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20년, 한국의 민주주의를 말하다

[FellandYou]

* 이 글은 제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논해야 할 자리가 있어 장문의 글을 썼는데 이걸 인터넷신문사와 같은 데 올리기엔 너무 길고 토막내기도 애매해서 여러분의 고견을 들어보고도 싶고 한 번 논쟁거리를 던지자는 생각에 전문을 올립니다. 정치체제와 제도, 민주주의 질이란 각 부분의 틀에서 여러 부분을 논했는데 '민주주의의 질'은 민주화 이후 여러 현실 사례에서 한국의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시사성 높은 주제를 다룰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읽으시려는 분께서는 인내심을 가지시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문헌과 각주를 빼고 A4 14page 수준의 장문입니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20년, 한국의 민주주의를 말하다

Ⅰ. 서론

  저자에게 한국정치를 왜 논하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정치는 곧 민생’이고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생활을 좌우할 것이 바로 한국정치라 말할 것이다. 현재의 한국정치에 대해 ‘반정치’적 사고를 할 이유가 없으며 앞으로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논쟁이 필요함을 인식한 것이 이 글을 기획하게 된 계기다. 민주주의자의 관점에서 한국정치를 논하는 데 있어 정치체제와 제도 문제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둘 중에서도 정치체제의 문제에 좀 더 지면의 비중을 두고자 하며 정치체제에서는 정치 리더의 문제, 정치제도에서는 정당의 역할에 저자는 강조점을 주고 싶다.

  한국에 대한 논쟁은 여러 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으며 단순 소개에 그칠 수 없다. 그래서 이 글의 관점을 먼저 제시하고자 한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로 보고 그 중 하나의 시각에서, 한 민주주의자로써 한국의 정치체제와 제도를 논하려 한다. 한국의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접근하는 이 글은 중도 진보적 시각에 해당하며 기존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완성되었다는 관점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국의 정부 수립 후 정치사를 요약 평가하면 48년 단독정부 수립 후 이승만 독재정권과 박정희 개발독재정권과 전두환 신군부정권을 통틀어 권위주의체제 정권을 겪은 뒤 87년 6월 민주화항쟁에 의한 민주화는, 대립될 수 있는 두 개념의, 운동에 의한 민주화이자 권위주의 집권야당과 대중적 기반이 없는 야당의 운동세력을 배제한 타협의 산물이었다. 10년 뒤 97년 김대중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정권교체와 함께 민주정부 10년을 열었으며 2002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광범위한 운동에 의해 당선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민주정부 10년은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나”란 말만 만들고 권위주의 세력의 후신인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함으로써 민주화 1단계가 종결되었다.

  이 결과 지표들을 통해 민주화 이후 한국민주주의의 정치, 경제, 사회적 모습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다. 투표율은 87년 대선 89.2%에서 2007년 대선 63%로, 노조 조직률은 88년 17.8%에서 2006년 10.0%로, 성장과실은 trikle down이 아닌 trikle up 되면서 불평등은 계속 심화되고 중소기업은 도산함에도 재벌은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그 이전보다도 훨씬 더 성장했으며 소득분배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비정규직’이란 말이 생기고 임시일용직이 50%에 육박하는 등 고용 불안정과 고 청년실업률, 빈곤도 유전이 되었고 이를 반영하듯 이혼, 자살, 범죄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도 불안하게 된 것이 현재 여러 지표들로 볼 수 있는 한국의 현실이다. 아니 일상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Ⅱ. 정치체제

1. 권위주의적 특성이 여전히 강한 ‘민주화 이후’의 다원주의

  한국정치에서 다원주의는 실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정치에서 민주주의 체제의 다원주의처럼 정치적 자율성과 다양성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주체적 근대화 실패로 인한 일제 식민지배,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생긴 미국에 대한 의존성, 여기에 더해진 박정희 신화는 가치 다원화를 막고 이익갈등의 다원화를 막아왔다.

  각각의 다원주의 측면에서 보면 정치적 다원주의, 경제적 다원주의, 사회적 다원주의로 각각의 다원주의가 허용되고 보장되는 것이 높은 수준의 다원주의가 구축된 민주주의 체제인데 정치적 다원주의부터 살펴보면 한국은 보장되어있다고 할 수 없다. 정치적 다원주의는 ‘정당’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는데 정당이 다양한 가치를 담아 정치적 다원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정당은 국가보안법의 존재로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의 창당을 원천봉쇄하고 있으며 반공냉전주의로 인해 보수와 극우만 대표하는 협애한 이념적 대표체제를 만들어 지금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을 통한 한국의 정치적 다원주의는 제한적이거나 미약하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처럼 진보신당을 맑스-레닌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진보정당들을 극단적인 성향의 정당으로 규정을 통해 반공주의 정서를 자극함으로써 정치적 다원주의를 왜곡하는 측면이 짙다.

  정치적 다원주의를 정당의 관점이 아닌 정치적 문제를 들어보면 미국과의 FTA로 정치․경제․사회체제가 미국식으로 전면 통합이라는 진보진영의 관점에서 볼 경우 한국의 보수진영과 지난 민주정부와 같이 “무조건 개방밖에 없다, 대안이 없다”는 식의 논리는 ‘다른 사회’는 상정조차 할 수 없는 사회의 다양한 정치적 가치를 배격하고 다원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다원주의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단원주의를 지향하는 것일 뿐이다.

