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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 중순, 서울에서 춘천 오는 도중 최국용 사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4월 15일 출발하는 에베레스트 코스가 괜찮으니 같이 가자는 거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이번 촐라-칼라파타르 여정이다. 네팔은 이번이 두 번째다. 2 년 전 다녀온 랑탕에 비하면 일정도 길고 고도도 높다. 고생 되겠지만 웅크릴 일은 아니다. 남의 팀에 끼어가는 거지만 개의치 않고 떠난다.
루클라에서 남체까지 접근한 다음, 남체에서 하루 쉬고 다시 교쿄, 촐라패스를 거쳐, 고락셉까지 진출, 칼라파타르를 등정한 후 붉은 색 코스를 따라 남체, 루클라로 내려오는 여정이다. 보통은 사나사 갈림길에서 붉은색 코스를 따라 페리체, 고락셉까지 간 다음 칼라파타르나 EBC 등정을 마치고 같은 길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
산상 1 일차, 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로 루클라(2,840)에 도착하니 숨이 좀 가쁘다. 잠시 쉬었다가 출발한다. 이런 저런 볼거리가 많다. 내려가는 길이라 호흡도 바로 안정된다. 이국 풍경에 적응하면서 걷다보면 어느새 첫 숙박지 팍딩(2,610)에 도착한다. 4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낯선 대원들 몇이 어울려 소주잔으로 얼굴을 튼다.
▲ 카투만두 국내선 비행장, 경비행기로 루클라까지 간다 - 루클라 비행장은 활주로가 경사져 있어 착륙하자마자 자동으로 멈춘다
▲ 루클라에서 호흡조절을 충분히 한 후 트레킹 출발
▲ 소원을 빌고 안전을 기원하는 Lungdar 와 Tharchog - 장대깃발이 룽다, 만국기 모양이 타르초
▲ Hillary School 이란다 - 숲에 둘러싸여 삼각형을 이룬 초록지붕들
▲ 아주 큰 마니차(주문을 새긴 회전하는 통)와 마니석(경전을 새긴 돌)
▲ 이 놈들도 우리 일행 - 무거운 우리 카고 백에다가 제 먹을 건초까지 지고 간다
▲ 지금이 한창 농사철인 모양이다
▲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모셔놓은 곳 같다
▲ 마니석이든 마니차든 또는 초르텐(스투파)이든 모두 시계방향으로 돌며 지나가는 거란다
▲ 거대한 마니석 군(群)
▲ 텅 빈 길이 보기 좋다
▲ 어느덧 첫 날 트레킹 종료 - Phakding(2,610) 마을
▲ 둘이 앉은 자리에 하나 둘 모여든다 - 우측은 부산에서 왔다는 젊은 치과의사
산상 2 일차다. 첫 날처럼 평범한 길이지만 마지막엔 한꺼번에 800 M 이상 고도를 올린다. 한국에서 달고 간 감기로 체온 떨어지는 게 싫어 언덕길에서 쉬지 않고 진행하다 본대와 헤어진다. 뒤늦게 알고 합류하느라 오히려 땀을 더 흘린다. 결국 그게 문제가 된다. 남체에 머무는 동안 설사 증세가 좀 있었는데 그것도 일종의 고산병이란다.
▲ 산상 2 일차 - 전원이 모여 체조하고 출발
▲ 발 씻는 어린이
▲ 밭 사이로 난 운치있는 길
▲ 국용 군
▲ 우리 자라던 시절 모습 - 빈 수건을 빨고 있는 어린이
▲ 한 가족이라면 2 夫 1 妻 (?)
▲ 점심 먹은 Monju Guesthouse
▲ Sagarmatha National Park 사무실 - 인원체크를 한 곳
▲ 국립공원 경계를 지나면서 고도를 낮춰 계곡까지 떨어진다
▲ 강바닥 너덜도 제법 오래 걷는다
▲ 이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고도를 높인다
▲ 계곡에서 한 참 올라온 곳
▲ 본대와 헤어져 혼자 걷던 길 - 나중에 들으니 야크들이 짐지고 다니는 길이란다
▲ 남체바자르(Namche Bazar) (3,440)
남체에선 이틀을 잔다. 고소용 모자나 개스를 파는 시장도 있고 핸드폰도 터진다. 남체 둘째 날은 고소적응을 위해 샹보체 비행장을 지나 에베레스트뷰 호텔까지 3 백여 미터 고도를 올렸다 내려온다. 처음으로 아마다블람, 로체, 에베레스트를 보고 감탄한다. 에베레스트 루트에 든 것을 실감해본 멋진 날이다
샹보체는 경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곳이다. 다음 날 좀 편하게 걸으려면 아예 사나사 갈림길 앞 강주마까지 가서 일박하기도 한다는데 그럴 경우 다음 날 에베레스트 하이웨이 걷는 재미는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남체로 되돌아와서 다음날 하이웨이와 사나사 갈림길을 거쳐 포르체텡가까지 장거리 일정을 진행한다.
