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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년 전의 지구 방문 3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제천의식을 펼쳐서 하늘의 신명들을 초대하고 하늘과 땅의 화목을 다지려 하지 않겠소?"
“이 제천의식을 통해 하늘의 신명들이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까요?"
"그 대답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오. 제천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당신들의 궁금증이 모두 풀릴 것이오. 아참! 내 이름은 웅이라 하오. 축제를 마치고 그대들과 나눌 이야기가 많을 것 같으니 꼭 다시 만나 제집을 방문해서 우애를 다지도록 합시다."
“네. 웅씨.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희가 고맙지요.",
이런 대화가 오간 후 준비를 모두 마친 제천의식이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악대들의 경건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무희들의 아름다운 춤이 시작될 때 사제로 보이는 사람이 향 화로에다 향분紛)을 손으로 집어서 넣었다. 그때 향기로운 기운의 파장이 주변을 자욱하게 했다.
그때 혼신을 다해 춤을 추는 무희들의 율동은 더욱 고조를 띠고 악대들의 음악도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상서로운 기운이 제단에 감돌기 시작했고 오로라 같은 빛의 기둥이 하늘로 뻗치면서 눈을 의심케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에서 빛을 내는 신명의 무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제단 주변에 도열하기 시작했고 그중에서 으뜸 신명으로 보이는 존재가 맨 중앙에 서서 의식에 참여한 관중들을 둘러보았다. 그 신명의 얼굴에서는 광채가 빛나고 입가에는 사랑이 가득한 미소가 번졌다.
도열한 신명들은 모두 구름을 밟고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었고 어떤 신명들은 날개를 달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나팔을 불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북돋았다.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관중들도 어디서 발생하는 홍인지 어깨를 들썩이고 함께 춤을 추기도 하며 하늘의 신명들과 어울려 축제분위기를 절정으로 몰고 갔다.
그 축제의 열기 속에서 신명들과 인명들은 서로 술잔을 주고받고 하면서 신인조화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누가 인명이고 누가 신명인지 모를 정도로 신인조화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하늘과 땅이 하나 됨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있었다.
신명과 인명들이 함께 술잔을 주고받고 신명과 인명들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거나 합창을 하는 장면이란 상상도 해볼 수 없는 신묘함의 연출이 아닐 수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명의 우두머리는 천황(天皇)이었고 제천의식을 진행하는 우두머리는 지황(地皇)이었다. 천황은 하늘의 지배자요 지황은 본래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 중에서 승리하고 하늘기운으로 다시 태어난 성인이었다. 그 지황이 신천지의 왕이었다.
신명들을 초대하는 제천의식이 끝나고 신인조화의 뒤풀이 축제는 계속 이어졌다. 뒤풀이 축제 때 지황은 천황을 영신각(迎神閣)으로 다시 초대해서 특별한 연회를 베풀었다. 지황과 천황의 특별연회에는 땅의 대신들과 하늘의 대신들이 함께 참여했고 지황과 천황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천지공사 내용들은 모두 기록으로 저장되었다. 기록내용은 종이나 필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그 당시 문명의 힘으로 발명한 신물(物)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6만 년 전 지구의 과거에 존재했던 신물은 살아 있는 영상을 촬영하거나 소리나 말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었다. 지금처럼 전기를 사용하거나 전자적 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특수한 에너지를 이용해서 사람의 말과 소리들 그리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을 생영상 화면으로 저장해서 기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신물이었다.
그 당시 신물은 인간세상과 파장이 다른 신명들의 모습을 생영상으로 담아내는 기술이 발달해 있었다. 생영상 신물 외에도 또 다른 신물들이 그 세상에서 많이 선보이고 있었는데 모두 신인조화의 신천지를 펼쳐 가는데 중요한 도구들이 그러한 신물들의 기능이었다.
영신각에서 지황의 영접을 받은 천황과 천황을 보좌하는 신명들은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연회의 잔치를 즐기고 있었다. 연회의흥을 돋우는 데는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춤과 노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신명의 기운이 작용하는 춤과 노래는 천지기운을 희롱하며 신인조화의 절정을 고조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신명의 기운이 작용하는 춤과 노래가 신명과 인명의 관계를 하나의 용광로에 넣고 하나의 파장으로 용해시키는 작용을 했다.
셔초시와 나는 영신각의 연회에 직접 끼어들지 못하고 멀리서만 그 장면을 관람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영신각의 신인대연을 지켜보는 관람객의 인파는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많았다. 지황과 천황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은 밖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 들을 수 있었다. 대화의 내용이 신물의 확성장치를 통해 들려오기 때문이었다. 연회의 신명나는 춤과 노래가 이어가는 중에도 천황과 지황은 서로 덕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대화를 이어갔고 신인대화의 내용이 신천지 질서를 펼쳐가는 토대가 되었다.