  경제적․사회적 다원주의 측면에서도 한국은 미약하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한국(혹은 세계의) 경제위기가 발발했음에도 다른 경제체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는 측면도 경제적 다원주의의 미약에서 온 측면으로 본다. 뿐만 아니라 복지국가를 앞으로 한국이 나아갈 방향으로 주장할 경우 복지국가를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적 가치로 왜곡해 반 복지담론을 팽배하게 만드는 현상 등도 경제적 다원주의가 잘 실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 시스템과 박정희 정권의 경제 시스템 외의 대안 경제를 논하는 것이 거의 금기시되는 상황만 보아도 경제적 다원주의가 발달되었다고 하기엔 어렵지 않은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사회경제적 대안모델의 담론화의 어려움은 미약한 경제적 다원주의의 측면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학계나 사회적 측면으로 본다면 주류경제학 이외 학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내기 어려우며 대안경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 상당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따져본다면 서울대 교수였던 김수행 교수의 정년퇴임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내 유일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에 대한 후임으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가 아닌 주류경제학자를 뽑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나쁜 사마리아인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등을 써낸 세계적인 경제석학 장하준 교수는 서울대에 교수 임용을 세 차례 했으나 모두 탈락했었다. 그는 한국의 대학들에 주류 경제학자가 아니면 경제학자로 인정하지 않는 풍토를 비판한 바 있다.

  사회적 다원주의는 Gordon이 미국을 분석하면서 다양한 민족집단, 종교집단, 인종집단 및 여타 사회집단으로 구성된 사회로 지배적인 앵글로섹슨 모델로의 문화의 동화 또는 수렴과정이 쇠퇴함에 따라 제기된 것으로 다원화된 사회의 정도를 의미하는데 이는 ‘이익갈등의 다원화’로 표현되기도 한다. 물론 민주화 이후 이전의 권위주의 체제와 달리 새로운 이슈들을 증폭시켜왔고 광우병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 대해 전국을 물들였던 촛불집회도 이와 같은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 속에서도 배제되는 담론들도 여전히 많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들은 시장만능주의 정책들을 펴내면서 오히려 다원주의를 지향하는 방향이 아닌 단원주의적 방향으로 향했다.

  코포라티즘 문제 역시 다원주의에서 빼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 체제의 국가에서 사회적 코포라티즘(북유럽)혹은 자유주의적 코포라티즘(유럽 대륙계)적 성격을 띄는데 한국은 국가 코포라티즘 성격을 띄고 있다. 국가 코포라티즘은 비민주적 체제의 국가에서 흔한 현상으로 한국에선 박정희 정권의 유산 중 하나다. 문제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표방했던 정권이 집권했었음에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

  현 이명박 정부는 시장 만능주의적 성격을 표방하는 듯하면서도 국가가 박정희 정권의 국가주도 경제처럼 SOC 위주의 국가경제정책을 구성하는 데서나 재벌들에게 투자 확대와 고용 확대를 요구하는 등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국가중심적 발전주의(혹은 성장제일주의, 개발주의)적 기조가 역설적이게도 민주화 이후 공고화되고 있으며 한국은 여기에 ‘재벌 중심’이 더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정책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나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데 있어 이해당사자들이나 정치불참자들이 배제되는 경향이 짙은 데도 민주화 이후 권위주의 시절의 국가코포라티즘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정책 결정과정의 참여와 합의를 우선하는 사회적 코포라티즘으로 전환하지 못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사회적 코포라티즘으로의 전환은 지금까지의 노동배제적 다원주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민주정부 10년은 이 측면에서 심각한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노무현 정권에서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는 말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사회적 코포라티즘으로 넘어가는 데 사실상 포기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다원주의는 민주화를 이뤘음에도 권위주의적인 특성을 여전히 대폭 유지하고 있다. Linz도 제한적 다원주의를 권위주의 체제 구성의 기본 특성 중 하나로 지적했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반공냉전주의 내 다원주의’란 데 한국적인 다원주의의 특징이다. ‘반공냉전주의 내 다원주의’는 반공냉전주의로 인해 온건 사상마저 한국사회에서 자리 잡기 어렵게 만든다. 현 정권에 들어와서 국방부가 ‘미국의 양심’ 노암 촘스키와 좌우파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는 세계적인 경제석학 장하준 교수, 부산 노동운동의 상징인 김진숙 씨 등의 저서를 “불온 도서”로 지정했던 사례서 느낄 수 있다.

2. 이데올로기 : 밑바닥에 기반을 두지 못한 ‘외부’로부터 온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는 이념에 신념, 행동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한국에서 이데올로기는 지나치게 강하다. 실용을 내세워 당선된 이명박 정부는 개봉하자마자 지나치게 이념적이었고 뉴라이트를 필두로 한 역사교과서 좌편향 논란도 대표적인 사례다. 그 결과 삶의 현실에서 발생하는 실제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억압과 소외구조의 수준을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현상유지를 재생산하는 지배적 질서를 만드는데 이 구조는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사회경제적 갈등 표출에 제약을 준다. 이는 절차적(넓게 실질적) 경쟁체제가 자리 잡기 어렵다.

  사학개혁 문제, 전교조, 역사교과서 좌편향 논란, KBS-MBC 사장교체 거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7대 국회 첫 해 4대개혁입법 중 하나였던 사학개혁은 당시 반대세력이 사학개혁을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등 냉전반공주의의 극한적 갈등으로 치환한 바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절차적 경쟁체제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건 낭만적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데올로기 특성을 사안별로 짚어보면 시민권과 소수자 권리 측면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보기 어렵다. 민주화의 물결로 민주화가 이뤄진 제3세계 국가들과 같이 시민권 실현이 미약하며 개인의 자유나 권리는 반(反)자유주의로 제한되어 왔다. 한국에서는 촛불집회에서의 촛불에 대한 탄압은 이를 잘 보여준다. 여기서 볼 수 있는 한국만의 특이성은 자유주의가 한국의 보수세력에 의해 반공주의의 레토릭으로 사용되고 있는 데 있다.

