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독서실 휴무를 틈타 푹 쉬었다.
할아버지께 6.25 이야기를 들었고
집으로 오는 길엔 홀로 밀정을 봤다.
광고를 보면서 영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옆에 앉은 여자 삼인의 이야기가 들렸다.
"젊은 애들 보니까 나도 젊어지고 싶다. 20대로 돌아가면 정말 열정적으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나.
수험이라는 길을 선택했고 이 역시 열정적으로 보낸다면 후에
"열정적인 20대를 보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 일, 취미생활 이런 것에만 20대의 열정을 부여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밀정에서 김원봉 역의 이병헌 대사가 기억난다. 대충 이랬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나조차 믿지 못한다. 나는 내가 하는 일만 믿을 뿐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나는 늘 바뀐다. 합격에 대한 자신감과 불안감 그 사이에서
마구 뒤섞이며 혼란에 익숙해진다. 나뿐만 아니라 내게 일상같은 사람들조차 매일매일이 다르다.
이런 달라짐은 수험에 독이라는 생각을 했고
이병헌의 말처럼.. 나는 내가 하는 일. 그러니까 내가 하루하루 해 나가는 공부만 믿어야 겠다.
신용한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너무 공감이 가는 말이 있다.
출근 시간은 늘 8시30분 가량부터 9시까지가 제일 붐벼서 선생님은 그 이전 시간을 이용하신다.
수험도 마찬가지. 너무나 일반적인 수험생은 그냥 떨어지는 시험이다.
나도 잘 안다. 생각보다 어려운 거지.
나 이만큼 힘들어 남들도 지금 그럴 거야. 그러니까 나는 좀 더 하자. 지금.
이런 생각의 습관화.
공휴일이나 주말에 독서실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는
먹자 골목을 지난다.
노상에서 술을 마시며 즐겁게 보이는 사람들을
나는 군 시절 경계를 서며 바라보던 민간인처럼 보인다.
나에게도 민간인일 때의 감성이 있었다. 아주 어제처럼 기억나는 그 흥분감.
한 달에 한 번 친구와 밖에서 맥주를 마신다고 해도.
그날만 아주 잘 차려입고 머리를 만져서 어떤 멋진 대학생 또는 직장인의 일상적인 주말의 밤같이 하고 나가도.
흥분감은 없다.
하루빨리 합격하자.
흥분의 에너지에 맘껏 취하리라.
첫댓글 목표님 글은 뭔가 집중하게 만드네요~ 어제도 수고하셧고 오늘도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가시길 바랄게요~!
네 감사합니당 ㅜ 마니님 체력 파팅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