지황과 천황은 땅에서 신천지 개막에 대한 서로의 공로를 치하하는 덕담을 침이 마르도록 많이 주고받았다.
신물의 확성장치를 통해 지황이 하늘의 신명들에게 감사함을 전달하는 내용도 들려오고, 천황이 땅에서 살아가는 인명들에게 노고를 치하하는 내용도 들려왔다.
"하늘 신명들의 보호하심으로 땅의 인명들이 큰 축복을 누리고 이 땅의 문물이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모두 천황께서 베풀어 주신 크신 은덕임을 땅의 인명들이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늘의 크신 가호를 많이 베풀어 주십시오."
지황이 천황에게 건네는 감사의 말이었다.
천황도 지황에게 치하를 잊지 않았다.
"땅이 없으면 하늘이 없으니 지금보다 하늘의 영화로움이 크게 융성했던 시절이 어디 있었으리오. 모두 지황의 지혜로움과 크신 덕이 땅의 인명들을 바르게 인도하여 이루어지는 영광이니 하늘이 어찌 땅의 공로를 모르리오.”
이때 하늘의 보좌신명들이 일제히 천황의 말을 받아 합창하는 소리가 들렸다.
"천황님의 땅에 대한 치하는 지당한 하교이십니다. 저희들도 땅의 인명들에게 입을 모아 감사의 말들을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천세만세 지황님의 권좌가 이어지기를 축원하는 바입니다.”
땅의 보좌인명들도 하늘 보좌신명들의 합창을 받아 이렇게 화답했다.
"땅의 융성함은 인명들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고 오로지 하늘 신명들의 한결같은 협조와 보살핌으로 이루어진 결실이니 신인조화의 아름다운 미덕을 어디에서 더 찾을 수 있으리오."
이어서 하늘 보좌신명들과 땅의 보좌인명들이 일제히 합창으로 외쳤다.
"천황지황 천세만세! 신인조화 천세만세!"
그리고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영신각 멀리까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영신각 밖에서 이를 구경하던 구름 떼 같은 인명의 무리들은 너나없이 환한 얼굴이 되어 만면에 웃음을 가득 지었다.
영신각의 신인대담을 지켜본 후 셔초시와 나는 자리를 뜨면서 웅을 찾았다. 어렵지 않게 웅을 만났을 때 그도 두리번거리며 우리를 찾는 표정이었다.
우리를 먼저 발견한 웅이 손을 번쩍 든 채로 외쳤다.
“여기요! 여기요! 미래 양반들, 여기요! 여기요!"
우리가 목소리 나는 쪽을 향하여 몸을 돌리자 얼굴빛이 자체발광하는 웅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웅이 우리 쪽을 향해 잽싸게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미래양반들을 찾고 있었는데 두 분도 나를 찾았나 보구려?"
“그렇습니다. 저희도 웅씨를 찾던 중입니다. 저희를 일부러 만나려고 찾아 주셨다니 그 친절함에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올시다! 아니올시다! 오히려 이쪽이 두 미래양반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에 이렇게 맞닥뜨렸으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아무튼 서로 간에 나눌 이야기가 많을 터이니 어서제 집으로 가서 편안한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웅의 말투는 차분하고 정감이 넘쳤다. 우리의 허락과는 상관없이 웅은 앞장서서 우리를 따라오게 했고, 영신각 뜰을 걸어 나와 길가로 나오니 마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흑마가 끄는 마차였고 갖가지 보석으로 치장된 마차는 첫눈에도 매우 호화롭게 보였다. 웅과 우리는 함께 마차에 올랐고 마차의 의자는 안락의자처럼 푹신하고 편안했다. 앞에서 말을 모는 마부는 청의를 입고 있었다. 마차는 잘 닦여진 길을 천천히 달렸고 마차의 밖으로 6만년 전 지구의 신천지 모습들이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차가 가로질러 달려가는 길가에는 풍요로운 들판의 모습들이 보이고 군데군데 산비탈에 지어진 집들은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맑고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둥둥 떠가고 가끔씩 하늘을 날아가는 신물 비행체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곤 했다. 6만 년 전의 지구에 하늘로 날아다니는 비행체가 존재했다니 믿어지지 않는 사실이었다. 아니 오히려 현실의 지구보다 더 기능이 뛰어난 신물 비행체들이 과거의 신천지 하늘을 날며 신인조화 문명시대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웅은 마차를 타고 가면서 어디론가 통신을 주고받으며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부탁을 하기도 했다. 웅의 손가락에 반지처럼 보이는 신물이 채워져 있는데 그 신물이 통신을 주고받는 장치인 것 같았다.