  사회적 약자 권리문제에 있어서는 민주화 이후 노동의 문제가 그동안의 냉전반공주의와 권위주의 산업화 영향으로 강력하게 뿌리내린 성장이데올로기를 민주화 이후 조직노동자들이 노사관계에서 기업의 정당한 파트너로 자리 잡아 노동자들의 권리를 행사하는 방향으로 민주정부가 개혁했어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민주화 이전 권위주의 정권의 노동자 권리를 박탈하는 방향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게 되었다. 이런 가치관을 보여주는 게 정규직 노동자들은 특수이익을 추구하면 안 되며 도덕적이면서 공익을 추구해야 된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이익표출과 요구는 파업이나 농성과 같은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거나 폭력적이어서는 안 되며 어떤 집단보다도 법의 지배를 따라야 한다는 것인데 이들의 이러한 가치관을 보여주는 단어들인 강성노조, 노동귀족, 노-노 대결은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민주화 이후 노동을 표현하는 단어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소수자 권리문제에 있어서 저자는 촛불집회와 탈북자 문제를 가지고  미약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¹⁾. 탈북자 문제 외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성소수자 문제 등 사회적 소수자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권리를 보호 받으며 현실정치가 제도적으로 이들을 대변하기위해 경쟁하는 방향으로 여러 사회적 가치들이 제도권 내로 들어와 발전이 필요하다.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에서 진전은 있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미약하다.

  이외 이데올로기적 특성으로 법치주의 문제 역시 미흡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뿌리깊게 자리 잡혔다. 특히 재벌문제에 있어 이와 같은 두드러지며 민주주의 체제에서 개인주의 가치가 중시되는 반면 한국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모두 이기주의로 매도되고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이 민주화 이후 나타난 이데올로기 특성 중 정쟁이나 선거에서 슬로건으로 내걸린 “민주주의”, “개혁주의”, “선거주의”는 한국에서도 나타났으며 이들 국가들 모두 구호와 형식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선호하나 실질적으로는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연결시키지 않는 정치적 수사에 그친다. 이를 잘 보여준 것이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주의의 발전과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개혁파 열린우리당을 역대 최대다수로 만들어주었음에도 열린우리당은 민주와 개혁이 아닌 역행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에서 ‘개혁’을 내걸었던 슬로건과 달리 17대 총선 직후 이와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내걸어 이념적 이중성이 존재한 셈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데올로기는 그 자체가 목적이나 수단이 되지 않고 점진적 발전과 변화를 지향하지만 한국에서 강력한 이데올로기는 보수진영에 의해 ‘잃어버린 10년’이란 구호로 정권 교체를 이루는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사학개혁, 역사교과서 좌편향 문제 등을 통해 ‘좌파 척결’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국의 이데올로기는 권위주의 체제에서의 특징인 특정한 정책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주의 체제에서의 특징인 치밀하고 지도적인 성격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동원화 : 배제된 동원화와 강요된 동원화가 동시에 나타나

  동원화는 「참여의 형태」를 뜻한다. 체제나 정책 등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정치과정의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정권 지지 혹은 비지지로 이어진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동원화는 (시민단체와 정당을 통한)자발적 참여가 특징이다. 체제자체에서 동원화는 거의 없다. 반대세력의 반대운동에 대해서는 이들의 정치적 참여를 통해 동원화를 이끈다. 한국에선 정당이 약하기 때문에 정당이 사회저변의 이익을 대변해 대중 동원체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언론이나 전문가의 역할에 의한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가 나타난다.

  한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투표율의 급격한 하락이다. 흔히 ‘참여’의 위기라고 하지만 동원화의 위기이기도 하다. 투표율의 급격한 하락은 민주화 이후 기존정당들이 대중정당 전환을 통한 하층과 서민에 대한 정치적 동원과 조직화 노력이 없었고 시민사회단체 역시 자발적 참여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서민 대중들은 그들의 이익과 요구를 조직 대변하는 데 실패했다. 민주주의 정치과정에서 스스로를 대표하는 자율적 권력의 중심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는 이데올로기의 희생양과 대중 조작의 동원 대상이 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한국 현대사 기획강연처럼 유도되거나 강요된 동원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MB의 낙하산 공정택 교육감을 감안한다면 체제 자체에서 만들어낸 동원화로 간주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만, 이 동원화에 대중들은 적극적이기보다 냉소적이며 소극적이기에 후기전체주의적 특성에 가까워 보인다. 이 문제는 관점에 따라 역사 문제와 같은 특정 문제에 특정 목적을 위한 의도적 동원화란 측면에서 권위주의 체제에서의 동원화 관점으로 볼 수도 있다.

  한국에서 반대세력의 반대운동은 탄압받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만 따져보아도 정치적 문제인 한미FTA에 대한 반대세력의 집회나 정치적 행동에 대해서 당시 노무현 정권은 권위주의적인 탄압으로 일관했고 현 이명박 정권의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떠올랐던 촛불집회에 대해 현 정권의 인정하고 그들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것이 아닌 ‘빨갱이 선동론’으로 몰아세운다거나 경찰을 통한 강제진압으로 이어졌다. 촛불집회 역시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다른(비판의/반대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불도저 스타일을 내세웠다 터진 것이다. 촛불집회에 대한 정부의 압력은 검찰 소환과 같은 방식으로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제3세계 국가들과 같이 반대세력에 대한 간접적 압력이 존재한다. 한국이 좀 더 수위가 높은 것은 직접적인 압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데 있다. 촛불집회 이후 촛불을 주도한 인터넷 제한을 통해서 혹은 경찰을 동원한 촛불주도세력에 대한 수배 등 직접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항간에 ‘공안정국’이라 표현하는 현 상황에서 민주화하면 온다던 20년 전 낭만이 얼마나 허무한 말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87년 민주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동원화는 시민사회와 정당의 참여가 제한적이었고 이로 인해 자발적 참여 또한 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동원화는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민주”, “개혁”, “과거청산” 등의 단어들은 이를 잘 보여준다. 87년 6월의 민주화 항쟁, YS의 노동법 개악에 맞선 97년 노동자 대투쟁, 2002년 노풍은 정당정치가 잘 돼서 이뤄진 게 아니라 운동의 형식을 가진 폭발적인 동원화에 의한 것이다. 이번 촛불집회 역시 폭발적인 동원화의 사례다. 지금은 이미 해체되었지만 87년 민주화부터 10년간은 정치 갈등의 핵심이었던 ‘민주 대 반민주’도 동원화에 의해 유지되었다.

