 서울 여행기를 올려봅니다.
한글날부터 2박 3일을 있었는데
돌아보니 가장 좋았던 때에 갔다 온 것 같아요.
더위는 한 풀 꺾였고 추위는 오기 전이고
가을 하늘은 푸르렀고
계엄도 터지기 전...
원 계획대로 겨울에 갔더라면
밤마다 다만세를 부르다 왔을지도...
그리고
이 때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때였거든요,
덕분에 서울이 한강 작가로 물들어가는 걸
볼 수 있었어요.
'한글날' 주간에 '한강'이 있는 서울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다니...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서울 여행이었어요.
한 가지 아쉬웠던 건
경복궁에서 서촌쪽으로 가는 길에
왠 작은 서점 앞에 방송 취재진이 모여 있었는데
그냥 무심히 지나쳤거든요?
근데 거기가 글쎄
한강 작가의 서점이었더라구요!
맞은 편은 <흑백요리사> 참가자의 가게였구요!
그러니까 거기가
그 당시에 가장 핫한 길이었던건데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거죠...;;
한강 작가의 서점이란 걸 알았다면
사진이라도 찍었을텐데 그게 정말 아쉽습니다ㅠ
(흑백요리사는 안봐서 패스)
이번에도 종로를 중심으로
늘 다니던 곳에 새로운 곳을 조금 더해서
최대한 여유롭게 돌아다니고 왔습니다.
처음 간 곳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었어요.
엥? 하셨죠? ㅎㅎ
사실 남대문 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화장실도 가고 양치도 할 겸 간건데
근처를 지나다닐 때마다 궁금하기도 했구요,
건물도, 화폐도 보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공휴일이라 그런지 어린 학생들이 많아서
정신은 없었습니다;;;;
화폐박물관 쪽으로 간 건
노들섬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동안 서울 여행을 하면서
한강 공원을 즐겨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날도 좋으니 이참에 한강 공원 가서
노을을 보며 맥주나 한 캔 까보자 하고 간건데
무슨 놈의 사람이...사람이...ㄷㄷㄷ
편의점 대기줄이 어마어마해서 맥주는 포기하고
자리도 겨우겨우 잡아서 노을만 보다 왔습니다.
마실 물도 없이 직사광선 때려맞으며 기다렸는데
노을을 보니까 그 시간이 아깝지는 않더군요.
사람들이 왜 많은지도 알겠구요.
사람 안 걸리게 사진찍기가 도저히 불가능해서
그냥 공짜 모델로 잘 써먹었습니다^^
다음 번엔 잘 준비해서 가보려구요.
강, 노을, 기차... 좋더라구요!
서울을 가면 북촌을 한바퀴 도는데
정독도서관 교육박물관에서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 특별전을
하길래 잠깐 들러 구경했습니다.
레고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재현해놨던데 볼 만 하더군요.
내년 7월까지라고 하니
애들 데리고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갑자기 비가 내리길래
픽사 팝업 스토어에서 비를 피하고,
좋아하는 감고당길을 지나
풍문여고 자리에 생긴
서울 공예 박물관을 갔습니다.
풍문여고 건물 안이 궁금해서 간건데
학교의 흔적은 못보고 전시만 보고 나왔어요;;;
맞은 편 열린 송현 녹지 광장에는
예쁜 가을 들꽃이 피었더군요.
여유가 있었다면 들러서 사진 좀 찍었을텐데..
저녁에는 일몰 시간에 맞춰서
낙산공원을 갔습니다.
지난 여름 여기서
노을보며 맥주 마신게 참 좋았거든요.
이번에는 벌레도 없어서 좋았습니다.
노을은 저번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부산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장소는
덕수궁으로 골랐습니다.
오랜만이기도 하고
새로 볼 것들이 있다고 해서 들렀습니다.
이때가 디즈니와의 콜라보가 있던 때였어요.
곳곳에서 디즈니 캐릭터를 볼 수 있었는데
저기 조각상 위에도 미키 마우스가 놀고 있더군요.
늘 찍던 풍경
못참고 또 찍으며 걷다가
새롭게 공개된
'돈덕전'에 도착했습니다.
고종 즉위 40주년으로 지어진
서양식 연회를 여는 건물이었다죠.
주로 전시실로 이용되던데
건물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돈덕전 내부에서는
디즈니 전시가 열리고 있었어요.
한국 전통문화와 디즈니의 콜라보가
재밌더군요.
덕수궁을 나와서는
덕수궁 돌담길도 걸었어요.
조선-근대-현대가 한눈에 들어오죠?
매력적인 길입니다.
덕수궁 돌담길의 끝에
눈길을 끌던 건물이 있던데
이건 뭐하는 건물일까요?
이런데 살면 좋을 것 같네요.
이렇게 코로나 이후
두 번째 서울여행을 마쳤습니다.
너무 관광객 코스죠? ㅎㅎ
옛날에는 안 가본 곳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고 싶었는데
요즘에는 한적하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뭐 특별한 게 없네요.
음식 이야기는 따로 올릴게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왜케 사진을 잘 찍으시죠?? 사진이 다 작품처럼 좋네요
수많은 사진 중에 겨우 몇장 건졌습니다^^
@풀코트프레스 저도 가봤던 동네들이 있는데........이렇게 이쁜 곳이었나 싶었네요ㅎㅎㅍ
@어떤이의 꿈 우리 동네도 남이 올린 사진보면 꽤 예쁘더라구요^^
한강 사진은 흡사 그랑자트 섬의 오후같네요.
아이고 그런 명작을...^^;
저는 언젠가 tv에서 본 포르투갈의 일몰 명소가 생각나더군요. 거기 부럽지않네~^^
덕분에 풍문여고가 옮겨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찾아보니 한 참 됐군요.;;;
원래 외지인이 더 잘알죠^^
그나마 노들섬이 한가했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