웅의 손가락에 채워진 신물에서는 신호 같은 불빛이 반짝거리고 그 신물을 향해 웅이 상대방을 호출하자 저쪽에서 "여보세요?" 하는 대답이 들려왔다.
“응, 나요!"
웅이 상대방에게 전하는 답변이었다.
"네, 웅! 무슨 일이신가요?"
상대방의 음성은 목소리가 고운 여성의 목소리였다.
아마 웅의 아내가 통신을 주고받는 상대의 주인인 것 같았다. “나, 지금 귀한 손님들을 모시고 집으로 가는 중이오. 손님 맞을 준비를 잘해 주시오."
"그래요. 웅, 손님 모시고 조심해서 오세요. 준비 잘하고 있을게요."상대 여성은 상냥하게 대답했다.
마차가 잘 닦여진 길을 한 시간 정도 달려가자 웅의 집이 나타났다. 잘 가꾸어진 풀밭의 수풀 속에 성처럼 지어진 집이었다. 띄엄띄엄 지어져 있는 다른 집들도 수풀 속에서 가끔씩 눈에 들어왔다. 모두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이었다.
마차에서 내려 웅의 집 안으로 들어가자 넓고 잘 가꾸어진 정원이 나타나고 그림처럼 지어져 있는 대저택의 성에는 많은 방들이 딸려 있었다. 웅의 뒤를 따라 마당으로 들어서자 곱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마중나와서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우리를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귀한 손님들이 저희 집을 찾아 주셔서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정성을 다해 모실 테니 부디 편히 쉬었다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중에서 가장 화사한 옷차림과 고운 모습을 한 여성이 우리들 앞에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제가 바로 웅씨의 아내 자련입니다.”
이어서 자신을 소개까지 했다.
우리들도 웅의 아내에게 "불청객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폐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하고 정중한 인사를 하며 나와 셔초시는 각자의 이름을 소개했다.
대저택의 거실로 들어가니 풍요한 문화혜택을 누리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땅에서 이동하는 교통수단은 아직 마차를 이용할 정도이지만 첨단문명이라고 하는 현실세계에서도 누릴 수 없는 문화적 산물들이 대저택의 실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용도들이 무언지 아직 감을 잡을 수는 없지만, 무언가 첨단과학의 힘이 작용된 기능의 물건들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는 정황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웅의 아내 자련의 안내를 받으며 거실의 자리에 앉자 시종들이 밥상처럼 보이는 탁자를 들고 와 우리들 앞에 펼쳤다. 웅과 자련도 우리를 마주보며 함께 탁자 앞에 둘러앉았다.
이윽고 시종들이 무언가 음식이 담긴 그릇들을 들고 와 탁자 위에 놓기 시작했는데 그때마다 밥상의 탁자에서 음성신호가 들렸다.
"안전한 음식입니다. 이 음식은 무엇 무엇입니다."
음식을 담은 그릇을 올려놓을 때마다 멘트가 흘러나왔다.
그러한 의미를 알지 못해 궁금해 하고 있는데 웅이 이런 설명을 들려주었다.
"우리들 세상에서는 아무 음식이나 입에 대지 않고 먹을 음식과 먹지 못할 음식을 구분해서 먹습니다. 이 밥상은 그릇에 담긴 음식의 성분을 분석하는 센서가 작동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이 담긴 그릇을 올려놓을 때마다 안전한 음식이란 것과 음식 성분을 들려주어 안전한 식생활을 돕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밥상에는 안전하지 못한 음식이 올라올 수 없으니 두 미래양반께서는 안심하고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웅의 설명을 듣고 나니 밥상에 올린 음식에 대해서 무엇을 먹을지 말지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어떤 음식은 떡이나 과자 같기도 하고 어떤 음식은 나물이나 과일 같기도 했다.
이것저것 집어서 맛보니 고소하고 향기롭고 달콤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셔초시는 본래 샤르별에서 우스시어나 규시아 향료수 외에 다른 음식을 입에 대본 적이 없지만 웅의 밥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맛있게 잘 먹었다.
나와 셔쵸시는 가상공간에서 몸의 구조까지 6만 년 전 지구에서 살던 모습으로 변해 있기 때문에 과거의 음식을 먹는다고 탈이 생기거나 거북하게 느껴질 이유가 없었다.
셔초시는 밥상에 올린 음식들을 이것저것 집어서 입으로 가져가며 이렇게 말했다.
“떡이 맛있어요. 과자가 맛있어요. 술맛이 좋아요."