  한국에서의 동원화에 연결되는 개념으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를 논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개혁’을 외쳐 당선되고서는 그 이후 ‘반개혁’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덧붙여 제3세계 국가들에서 동원화의 현상으로 물질적 자원 혹은 정치적 영향력을 제공하고 정치적 동원화를 하는 ‘고객주의’도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반북반공집회에 돈 주고 유치원 학생들이나 노인들을 동원하는 일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4. 리더십 : 허약한 리더십과 책임없는 리더십

  리더십은 흔히 정치인들과 일반시민의 관계를 의미한다. 이 리더십은 주기적인 선거에 의해 바뀌거나 동의를 받는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법에 근거해 제한이 합의되고 이로써 리더십 행사의 예측이 가능하나 권위주의 체제는 제한이나 예측이 불가능하며 최고의 리더가 거의 독점한다. 안보, 반공, 경제발전과 같은 정책적 목표와 정향에 근거해 리더십을 발휘할 뿐이다.

  한국의 경우 자유, 공정선거는 잘 이뤄지고 있으나 법의 제한이나 지지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짙다. 리더십은 정치인들과 일반시민의 관계임에서 보여주듯이 정치인은 지지자에 대한 책임과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역할로 나눠지며 특히 대통령의 경우 이 두 가지 역할을 잘 배합을 수행하는 것이 대통령의 리더십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한국은 당선되면 내 마음대로 하는 ‘제 갈 길 가는 대통령’은 선거제일주의의 대표적인 사례이자 법의 제한이나 지지자를 무시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언론 중심의 지배 담론에 의해 통합이나 화합과 같은 국가 전체 대표를 강조할 경우 지지자에 대한 책임은 요원해지며 상층이익 혹은 기득이익에 매몰되기 쉽다. 지난 노무현 정권은 지지자를 대변할 비전이나 프로그램이 없었던 상황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세력과 기득세력 사이에서 어디에도 못 가고 방황하는 허약한 리더십을 보여준 사례다.

  한국은 리더십에 따라오는 여러 경로의 책임성(국민 혹은 지지자와의 수직적 책임성과 리더십 범위 내 권력기구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수평적 책임성)은 모두 허약하다. 그 중에서 수직적 책임성은 국가 제도 밖의 시민단체와 같은 사회세력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부과할 수 있는데 한미FTA를 통해 얼마나 미약한지 살펴볼 수 있다. 한미FTA는 대통령과 소수 기술 관료들의 폐쇄적인 결정으로 이뤄졌고 협상 내용은 철저히 비밀로 했으며 한미FTA에 대한 반대시위는 권위주의적 탄압으로 대응했다.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사르코지는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 못한 데 대해 내각 전면 교체로 대표-책임의 원리를 작동하고 수직적 책임성을 지킨 것과 사뭇 대조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불행한 것은 YS, DJ, 노무현 정권에 걸쳐 벌어진 임기 말에 당적이탈과 노무현 정권의 당정분리론 등은 행정부와 입법부, 대통령과 정당의 연계 단절로 정치적 책임을 불분명하게 만들고 책임정치를 약화시킴으로서 정치체제의 무책임성과 평가의 불확실성 등 여러 문제점을 가져오고 있다.

  권력기구간의 관계를 뜻하는 수평적 책임성은 흔히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관계를 말하는데 입법부는 정당의 허약함으로 대통령과 행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어려운데 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관계에서도 이명박 행정부가 한나라당을 장악하려는 것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입법부의 허약함은 역으로 정책과 법 제정의 투입 기능이 행정부와 대통령의 권한이 되고 입법부는 정책 집행의 보조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아이러니함을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사법부에 넘어가 사법부가 비대해지기도 하는데 최근 종합부동산세와 같이 헌법재판소가 여러 굵직한 일들에 대해 판결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사법부는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견제 기능을 보여준 적이 없다.

  한국정치에서 리더십은 민주화 이후 여러 정치개혁을 통해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으로 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주의적 성향을 띄기도 한다. 안보나 반공, 경제발전과 같은 정책적 목표와 성향에 근거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향을 보이며 법의 제한이나 지지자 혹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경향과 선거제일주의적 특성은 제3세계 국가들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장악, 역사교과서 개정 등은 개혁을 위해서라면 위법도 좋다는 권위주의적 리더십 성향을 띄는 개혁 지상주의 성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Ⅲ. 정치제도

1. 정부제 : 권력분립이 미흡한 대통령 중심제

  한국은 순수한 대통령제로 볼 수도, 의원내각제로 보기에는 더 먼, 혼합제라 할 수도 없는. 대통령제에 기반이 있지만 의원내각제에서 볼 수 있어 의원내각제적 요소가 일부 가미된 대통령(중심)제라 볼 수 있다.

  흔히 대통령제 국가들은 ‘권력분립’에 기반 하는데 삼권분립이 이에 해당된다.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로 구성된 이들로 입법과 행정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위임을 받았고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반 할 때 대통령제로서 잘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제도권 내에서의 변화에 의해서라기보다 운동에 의한 민주화를 이뤘던, 주로 제3세계 국가들은 대통령이 의회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역시 대통령이 의회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강력한 대통령제²⁾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제3세계 국가들과 같이 위임민주주의³⁾적 성향을 띄는데 대통령에 대해 삼권분립이나 국가 밖 시민단체와 같은 사회세력에 의한 견제가 미약하다.

