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없는 ‘자원을 위한 전쟁’은 이제 사라진다… ‘에너지를 사는 나라’였던 일본이 수출국으로 전환되는 날 / 4월 13일(월) / 프레지던트 온라인
※사진은 이미지입니다 - 写真=iStock.com/karenfoleyphotography
핵융합 발전이 실용화되면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 전 일본 원자력 연구소 연구원 겸 작가인 타카시마 테츠오 씨는 “에너지 절감과 효율화로 살아남아 온 일본의 연장선에 핵융합과 수소를 통해 ‘에너지를 제공하는 국가’로 입장을 바꾸는 미래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글은 타카시마 테츠오의 『핵융합 발전으로 세계는 이렇게 변한다』(PHP 연구소) 중 일부를 재편집한 것입니다.
■ '에너지 지역 격차' 해소 후의 세계
현재 사회 구조는 에너지 지배 구조와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는 제한된 지역에 편중되어 있어, 이를 ‘가지고 있는 국가’와 ‘가지고 있지 않은 국가’ 사이에 큰 격차를 만들어 왔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조차도 채굴 가능한 지역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꿈의 에너지 기술’인 핵융합은 그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료가 되는 중수소는 해수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삼중수소도 리튬으로부터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국가가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전 세계에서 적정 가격으로 거래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평등’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핵융합 발전은 CO2
이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방사성 폐기물도 매우 적고, 원자력과 같은 지정학적·안보상의 문제도 크게 완화됩니다. 이 ‘꿈의 기술’이 실현되는 것은 먼 미래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스타트업 기업 CFS(코먼웰스 퓨전 시스템즈)가 2030년대 초에 핵융합 발전을 통한 송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현실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핵융합으로 ‘에너지에 대한 지역 격차’가 해소된다면,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 본 논문에서는 핵융합이 사회에 구현되어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보편화된 미래를 가정하고,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찰합니다.
■ 20세기 이후, 에너지는 '지배의 도구'로
1. 에너지가 강력한 ‘외교 카드’가 아니게 된다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에너지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었습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우라늄 등 에너지는 정치·경제·군사와 강하게 연결되어 국가를 움직이는 힘 자체였습니다.
특히 20세기 이후 에너지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유한 국가는 강하고, 보유하지 않은 국가는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는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지배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석유 확보가 전쟁의 흐름을 좌우했습니다. 일본이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배경에도 석유를 필요로 하는 사정이 있었으며, 미국의 대일 석유 금수 조치는 전쟁 발발의 큰 촉발제가 되었습니다.
냉전 시기에는 소련이 천연가스 공급을 통해 동유럽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21세기에 들어서도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협상 소재로 삼아 유럽을 견제해 왔습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가스 공급 중단이 현실적인 ‘압력’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는 오랫동안 ‘외교 카드’ 중 하나로 활용되어 국가 간 힘의 관계를 결정해 왔습니다. 에너지를 보유한 국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세계의 불안정을 지속적으로 초래해 왔습니다.
■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는 세계로
국가가 전쟁을 시작할 때, 국민을 설득할 이유가 필요합니다. 그 중 가장 이해하기 쉽고 강력했던 것이 ‘자원 확보’였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국가가 유지될 수 없다’는 논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핵융합이 보편화되고 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되면, 이 이유는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은 사회에서 ‘자원을 위한 전쟁’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워집니다. 전쟁의 대의 자체가 약해지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자립성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에너지는 식량·물·기타 생활 필수품은 물론 통신 등 각종 인프라와 마찬가지로 국민과 국가가 지속될 수 있는 기반입니다.
이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국가가 스스로 판단해 정책을 결정할 자유를 가진다는 뜻입니다. 핵융합은 각국이 ‘에너지 주권’을 되찾게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핵융합이 곧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2030년대 이후에 소형 상업용 원자로가 보급되기 시작한다면, 세계 에너지 지도는 확실히 변할 것입니다.