나 역시도 밥상의 어떤 음식 하나라도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시종들이 밥상 옆에서 술시중을 들어주었는데 특히 아름다운 의상을 갖춰 입은 여성들이 섬섬옥수 고운 손으로 따라 주는 술맛은 더욱 일품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벌써 몇 잔째 술잔을 비우고 있었다.
웅과 웅의 아내 자련도 술잔을 자주 비우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세상에서는 남에게 술잔을 권하는 습관이 없었고 각자가 자기의 주량대로 자작술을 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술시중을 하는 시종들은 술잔을 내밀면 따라 주고 그렇지 않으면 따라 주지 않았다.
술시중을 하는 시종도 누구의 권주가 없어도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며 함께 취해 갔다. 시종들이라고는 하지만 주인에게 굽신거리거나 어려워하는 빛이 없었고 그냥 가족처럼 자유스럽게 행동하면서 주어진 일에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들이 밥상에 둘러앉아서 입에 맞는 음식을 먹어가며 각자의 주량만큼 자작술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지 모르게 잔잔한 음악이 분위기를 북돋우며 흘러나왔다. 거실 벽의 신물에서 깜박깜박 불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는데 음악의 출처가 그 신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 좋은 음악을 들으며 서서히 술기운에 취해 가고 있을 때 술을 따르던 여성시종이 이렇게 말했다.
"노래를 불러 드릴까요? 춤을 춰 드릴까요?"
여성시종의 제안을 듣고 내가 말했다.
“노래도 듣고 싶고 춤도 보고 싶소.”
그때 여성시종이 누군가를 불렀다.
"청랑! 청랑?"
여성시종이 이름을 부르자 한 남성이 방 안에서 걸어 나오며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청랑, 여기 있소. 무슨 부탁을 들어 드릴까요? 소리낭자!"
여성시종의 이름이 소리였다.
“손님들이 노래를 듣고 싶어 해요. 이 소리가 춤출 테니 청랑이 노래를 불러 줘요."
소리의 부탁을 듣고 청랑이 말했다.
“좋소! 청랑은 노래할 테니 소리는 춤을 추시오."
이윽고 청랑의 구성진 노래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지고 소리의 간드러진 몸매로 천상무 춤이 시작됐다. 그 춤과 노래 소리에 맞춰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소리신물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춤과 노래와 음악이 완전 조화를 이루며 술기운으로 좋은 기분을 더욱 흥이 나게 만들었다.
드디어 셔초시와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몸 속에서 일어나는 신명의 기운을 견디지 못해 기운이 움직이는 대로 춤을 추었다. 청랑의 구성진 노랫소리는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소리의 춤사위는 혼절의 찰나처럼 고조되고 고조되었다. 웅과 자련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판에 어울렸다.
셔초시와 나는 이미 우주광장 축제장에서 춤동작을 서로 몸에 맞췄던 경험이 있어서 한 쌍의 원앙처럼 춤사위가 잘 맞았다.
그때 시종 한 사람이 영상신물을 가져와서 춤판이 벌어진 장면들을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
춤판이 끝난 후 영상신물에 담긴 내용을 공간화면에 비춰서 보여 주었다. 공간화면에는 조금전 영상신물이 촬영한 내용을 보여 주고 있었는데 공간화면에 나타난 모습은 살아 있는 그대로를 보는 듯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신물의 영상 속에 낯선 모습들도 보였다. 신명들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들이었다.
신물영상에 나타난 신명들의 모습을 보면서 웅이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인명들이 흥겹게 노는 장소에는 항상 신명들이 함께 어울리며 신명을 돋운다오. 인명들은 무엇이나 신명의 기운이 동해야 제대로 놀 수 있다오.”
영상신물에는 이미 촬영되었거나 옮겨 실은 다른 영상물 자료들도 많이 저장되어 있었다. 웅은 영상신물에 저장된 다른 영상물들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화면에 비춰 주었다. 웅의 설명대로 인명이 활동하는 장소에는 반드시 신명의 활동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으로 미래의 지구에 다가올 신천지도 인간의 힘만으로 불가능한 일들이 신인조화의 이치에 의해서 풀릴 것이란 암시적 교훈을 그때 얻을 수 있었다.
공간화면에 나타난 신물의 영상물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니 6만 년 전 지구에서 벌어졌던 삶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영상물속에는 인명들이 활동하는 모습만 담겨져 있지 않고 신명들이 인명들과 더불어 세상사를 도모하는 모습까지 생생한 모습으로 담겨져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8 - 4차원의 현상과 초월적인 삶의 세계 3
첫댓글 감사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
이렇게 찬란했던 문명이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렸으니
그러나 또 다른 문명이 다가오고 있으니 한번 살아볼만 하네요
네 원시반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