  이와 같이 통제되지 않는 강력한 대통령은 민주화의 열망과 개혁에 대한 기대와는 역설적이게도 민주화 이후 개혁대상이자 민주적 통제대상인 관료들과 결탁하고 최고조에 이른 결과 한미FTA를 낳은 셈이다. 대통령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어야 한다.

2. 정당제 : 일본식 보수양당제 혹은 보수다당제로의 고착화 우려

  정당제는 실질적,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효정당 혹은 유력정당을 의미한다. 그 유효정당이 한 개라면 일당제, 두 개라면 양당제, 세 개 이상이면 다당제라 한다. 이에 약간은 변형된 일당우위제와 같은 요소들도 있다.

  민주화 이후 한국정치에서 유효정당은 지금의 한나라당으로 이어져 온 보수정당과 민주화 이후 민주화세력을 대폭 흡수하면서 개혁정당이 된 민주당이 유효정당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의 혁명적 결과로 민주화의 열망이 최고조로 올랐고 이에는 민주개혁세력 열린우리당의 최대 의석 획득과 진보정치세력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에 있었다. 특히 민주노동당에 대해 그동안 제도권에서 대변되지 못했던 진보정치세력의 초석을 쌓고 다른 당과는 다른 정치적 선명성으로 의석수는 작지만 광복 이후 자유당과 한민당 이후 이어져 온 보수정당체제⁴⁾를 2.5당제나 3당제로 충격을 주길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했으며 개혁을 표방했던 열린우리당마저 스스로 보수화하면서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정당이 되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적극적이었고 정세전망에 능한 김성호 전 의원은 지난 대선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전 일본식 보수양당제로의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그렸다.

"한나라당 내에서 이명박파와 박근혜파는 도저히 하나가 될 수 없다. 왜? 경선 과정에서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을 끝냈기 때문이다. 대선까지는 어쩔 수 없이 그냥 가겠지만, 대선 후 어느 시점에서 박근혜파가 갈라져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무시 못할 세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진보세력은 보수가 분열하더라도 이를 도약의 계기로 흡수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다. 이대로 간다면 보수정당간 경쟁에 국민의 눈과 귀를 다 빼앗길 수밖에 없다. 오직 기득권 유지를 위해 급조된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에서 패배하자마자 분열해 소멸의 길을 걸을 것이고, 일부는 그래도 ‘덜 보수적인’ 이명박 쪽으로 흡수될 것이다."⁵⁾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이후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생각보다 더 빨리 시작됐다. 민주개혁세력이 정말 철저한 자기청산과 뼈를 깎는 아픔으로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한국정치는 일본식 보수양당체제로 가고 말 것이다⁶⁾."고 예측했다.

  이에 연장선상 개념으로 저자는 총선 직후 줄곧 보수다당제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으며 노동에 기반을 둔 진보정당이 없는 정당체계인 ‘노동없는 민주주의’ 혹은 이와 같은 체계인 미국의 정당제 특성을 표현하는 ‘미국적 예외주의’로의 변화도 여러 변화의 갈래 중 하나로 제시했다⁷⁾.

3. 선거제 : 무당파적 유권자만 늘리는 단순다수제 중심의 선거제

  한국의 선거제는 다수제와 비례대표제가 혼합된 형태지만 단순다수제 중심제로 봐야할 것이다. 국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다수제 방식의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전국구 형태의 방식을 띄고 있는데 비례대표의 비중이 확대는 되어왔으나 지나치게 미미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물론 이 비례대표제는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받아왔지만 사표가 되어 손해를 보는 정치세력에 대해 보충역할을 어느 정도는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였다면 이들의 의석수가 극대화되어 민심을 대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좀 더 논의해보자면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10석은 비례대표의 8석으로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였지만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였을 경우 4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해 지금쯤이면 유력정당으로 발돋움했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현재의 민주노동당과는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비례대표제의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셈이다. 18대 총선에서 ‘친박’ 바람 타고 전 지역에서 기본 10%의 고른 지지를 받았던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의원 8석 확보도 지난 17대 총선에서의 진보정치에 대한 기대감과 이번 18대 총선에서의 이명박 정권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의 야당 역할 기대심리가 반영됨으로써 선거제가 민심을 잘 드러내는 지표로서 역할하고 있다.

  한국의 단순다수제 중심의 선거제는 제3당의 부상을 막아왔을 뿐 아니라 진보정당의 지역구 당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제도권 정치에서는 제3당은 자주 소멸과 교체의 과정을 겪고 유권자의 측면에서는 적극적 대안을 갖는 기득 혹은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 흥미는 높아졌을지 몰라도 그 외 성향의 유권자들은 투표참여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무당파 유권자층이 3~40%에 달하는 데도 여기에 있다. 최근 한 언론사의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가 36%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무응답층이 27.9%에 달해 박 전 대표를 위협하는 현 상황이 잘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 없음은 30% 초반대에 달했다. 선거제도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유권자 개개인의 선호에 대한 자유를 행사하는 데 대한 억압을 해선 안 된다. 무당파적 유권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이들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이 절실해 보인다.

Ⅳ. 민주주의의 질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의 질을 논하는 데 있어 이를 판별할 요소들로 법치주의가 잘 되고 있는가, 정치참여가 얼마나 가능한지 혹은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자유롭고 공정한 정치적 경쟁이 잘 이뤄지고 있는가, 정치적 책임성을 실현하고 있는가, 시민의 정치적 자유와 평등이 얼마나 잘 보장되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확대되고 있는가, 민주주의 체제가 국민들의 요구에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와 같은 것이다. 여기서는 정치권리, 시민자유, 언론자유, 부패인식의 관점에서 논하겠다.

1. 정치권리 : 민주노총 ‘쇠고기 총파업’

  한국사회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대변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노동계층이다. 계급이나 집단적 이익에 관련된 권리도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지만 정치권리 또한 보장되어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치권리에서는 지난 7월에 있었던 민주노총의 쇠고기 총파업을 통해 정치권리의 현실을 보고자 한다.