▲ 고소적응 샹보체 루트와 에베레스트 하이웨이에서 볼 수 있는 아마다블람, 로체, 에베레스트
▲ 고소적응차 샹보체 오르는 길
▲ 샹보체 오르며 내려다 본 다음 날 가야할 Everest Highway 초입
▲ 샹보체 오르며 바라본 Mt.Kongde (6,200) - 지근거리에서는 처음 보게되는 눈 덮인 높은 산
▲ 샹보체 활주로에서 이륙중인 경비행기
▲ 처음으로 바라본 Ama Dablam(우측), Lhotse(중앙), Everest(로체 옆 아주 작은 구름굴뚝 봉우리)
▲ 조금 당겨본 연봉 들 - 아래는 스마트폰 솜씨
▲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서 (꾸마르라는 현지 가이드가 찍어주었다)
▲ 텅 빈 길에 홀로 서 본다
▲ 에베레스트뷰 호텔 오르는 중에
▲ 막상 에베레스트뷰 호텔에선 안개 때문에 차 한 잔씩만 하고 내려간다
▲ 샹보체 비행장 상부로 돌아 내려간다
▲ 작은 사원 같은 곳 - 깃발에 씌여있는 작은 경전 글이 바람타고 널리 퍼진다
▲ 오스트리아에서 왔단다
▲ 울퉁불퉁 땅을 내려다보고 걷는 국용 군
▲ 하산길에 내려다본 Namche Bazar
오늘은(산상 4 일차) 포르체텡가로 떠난다. 남체 마을을 벗어나자 에베레스트 하이웨이가 시원하게 뻗어있다. 어제 보았던 연봉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사람과 야크들이 어울린 하이웨이가 멀리 연봉들을 배경으로 장관을 이룬다. 사나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튼 길도 완만한 오름길이어서 걷기 좋다. Mong La(pass/4,150)를 넘어 포르체텡가까지 간다.
▲ Everest Highway 초입
▲ 최초의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를 기리는 초르텐(스투파)과 아마다블람, 로체, 에베레스트
▲ Lodge 짐을 나르는 이들 - 길만 보고 걸으니 산들이 서운타 하겠지만 내 보기엔 좋다
▲ 포터 일행과 Yak 들
▲ Ama 는 딸을 안고있는 어머니의 팔(양쪽 능선), Dablam 은 세르파 여성들 목에 거는 장식(봉우리 아래 튀어나온 보석같은 빙하)이라는 의미란다
▲ Sanasa 갈림길 가기 전 캉주마 롯지 근처에서 쉬고있는 트래커들
▲ 사나사 갈림길 - 이곳에서 북쪽 Gokyo 방향으로 간다
▲ 손스침(Guard Fence)이 설치된 유일한 길
▲ 몽라 패스로 가는 길
▲ 뭉쳐서 걷고있는 후미 대원들
▲ 야크가 뜯어 먹어 겨우 피어난 붓꽃 들
▲ 몽라 패스(4,150) - 이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 포르체텡가로 내려가는 길
▲ 포르체텡가의 River Lodge (3,810) - 커피 끓이는 국용 군
산상 5 일차. 간밤에 눈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모두들 들뜬다. 랄리구라스 붉은 꽃잎에 흰 눈이 내려 앉았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다. 출발하자마자 진눈개비가 내려 엉망이 된다. 어수선한 중에 그래도 돌레 롯지에서의 김상기 선생 향피리 소리가 마음을 달래준다. 오후엔 바람마저 불어 마체르모까지 가느라 모두들 고생한다.
