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부터 지속됐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가 이번 주에 일단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개포지구 등에서 급매물이 소화되며 남아있는 최저가 매물의 호가가 급매물가격보다 소폭 높아진 데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그러나 추격 매수세가 없어 반등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서울ㆍ수도권 전체 아파트 시장도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내려 지난주(-0.11%)보다 낙폭이 줄어들었다. 시가총액이 높아 전체 시세에 반영되는 비중이 큰 강남권 아파트값이 지난주 0.28% 하락에서 이번 주에는 0.06% 내리는 데 그친 때문이다.
강남구 재건축 0.28% 상승
강남권 전체 아파트 중에 재건축 아파트는 이번 주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0.49% 하락했으나 이번 주에는 0.07% 올랐다. 강남구 재건축이 지난주 0.52% 하락에서 이번 주 0.28% 상승으로 반전한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라인공인(02-573-3003) 양성건 사장은 “이번 주 초반까지 개포주공 일부 평형 급매물이 모두 소진된 데 따른 ‘반짝 상승’”이라며 “급매물이 소화된 이후엔 다시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재건축의 경우 이번 주 초반 일부 급매물이 거래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내림세(-0.19%)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학사공인(02-412-4989) 이상우 사장은 “34, 35, 36평형이 있는 잠실주공 5단지에서 10억원대 후반 34평형 급매물만 최근 7건 소화됐다”며 “11억원대 34평형 매물을 덥석 사겠다는 매수희망자는 아직 없고 35, 36평형은 급매물이 계속 쌓여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값도 이번 주 0.07% 내렸다.
강남권 일반 아파트시장은 일부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거래 실종 상태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공인 관계자는 “삼성동 아이파크 449가구 중에 3월 이후 거래된 집이 한 채도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하락폭 더 깊어져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은 강동구는 이번 주 0.96% 내려 지난주(-0.40%) 보다 하락폭이 더 깊어졌다. 재건축 아파트가 0.95% 내렸고 일반 아파트도 1.03%나 떨어졌다. 강동구 고덕동 부동산25시(02-3013-8300) 유진주 실장은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 호가가 계속 내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구 일반 아파트 중에선 80년대 초ㆍ중반 입주한 노후 단지들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양천구 전체 아파트는 이번 주 0.09% 내려 지난주(-0.18%) 보다 낙폭이 줄었다.
서울에서 이번 주에 오름세를 보인 곳은 중랑구(0.47%), 은평구(0.33%), 노원구(0.29%), 강북구(0.26%), 관악구(0.22%) 등인데 이들 지역 역시 매도ㆍ매수세 간의 관망세가 짙어 거래는 뜸한 가운데 호가 위주의 오름세라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도권 아파트시장 안정권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0.04% 내리는 데 그쳐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까지 강세를 보였던 안산(0.14%)ㆍ의정부(0.11%)ㆍ시흥시(0.21%) 등에서도 관망세가 점차 짙어지는 분위기다. 시흥시 정왕동 한일부동산(031-433-2800) 이영수 사장은 “최근 들어 호가 오름세는 멈춰 섰다”고 말했다.
과천ㆍ성남ㆍ용인ㆍ수원시 등 경기 주요 지역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용인시 상현동 지구촌 공인(031-266-6006) 황인권 사장은 “지난해 가을 실거래됐던 가격보다 20% 이상 싼 ‘급급매물’을 제외하곤 전혀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5개 신도시 0.04% 하락
5개 신도시도 이번 주 0.04% 내리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분당(0.08%)ㆍ중동(0.02%)ㆍ평촌(-0.11%)ㆍ일산(-0.15%)ㆍ산본(-0.29%) 등 각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일산에서는 일산동(-0.36%)과 마두동(-0.29%)이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인천(0.19%)은 연수(0.47%)ㆍ남(0.38%)ㆍ서구(0.23%) 등이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