  지난 7월 민주노총의 ‘쇠고기 총파업’ 선언에 정부는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정치파업’이므로 불법이다고 규정했다. 노동자들이 정치 파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정치권리를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라고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 뿐 아니라 국가적 문제에 자신들의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노동자들에게도 정부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고 이에 대항할 정치권리도 있다. 로이 트로트만 국제노동기구 노동자그룹(ILO) 의장의 말처럼 한국 정부가 포괄적인 의제를 가지고 파업하는 세계 노동자들을 인식해야 한다.

  역으로 생각해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부유세’를 도입하려할 경우 부자들은 반대의사를 보이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의원들을 압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아니 좀 더 넓게 부자들은 진보정당의 집권을 공개적으로 막으려 해도 된다. 서민들은 각 정당에 민생정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한미FTA도 이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한미FTA 반대세력에 대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개방 아니면 쇄국하자는 건가”라고 말해 반대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거나 왜곡함으로서 반대세력의 반대의 뜻을 표출할 수 있는 정치권리를 무력화하려 했다.

  한국정부들은 노동계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서 뚜렷하게 기본적인 정치권리가 억압받고 있다. 미국의 보수적인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의 정치권리를 1등급으로 분류한 것과 달리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2. 시민자유 : 짓밟힌 촛불집회와 노동자의 ‘자유’

  <프리덤하우스>는 외국인과 소수자에 대한 인권 탄압, 여성차별 등을 들면서 시민자유 부문을 2등급으로 규정한 바 있다. 노동자들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한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파업권조차 불법으로 규정하려는 일이 태반이다. 노동자들에게 결사의 자유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민주노총의 쇠고기 총파업에서도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냉동 창고 앞에서 쇠고기 운송 저지 투쟁을 벌이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강제로 모두 연행한 바 있다.

  지난 촛불집회에 대한 강경진압 역시 시민들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대표적 사례다. 그것도 색소를 넣은 물대포로 진압하거나 토끼몰이 식으로 진압해 매우 권위주의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공권력을 통해 평화적인 집회로 이끄는 게 아닌 집회의 자유마저 짓밟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체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체포·구금·수색·압수에 대한 적법한 절차의 보장, 고문의 금지)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게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초 전국적인 논란이었던 국방부의 불온도서는 시민이 누릴 수 있는 사상의 자유를 침해한 대표적인 사례며 집회를 금지하는 방향의 법안들에서-집시법 개정안, 불법집단행위 집단소송법과 같은 집회시위통제 법안,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은 국정원 강화 법안들-공안정국의 귀환을 다시금 생각게 한 모습들을 보면서 한국의 시민자유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을 수 없다.

3. 언론자유 : <연합뉴스> 이사에 MB 낙하산 투입, 언론 탄압-장악하나

  얼마 전 ‘낙하산 인사’로 규정된 최규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연합뉴스>의 이사로 임명되었다. 최규철 씨는 구본홍 YTN사장 논란처럼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언론 특보 출신이며 최 씨가 <연합뉴스>의 이사로 공식임명 된 후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의 가락농수산시장 방문에 이 대통령의 정치적 행동에 비판적인 논조를 써오던 이들이 감동과 눈물 등 이전과는 정반대의 논조를 보였다. 낙하산 이사가 온 만큼 정권의 눈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그동안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다수였던 인터넷언론에 대한 보조 혹은 예산 책정을 하지 않음으로서 재정적인 방법을 통한 언론에 대한 탄압을 하고 있으며 신문-방송 간 겸영 허용,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허용 등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으로 언론자유와는 멀어지고 언론을 권력과 자본에 양자로 보내고자 한다. <프리덤하우스>는 언론에 현저한 제약이 없는 자유국으로 평가했지만 조만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현 정부 들어서 심해지고 있는 언론 장악 문제에 한 비주류언론의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론장악'에 반발한 시민단체와 야권의 맹성토는 한낱 마이크 소리에 불과했던 것일까. 이쯤되면, 대한민국 주요언론이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로 가득찰 날도 멀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아니,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⁸⁾.

4. 부패인식 : 겉은 ‘반부패’-속은 ‘100%’ 부패, 정치적 수사에 그친 부패인식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정치개혁의 중심에 ‘반(反)부패’가 있었다. 그러나 부패가 줄었다고 할 수 없으며 줄었다는 증거도 없다. 오히려 민주화 이후 지난 민주정부 10년은 ‘삼성공화국’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재벌 혹은 기득세력과의 정경유착 혹은 결탁과 같은 방식으로 부패가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에 부패인식에 대해 5.6점과 세계 40위에 매긴 바 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변에서 벌어진 권력 비리에 대한 한 언론인의 칼럼을 아래에 소개하고자 한다.

만약 정권이 교체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노건평이 동생 노무현의 돈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농협을 먹이로 마음껏 비리, 부패행위를 해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정권교체하지 않았다면, 농협 말고 다른 거래에도 끼어들어 수십억원이 아니라, 수백억원을 해먹었을지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노인”이라는 거짓말에 모두 속아 넘어 갔을지 모른다. 정권교체하지 않았다면, 노무현이 2005년 2월 “적어도 돈으로 하는 부정부패는 제 임기동안 확실히 해소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할 바로 그 때 노건평이 증권사를 농협에 팔아서 한 몫 잡으려는 사람을 소개받고 착수금 1억원 받은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국정 지지율이 추락해 정권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을 때인 2005년 6월 노건평이 농협회장을 호텔에서 만나 청탁한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정권교체하지 않았다면, 돈 많은 노무현 후견인이라는 이가 비행기 안에서 술 취해 소동만 피운 게 아니라, 주식 불법거래·탈세·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인수 의혹을 사는 수상한 일을 꾸몄을 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정권교체하지 않았다면, 그 후견인이 불법으로 자기 재산과 회사를 몇 배 더 키우고, 그래서 정치권에 더 많은 돈을 뿌렸을지 모른다. KT사장 남중수, KTF사장 조용주가 아직도 납품업체 상납을 받고, 이주성이 여전히 국세청장 자리에 앉아 아파트 한 채가 아니라 여러 채를 뇌물로 받았을지 모른다.…(중략)…대통령 비서실장이란 중요한 공직을 수행했던 사람이 욕먹을 각오로 대통령 형님을 변호하겠다고 나설 정도의 끈끈한 의리, 그들 사이의 혼맥, 국정 파탄과 실정으로 서민들은 피눈물 흘리게 해 놓고 자기들은 골프장 호화 결혼식을 하는 그 배짱이 계속 돈과 권력과 결합할 때 발생할 끔찍한 일을 미연에 방지한 것, 이게 어딘가.”⁹⁾