▲ 포르체텡가에서 마체르모를 거쳐 고쿄로 이어지는 길 - 이틀간 걷는 길이다
▲ 포르체텡가의 아침 - 간밤에 눈이 내렸다
▲ 산 사나이 - 가보고 싶은 산에 와서 눈까지 내리니 좋은 기분을 감추지 못한다
▲ 랄리구라스(네팔 국화)와 흰 눈이 어우러진 멋진 곳으로 나서 보지만
▲ 진눈개비가 내려 이내 배낭커버를 씌운다
▲ 사면이 까마득해 아찔하다 - 가이드와 대원들 사이로 토사가 슬라이딩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 일행 중 누가 에베레스트 꿩이라 하던데.......
▲ 올라갈수록 기상이 나빠진다
▲ 한 줄 짜리 타르초가 궂은 날씨에 먼 길 나선 우리 일행들에게 행운을 빌어준다
▲ 돌레(4,200) 마을의 예티인(Yetiinn) 롯지 - 이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 Hillary 경과 세르파 Tenzing Norgay 가 쓰던 물건이란다
▲ 향피리를 불고있는 최고령(67) 김상기 선생 - 옆은 트레킹에 끼고 싶어 San Diego 에서 홀로 날아온 62 세 청춘
▲ 샹보체에서도 비슷한 걸 본 적 있는데......
▲ 점심 먹었으니 힘을 내 다시 출발
▲ 모처럼 꽃이 보여 숨가쁜 것 무릅쓰고 쭈구리고 앉아 찍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 힘들게 여기까지 온다 - 돌탑이 있으니 마을이 가깝다는 얘기
▲ 마체르모(4,470) 의 롯지 들
산상 6 일차, 아침부터 헬기 소리가 요란하다. 누군가 고산증세로 위험한 모양이다. 카트만두까지 8,000 USD, 사비로 가야 한단다. 그건 그렇고 세상은 온통 눈 천지다. 어제와는 비교도 안된다. 처음 보는 설경에 말을 잃더니 연이어 나오는 멋진 장면엔 탄성이 터져 나온다. 가이드 말로는 드문 일이고 운이 아주 좋은 거란다.
▲ Machhermo 의 아침 - 어제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다
▲ 처음부터 고도를 높이는 대원들
▲ 언덕을 한 참 치고 오르자 별천지가 펼쳐진다
▲ 눈이 확 떠지는 느낌이다
▲ 갈라진 하늘 사이로 볕이 조금 내려와 앉는다
▲ 후미는 늘 뭉쳐 다닌다
▲ 앞서가는 유럽 트레커들이 깨알만하다
▲ 호수 옆 너덜지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피곤이 몰려온다
▲ 휴식중인 대원들 - 왼쪽 사진 뒤는 유럽인들
▲ 드디어 세 번째 호수를 끼고있는 Gokyo(4,790) 도착
산상 7 일차, 아침부터 엉망이 된다. 고쿄리(5,357) 전망대 오르는 일은 일기가 나빠 취소된다. 이제까지 함께해 온 부부가 고산증세로 하산한다. 오전 내내 식당에서 빈둥대다 이른 점심을 먹고 빙하지대를 횡단하여 드락낙까지 간다. 이번 트레킹의 분수령이 될 촐라패스를 눈앞에 둬서인지 모두들 술 한 잔 마시지 않고 일찍 잠든다.
▲ 이틀에 걸쳐 빙하지대를 가로지르고 촐라 패스를 넘어 종글라까지 가는 코스
▲ blank 된 오전 시간, Lodge 식당에서 잠들어 있는 대원들
▲ 떠나면서 바라본 Gokyo 와 Gokyo-Ri(5,357)
▲ 빙하지대로 내려간다
▲ 땅속에서 아귀가 튀어나와 입을 벌린 것 같다
▲ 대낮 온도가 올라가면 낙석 위험이 커진단다
▲ 무사히 빙하를 가로지르고 나서 - 여전히 자세 좋은 국용 군
▲ 용돈 모일 때까지 이곳에서 일한다는 젊은 독일인 커플이 운영하는 드락낙(4,700)의 촐라 롯지
▲ 곳곳에서 Yak 가 눈에 띈다
▲ 롯지 맞은 편 무명 봉위리의 일몰
▲ 달은 밝고, 롯지의 밤은 깊어가고.....
--------- 에베레스트 (2) 로 이어집니다 ----------
첫댓글 말로만 듣던 에베레스트네요...설경이 장관입니다.
좋은 사진과 상세한 설명에 감사드리며~~부러버요 ^^ 늘 무탈산행 하시길 기원합니다 .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이 참 어렵네요.그런 날이 오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