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주 금성산을 아시는가? 비단같은 들판에 솟아 있는 작으마한 산, 들판 한가운데 서 있기로 산높이(451m)보다 훨씬 더 높아 보이는 산이 금성산이로다! 금성산은 ‘금성 나씨’의 본관이 이 산에서 유래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시영이친구가 ‘내일 친구들과 함께 금성산에 가지 않을래?’하고 묻길래 그렇지 않아도 나는 뒷산인 제석산이라도 다녀올까 하는 참에 잘 됐다 싶어 ‘가고 말고!'
18일 오전 9시쯤 짚봉터널 부근에서 시영이를 만나 나주로 향하고 있는데, 동은이가 전화한다. ‘나주 금성산에 가고 있고 이리로 오라’고 하니 ‘아직 아침도 먹지 못했단다’. 아침 먹고나서 무등산이나 가려고 한다는 것.
나주 금성산 태평사 입구에 도착하여 시영이친구가 ‘서상록 묘’를 구경하잔다. 굉장히 큰 묘인 데 ‘호화묘지’로 논란이 있다가 지금은 사당으로 바꾸었단다. 비싼 돌과 고급나무와 꽃나무로 잘 다듬어놓은 이곳은 ‘묘지’라기 보다는 ‘일류공원’이었다.
비석을 읽어보니, 서상록씨는 나주 봉황출신으로 일제시대인 17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기업을 일으켜 큰 돈을 벌었고, 광복후 귀국해서는 이천전기 등 여러 기업체를 일구어 나주 등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고, 장학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장학금이 자그마치 50억원에 이르고, 수혜액만도 21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아! 사람이 한 평생 살면서 큰기업을 일으키는 것도 하늘이 점지하지 않으면 어렵고,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도 바람처럼, 이슬처럼 사라지게 한 일들이 허다하건만 서상록씨처럼 지역과 나라발전 그리고 장학사업으로 후세를 위한 일은 영세토록 빛날 것이니 머리가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고, 가신 님의 위업에 그저 존경과 흠모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당을 내려오는 길은 나주의 너른 들판과 노안, 광산지역이 한 눈에 내려다 보여 시야가 확 트였고, 봄철 꽃피는 시절에는 나주는 물론 인근 시군과 광주지역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정취를 즐기고 간다고 하니 이토록 지역과 나라발전, 장학사업에 한 평생을 바치신 님의 뜻이 굳건하고,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 것이어서 대대손손 향기가 퍼지리라.
이곳에서 병인, 금연, 병일이를 만나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은 공군부대에서 오르면 된다. 무등산을 오르기로 했던 동은이와 선희 친구 등도 금성산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하여 낙타봉에서 한숨을 돌려 쉬고, 숲길을 지나 전망대에서 기다렸다.
산행의 즐거움은 산이 주는 편안함 그리고 친구들과 이러저런 담소를 나누며, 가지고 간 술 한잔이면 행복해하는 소박한 일상사인 것이다. 병인이의 복분자술과 나의 소곡주를 섞어 마시고, 파프리카를 깨물어 먹는 즐거움을 어떻게 전햐랴!
산 속에서는 분홍빛 진달래가 수줍은 듯 살포시 피어나고, 노란 산수유는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 마치 새신랑을 기다리는 새색시처럼 진달래와 산수유는 벌과 나비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내가 기꺼이 벌과 나비가 되어 주리라. 가만히 코를 갖다대니 코 끝에 향기가 스며든다. 이처럼 봄날은 소리없이 우리곁에 와 있었던 거다.
마침내, 광주에서 온 동은이와 선희 등 4명과 우리 5명이 만나 경현저수지 쪽으로 걸어 내려가 마을의 가게에서 따뜻한 두부와 막걸리를 또 한잔씩 했다.
이윽고, 우리는 다보사방향으로 걸어 올라가 차나무가 지천인 숲길을 올라 처음에 시작했던 공군부대쪽으로 내려갔다. 이곳 금성산은 산정에 군사기지가 있기에 산정부분은 올라갈 수가 없다. 하여 산행길은 단순한 셈이다.
하산하여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동곡으로 가는 길에 시영이친구가 잘 아는 빵 공장에 들러 친구들 모두에게 골고루 빵을 나누어 주었는 데, 갓 구운 빵이어서 맛이 있었다. 고마운 지고!
식당은 동곡에 있는 데, 반찬가지수가 많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사람이 많은 것은 ‘무슨 비법’이 있을 법한 데, 게장이 아닌가싶어 깨물었더니 어찌나 ‘짜던지’ 다시는 손이 가지 않았다.
아! 경현저수지 마을 가게에서도 효자촌 친구들이 값을 치렀고, 이곳 식당에서도 효자촌 친구들이 계산을 해버리니 미안하기 그지없다. 한실친구들에게도 기회를 다오. 백지장도 맞들면 한결 가볍고, 예전에 광양 타리봉에서 보았던 연리목과 연리지처럼 서로 의지해가면 살아가는 친구들이거니......(07.3.18)
큰 돈을 벌어 후학을 기르는 이도 아름답고 그것을 알고 전하는이도 아름답고, 훌륭한 분의 주변을 사후에라도 아름답게 꾸민이의 마음도 곱고,친구들과 어울림도 아름다우며 부럽기만 하다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 산행은 못하지만 나 또한 가끔 산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네~
첫댓글 다시 한번 말 하겠거니 그게바로 무릉도원일세..행동하는 시간속 세월이 그대들에겐 큰 복이고 기쁨일세..
친구들과 자주 산행할수 있는게 큰 복일세.
큰 돈을 벌어 후학을 기르는 이도 아름답고 그것을 알고 전하는이도 아름답고, 훌륭한 분의 주변을 사후에라도 아름답게 꾸민이의 마음도 곱고,친구들과 어울림도 아름다우며 부럽기만 하다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 산행은 못하지만 나 또한 가끔 산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네~
매일 금성산을 지천에서 바라보면서도 정작 한번도 못가봤네.이제 우리 나이도 체력을 안배하고 건강을 챙겨야할 중년일세.꾸준한 산행은 훗날 우리 자신을 지탱할 큰 밑천이 되리라 생각하네.
나도 맛있는 거 싸서 산에 올라가 친구들하고 함께 맛나게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