Ⅴ. 결론

  한국의 정치체제는 권위주의와 민주주의 체제의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민주화의 물결 속에 있었던 제3세계 국가들과 상당히 유사해 이른바 신민주주의(New Democracy) 개념으로 보는 것도 일리 있다.

  그러나 민주화 20년과 이른바 민주세력이 지난 10년 동안 정권을 잡았음에도 아직도 한국의 정치체제에서는 권위주의적 특성이 짙게 남아있다. 정치제도에서도 제3세계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나 대중들의 정치참여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노무현 정권에서 비정규직 악법과 한미FTA 논란, 이명박 정부에 와서는 언론장악, 반인권 법안, 반대세력에 대한 강력한 탄압은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한국은 아직 다원주의라기보다 이익갈등을 억압하는 단원주의 경향이 다분하며 이데올로기에서는 시민권의 미약과 같이 사회 저변에서 바탕이 되기보다 외부에 의해 형성된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시민권 미약의 대안으로 T.H 마샬의 사회적 시민권¹⁰⁾ 개념을 제안할 수 있다.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한국의 특이한 이데올로기로 통합 이데올로기, 지역주의 이데올로기, 성장 이데올로기가 대표적으로 존재하는 이데올로기다. 동원화에서는 체제나 정권에 의해 억압되면서도 동원되기도 하며 강력한 정당이나 시민사회 없이는 자발적 참여의 증진을 가져올 수 없음을 확인했다. 리더십에서는 책임성의 원리가 잘 작동되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했지만 책임을 묻지 않는 현재의 상태라면 위임민주주의적인 성격을 띨 뿐이다. 최장집은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대표-책임의 문제가 현실에서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민주화가 되어 선출된 대표, 선출된 정부에 엄청난 권력이 부여되고 위임되는 반면, 대표와 정부가 시민에게 책임지는 측면은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¹¹⁾”이라 말한다.

  중앙집중적인 국가는 분권 혹은 지방의 자치권 확대가 필요하며 삼권분립과 같은 권력분립이 미흡한 강력한 대통령제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당이 중요하나 정당이 약하고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도 있다. 이에 결선 투표제와 프랑스식 준대통령제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본 글을 통해 논의했던 정치체제를 다른 나라들과 간략하게 비교해보자면 다원주의 측면에서 민주주의 국가들과 비교해볼 경우 미국은 로비에 의한 정치, 정치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민중은 배제되고 기업과 기득세력이 정치를 장악함으로서 미국에서의 다원주의가 이익갈등의 단원화 됨으로서 기득세력을 위한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면 스웨덴은 사회적 코포라티즘¹²⁾을 통해 이익갈등의 다원화를 실현했다. 이데올로기에서는 권위주의 국가인 이란의 ‘이슬람 원리주의’와 전체주의 시기를 겪었던 독일의 ‘네오나치즘’과 같이 반공냉전 이데올로기가 특정한 이데올로기로 존재하며 이란, 독일, 한국에 존재하는 이 세 이데올로기는 대중들에 기반 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동원화 문제에 대해 이란과 비교하면 동원화는 공통적으로 체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 후 국민생활을 이슬람화하려는 방향으로 동원화를 했고 한국은 현 정부 들어서 역사교과서 논란, 서울시교육청의 현대사 강연을 통해 동원화했다. 리더십 측면에선 앞에서 제시되었듯이 한국의 한미FTA와 프랑스의 내각 개편 단행은 대비된다. 강력한 대통령 역시 독일에서는 강력한 총리에도 불구하고 ‘총리 민주주의’라 불리지만 한국에서의 대통령은 견제의 대상이다.