앞으로 에너지 격차는 ‘자원’이 아니라 ‘과학기술’ 차이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일본처럼 기술력을 쌓아온 국가에게 핵융합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핵융합은 에너지의 역사뿐만 아니라 국제 관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기술입니다.
■ 세계에 대해 주도적인 입장으로
2. 일본이 ‘에너지 수출국’이 된다
일본은 그동안 ‘자원 소국’으로서 국제 사회에서 일정한 제약을 받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국내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거의 없어서 에너지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일본은 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 기술과 고효율 제조 기술을 갈고닦아 기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왔습니다.
핵융합이 실용화되고 일본이 그 분야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확립한다면, 일본이 맡을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핵융합로 자체를 수출하는 것이다.
또는 중요한 부품을 수출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제품과 함께 기술자를 파견할 수도 있고, 현지 인력을 양성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핵융합로에서 만든 에너지를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판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수소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그저 사는 입장’에서 세계에 주도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습니다.
■ 일본이 강점을 가진 정밀 제조 기술과 소재 개발 역량
일본이 이 분야에서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원자력 분야에 대한 경험입니다.
1970년대 이후, 일본은 다수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운용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자로 제조 기술, 운전 노하우, 방사선 관리, 냉각 기술, 재료의 건전성 평가, 사고 대응 등 매우 높은 수준의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왔습니다.
핵융합과 핵분열은 별개의 기술이지만, 트리튬 취급이나 중성자 조사에 견디는 소재 개발 등 공통된 기술 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지식은 핵융합로를 실제 설비로 구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게다가 일본이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정밀 제조 기술과 소재 개발 역량입니다. 핵융합로에서는 초전도 코일에 수십 킬로암페어의 전류를 흘려 미리초 단위로 자기장을 제어하면서 1억도를 초과하는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부품의 치수와 재료 특성에 매우 엄격한 정밀도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분야는 일본의 ‘정교한 제조’가 가장 큰 역량을 발휘하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교토 퓨전니어링은 ITER 계획 등 국제 프로젝트와 협력하면서 트리튬 연료 사이클, 배열열 이용 기술, 중성자 차폐 재료 등 핵융합로 주변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기술들은 특정 방식에 의존하지 않으며 모든 유형의 핵융합로에 필수적인 기술이고, 이미 유럽 및 중동과의 협력도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본이 ‘이론 연구’뿐만 아니라 ‘상업화를 염두에 둔 구현 기술’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핵융합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으로 진입할 때, 일본의 역할이 한 번에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핵융합×수소로 탄생하는 '에너지 수출'
핵융합로가 상용 단계에 들어가면, 일본은 막대한 전력과 1000도 이상의 고온 열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핵융합이 창출하는 가치가 ‘전기’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고온의 열과 전력을 결합하면 다양한 부산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수소 생산입니다.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자동차 연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현재 주류가 되어 생산되는 수소는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하는 ‘그레이 수소’이며, 제조 과정에서 다량의 CO₂를 배출합니다. 한편, 태양광·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그린 수소’는 깨끗하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기 쉬워 대규모·안정적인 공급에는 과제가 있습니다.
핵융합로를 사용하면 고온의 열과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고효율이면서도 청정한 수소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게다가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이 수소를 액화해 전용 탱커로 운반하는 방법은 이미 현실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와사키 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액화 수소 운반선을 개발하는 등 수소 운송 기술에서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소 수출은 단순히 외화를 확보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습니다. 일본이 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에 청정 에너지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에너지 의존을 이용한 외교’와는 반대로 ‘에너지 공급을 통한 신뢰 구축 외교’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일본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ODA(정부개발원조)를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서 발전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석유 위기를 겪으며 에너지 절감과 효율화로 살아남아 왔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핵융합과 수소를 통해 ‘에너지를 제공하는 국가’로 입장을 전환하는 미래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에 있어 역사적인 구조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大義なき「資源のための戦争」はこれでなくなる…「エネルギーを買う国」だった日本が輸出国に転じる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