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미라 동굴벽화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그려진 시기는 1만 7천 년(18500-14000년 전 쯤) 전이다. 숯, 황토, 적철광 등의 자연 안료로 검정, 빨강, 노랑, 흰색 등을 나타냈다. 덧칠을 하면서 여러 번 손을 보았고, 명암법도 적용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알타미라 벽화 중에는 천정에 그린 그림이 제일 유명하다.
동굴 속의 아주 깊은 곳에,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곳에 그려져 있다. 매우 어두워서 감상을 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인간을 위하여 심미적 목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근거이다.
일차적인 목적은 공동체의 생존을 위하여 주술적으로 그렸다. 주술은 현재를 표현하기 보다는 희망을 담기 마련이다. 앞으로 잘 되도록 해주십사며, 염원을 나타낸다.
하우저(Hauser)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 것은 타당하다고 보인다. “구석기 시대의 사냥꾼 예술가는 그 그림을 통해 실물 자체를 소유한다고 믿었고, 그림을 그림으로써 그려진 사물을 지배하는 힘을 얻는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림 속의 짐승을 죽이면 실제의 짐승도 죽게 마련이라고 믿었다.
(백인이 아프리카에 가서 흑인을 사진찍으려면 흑인이 한사코 거부했다. 사진 속의 인물로 자신의 영혼이 빠져나간다면서---)
예술의 출발은 이와 같이 구석기인들의 생존을 위한 공동체 의식의 형성, 집단적인 사냥 기술의 습득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 인간의 모습은 잘 안 그렸을까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의 특징 중의 하나는 그림에 그들 자신의 모습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오긴 하지만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들소는 뿔이나 발굽, 갈기털 등을 정성을 다해 상당히 상세하게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기 자신들은 윤곽만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성의 없이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왜 그랬을까?
사냥은 인간의 사냥기술로 큰 동물을 사냥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동물이 우리를 위해서 잡혀준다는 생각을 하였으리라고 본다. 아직은 인간 중심의 사고보다는, 인간보다는 사냥감인 동물을 지배하는 것은 더 높은 어떤 존재가 있고, 인간은 더 높은 어떤 존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고를 하였으리라고 본다.
구석기 동굴 벽화를 주술적으로 설명하는 이유이다.
그림 2는 동굴 면이 튀어나온 부분을 이용하여 동물을 입체감을 느끼도록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