  정치제도와 민주주의의 질을 비교해보자면 입헌군주제인 영국과 중앙집중적 단일국가제인 한국과는 선명한 차이가 있으며 프랑스의 준대통령제는 한국의 권력분립이 미흡한 대통령 중심제에 대한 대안이 되고 있다. 영국의 노동당, 보수당, 자민당에 이르는 2.5당체제 혹은 범 3당 체제(범 다당제)는 한국에서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보수다당제 혹은 일본식 보수양당제로의 변화와 대비되며 핀란드의 무지개 내각이나 ‘미국의 양심’ 노암 촘스키가 미국의 정당들은 모두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며 1당 체제라 규정한 사례가 있다. 선거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의 선거제 대안인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프랑스의 결선투표제가 소수세력의 정치세력화와 사표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민주주의 질을 미국과 비교하자면 기업이익이 다른 이익의 정치진입을 저해하거나 오바마 현상을 제외하고는 투표율이 저조하고 선거인 등록에도 까다로운 절차를 가져 대중들의 정치권리가 미약하고 몇 갑부들에 의해 장악된 자본에 종속된 언론으로는 언론의 자유에도 회의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으며 이익집단과 로비에 의한 정치로 정경유착이 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패인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올해 이를 잘 보여준 것이 리만 브라더스가 망하는 상황에서도 오바마와 메케인 당시 두 대선후보의 기부금 상위 목록 4위 이내에 있었다는 데 있다. 현상의 차이는 있다고 할지라도 큰 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시민자유 측면에서는 민주주의에서의 시민훈련이 되어있지 않아 시민자유의식이 저조하고 약한 시민사회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와 민주화와 그 이후 한동안 강한 국가 대 강한 시민사회의 구도를 가지고 있었던 한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본 문제들을 체제를 개선한다고 현재 한국의 문제가 대폭 개선되거나 제도를 개선한다고 대폭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체제와 제도 개선 모두가 서로 맞게 돌아가야만 한다. 일예로 지금의 강력한 대통령 문제를 단순히 제도로만 고친다면 의원내각제로 하면 되나 의원내각제에서 필수적인 강력한 정당이 없다. 결국 의원내각제가 아닌 앞에서 제시한 결선 투표제와 프랑스식 준대통령제, 여기에 강한 정당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체제 문제에 대해서도 단순히 체제에 대한 개혁 논의 이전에 기본적인 선결과제로 리더의 문제가 제시되고 이는 정치체제의 문제인 리더십, 이데올로기, 동원화, 다원주의 순으로 연결된다. 정치제도로 분류된 국가제, 정부제, 정당제, 선거제 역시 한발 더 나아가 정치체제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고 한국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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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문제는 촛불집회의 담론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본다. 필자는 이를 ‘중산층적 운동관’으로 규정하며 사회적 약자에 해당되는 서민, 노동자, 빈민층들의 담론은 담기지 않고 있으며 이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촛불집회 참가도 못하고 있다. 새터민 등의 소수자 담론 역시 담기지 않고 있다. 이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정책에서 낙제점을 받아왔던 이명박 정부를 감안한다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촛불집회가 좀 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담론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안일규. “새터민 문제, 인권 외치면서 소수자 짓밟는 한국” 「대자보」. 2008. 06. 23.  

2) 최장집은 한국에서 강력한 대통령제가 나타난 데 대해 대통령의 강력함과 국가기구, 행정관료체계의 강력함이 융합해 만들어진 것이라 말한다.

3) 위임민주주의에서 대통령직은 국가의 이익을 정의하고 수호하는 자리로 간주되고 대중투표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은 주어진 임기동안 자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통치할 권한을 부여받음을 전제하에 이루어지는 통치형태를 가리킨다. 민주화 이후 라틴아메리카에서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유형적 특징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유형화되었는데 대의민주주의와 가장 큰 차이는 책임성의 원리인데 대의민주주의는 수평적 책임성의 제약이 있지만 위임민주주의에는 대통령이 가장 상위에 위치하며 의회나 정당, 법원은 대통령의 정책의지를 방해하는 이들로 인식되고 대통령은 의회나 정당, 법원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정책 결정이 이뤄지며 지난 노무현 정권처럼 위원회나 재벌 경제연구소 등에 의해 혹은 관료들과 폐쇄적 방식으로 하게 된다.

4)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박상훈(2007), 안일규(2008) 참고.

5) 이병선, “닮은 꼴, 이회창 출마와 93년 오자와 탈당.”「오마이뉴스」. 2007. 11. 09.

6) 이병선, “닮은 꼴, 이회창 출마와 93년 오자와 탈당.”「오마이뉴스」. 2007. 11. 09.

7)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안일규(2007, 2008) 참고.

8) 이석주. “MB의 '낙하산' 투입과 <연합뉴스>의 '침묵'….” 「대자보」. 2008. 12. 09.

9) 이대근. “정권교체해서 좋은 이유 하나” 「경향신문」. 2008. 12. 10.

10) 사회적 시민권은 노동의 문제를 피용자 모두를 포괄 개념으로 이데올로기에 의한 효과를 제거하는 권리의 개념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장집(2008)에 따르면 이 시민권은 절차적 가치에서 권리획득을 강조하며 정책과 수혜를 필요로 하는 사회세력과 그 대표가 직접 정치의 행위자로서 정치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정치적 통로와 기회의 확대를 의미하며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을 부여받음을 뜻한다. 이 관점에서 한국의 시민-노동자, 시민-농민들은 여전히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사회적 시민권 부재의 반대편에는 온정주의 현상이 일상화 되어있다.

11) 최장집, 박찬표, 박상훈. 「어떤 민주주의인가」. 서울:후마니타스, 2007.

12) 스웨덴 노동시장정책에 대한 사회적 코포라티즘에 대한 설명을 다음과 같이 한 바 있다. “사회적 코포라티즘은 참여적인 조정체계로 위계적 중앙조직과 민주적 조정을 바탕으로 한다. 국가는 이익집단 중앙조직의 대표성을 인정하고 이들이 국가정책 결정에서 협의 대상이다. 이익집단의 중앙조직이었던 LO와 SAF는 단순히 이익집단으로서가 아니라 국가정책 결정 협의체로 자신들의 이해관계 반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회적 코포라티즘은 국가와 이익집단의 참가와 협의, 타협의 이해조정체제다.” 안일규. “사민주의 노동시장정책 핵심은 '참여'.” 「대자보」. 2008. 05. 30.

[트래비]

잘 읽었습니다.

[트래비]

퍼가도 되겠죠? 원문 표시와 링크 걸어 놓겠습니다.

[FellandYou]

퍼가셔도 됩니다. 출처는 제 블로그 주소(http://blog.daum.net/peoplepolitics)로 해주시면 됩니다.

[지림]

'돈이 최고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 빠진 다수의 국민들 생각이 바뀌지않으면 사회변화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겁니다...

[FellandYou]

다수의 국민들이 '돈이 최고다'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게 만든 정치나 정당이 근본 문제라 보입니다. 정치에서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데 '돈이 최고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들이 잘못되었다고, 변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