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 을 읽었다. 말로만 들었지만 읽을 기회가 없던 명작이었기에 기대가 컸다. 은하철도999는 일본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만든 대표적인 SF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이다. 38년생인 그가 30대였던 1977년부터 만화로 연재되었으며, 이후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으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남주 호시노 테츠로(한국명 철이)는 기계 인간에게 어머니를 잃은 뒤, 신비로운 여주 메텔과 함께 우주열차 '은하철도 999호'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목적은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에서 무료로 기계 몸을 얻는 것이지만, 여러 행성을 거치며 인간의 삶과 행복, 죽음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우주 모험을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한 SF가 아니라 인간성과 생명의 가치를 다루고 각 행성마다 다른 사회와 문화를 보여주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메텔과 철이의 관계, 그리고 결말은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2
어린왕자와 비슷한 구도다. 살고 있는 행성을 떠라 여러 행성을 거쳐 지구에 이르르는 과정에서 만난 행성별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어린 왕자에 비해 나중에 발표되었고 소설이 아닌 만화로 표현되었으며 훨씬 규모가 크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쓴 대표적인 소설인 어린왕자는 1943년 4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영어판과 프랑스어판이 함께 처음 출간되었지만 은하철도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연재되었다. 소설에서 비행기 조종사인 화자는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양 한 마리를 그려 달라"고 부탁하는 신비한 소년이자 남주,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행성이 소개된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아주 작은 별(B-612)에서 왔다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별에는 사랑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미가 있었으며, 장미를 떠난 뒤 여러 행성을 여행하며 다양한 어른들을 만난다.
권력만 추구하는 왕, 칭찬만 원하는 허영쟁이, 돈만 세는 사업가, 규칙만 반복하는 점등인, 현실보다 책만 믿는 지리학자 - 이들을 통해 어른들의 모순된 모습을 보게 되고 마침내 지구에 도착한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나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와 사랑, 책임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떠나온 장미가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인 이유를 깨닫으면서 결국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과 장미에게 돌아가기 위해 뱀의 도움을 받아 육체를 떠나고, 조종사는 그와의 만남을 평생 잊지 못한 채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은하철도에서도 어머니를 대체한 거의 전지전능한 여주가 남주와 여러 행성을 은하철도로 여행하면서 다양한 내용을 통해 비슷한 메시지를 전한다.
어린왕자의 대표적인 메시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상대를 '길들이고',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고 돌본 존재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어른들은 숫자와 겉모습에 집착하지만, 아이들은 본질을 본다.는 것인데 은하철도는 훨씬 넓은 우주를 대상으로하기에 훨씬 많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피메일의추억편은 42화 에피소드다. 일부 국내 방영판에서는 '피오나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도 소개되었다. 999호 열차에 피메일이라는 여성 승객이 탑승한다. 차장은 그녀의 목적지가 자신의 옛 연인 마빌러스와 추억이 있는 행성 '추억의 얼굴'이라는 사실을 알고 특별히 친절하게 대한다. 그러나 피메일은 열차 운행을 방해하고 차장과 다른 승객들에게 난폭하게 행동한다. 행성에 도착한 뒤, 피메일의 정체는 사실 차장의 옛 연인 마빌러스였음이 밝혀진다. 오랜 세월과 현실 속에서 변해버린 마빌러스와,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한 차장의 대비를 통해 사랑, 청춘, 추억의 의미를 그린 에피소드다. 차장의 그 시절의 그 녀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남주에게 이야기하며 마무리되는 그의 과거와 첫사랑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거의 유일한 이야기로, 인상적인 에피소드다.
남주는 척박한 땅을 보면 메밀 생각을 많이한다. 일반적으로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메밀은 비옥한 토양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질소가 너무 많은 땅에서는 오히려 줄기와 잎만 무성해지고 쓰러지기 쉬울 수 있다) 또한 생육 기간이 짧다.(보통 파종 후 60~90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재배하기 쉽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고랭지나 산간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토양 적응력이 좋다.(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가 가장 좋지만, 다른 곡물보다 척박한 토양에도 비교적 적응력이 높다) 다만 "아무 땅에서나 잘 자란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물이 오래 고이는 점토질 토양. 매우 산성인 토양(적정 pH는 약 5.5~6.5). 가뭄이 심한 시기(특히 개화기). 그래서 예로부터 산간 지역이나 다른 곡물을 재배하기 어려운 땅에서 메밀을 많이 심었다. 한국의 강원도 봉평이 메밀 산지로 유명한 것도 이러한 재배 특성과 관련이 있다. 척박한 땅이라면 벼나 옥수수보다 메밀이 훨씬 유리한 선택인 경우가 많지만, 배수와 적절한 수분은 여전히 중요하다.
차이는 은하철도의 남주는 기계육체를 얻으려는 것이다. 어린왕자가 사랑의 의미를 알기위한 여행이었다면 남주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박제로 만들었던 기계인간을 멸종시키기위해 기계인간이 되려는 것이다. 목적과 수단이 다소 상치되는데 기계인간을 멸종시키려면 스스로도 자폭해야 한다. 그래서 결과가 궁금한데 이는 여주의 정체가 궁금한 것과 이중주를 이룬다. '발키리의 공간 기행'은 제44~45화의 전·후편 에피소드다. 테츠로와 메텔은 한 행성에서 프라이더라는 젊은 음악가를 만난다. 프라이더는 우주 최고의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지만, 돈이 없어 여행조차 쉽지 않은 처지다. 그의 연인 앨리스는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프라이더가 은하철도 999를 타고 꿈을 이루도록 돕는다. 발키리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그들은 서로 보호하면서 죽어가려 했기에 발키리는 자신의 세딸이 그랬던 것을 기억하고 그들을 풀어준다. 《은하철도 999》 특유의 씁쓸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다. 5
마무리는 다른 많은 일본만화와 같이 다소 부실했다. 여주는 기계제국의 여왕의 딸이자 분신이고 부왕은 기계제국을 반대하며 남주가 여행하며 인간적인 행위를 한 것이 그 기계제국을 파괴하게 만든 것이다. 사실 기계인간이 되어 기계인간을 멸종시키려면 스스로도 파괴되어야 하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피할 수없는 결과이기도 했지만 전개에 비해 마무리는 아쉬운 수준이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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