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싱 여행2 - 사오싱에 도착해 호텔에 체크인하고는 노신의 마을 루쉰꾸리에 가다!
여행 사흘째 아침에 일찍 저장성 닝보역 宁波站(영파) 에 도착해 1층 Ticket Office,
shòupiàochù 售票处 에서 모레 사오싱(소흥) 에서 남창 가는 기차표를 예매 합니다.
그러고는 역사 2층으로 올라가서는 엑스레이 기계에 배낭 을 넣어 통과시킨후
대합실 候車室(후차실) 로 들어가 기다려서는 사오싱 绍兴(소흥) 으로
가기 위해 9시 13분에 출발하는 허페이난 合肥南(합비남) 행 기차에 오릅니다.
09시 53분 소흥 북역 绍兴北站(사오싱베이짠) 에 도착하는데 이곳 출신 노신, 구천, 육유,
왕희지, 대우의 동상 이 있다지만 인터넷 부킹닷컴에서 예약한 钱陶路 9号 에 있는
绍兴鲁越大酒店(越剑大厦) 호텔을 찾아가야 하는데 정신이 팔려 미처 둘러보지는 못합니다.
광장에 인포메이션센타 가 보이길래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지만 문이 잠겨 있고 내부가
텅 비어있으니, 중국은 일본과는 달리 인포가 제대로 운영되는걸 보지 못했으니 크게
실망할 것도 없는데, 위병소 경찰들에게 우리 호텔 주소를 보이고 물어도 잘 모른다네요?
울 마눌은 잔돈 이라도 헛되이 낭비하는걸 싫어하는데, 특히나 택시 타는 것은
죽기 보다 싫어하니..... 지하철이나 버스 가 없으면 걸어서 가야 합니다?
또 부킹닷컴과 구글에서 본 지도 에서 우리 호텔이 소흥북역에서 가까운 것 처럼
보였던 기억이 나서 택시를 타지 않고 걷는데..... 결국 큰 곤욕 을 치릅니다.
걸어서 역 광장 옆에 자리한 버스터미널을 지나 강변 언덕에 올라서니 저 멀리 들판에
홀로 우뚝선 큰 빌딩 이 보아는데.... 멀어서 확신은 서지 않지만 우리 호텔
“鲁越大酒店 노월대주점”과 글씨 모양이 흡사하니 배낭이 무거운줄도 잊은채 걷습니다.
장거리 버스 터미널 앞에서 큰 도로로 접어들어 올라가니 도로 는 우리 호텔 쪽
으로 이어지는게 아니고..... 멀리 왼쪽 들판에 보이는 아파트촌으로
가는지라..... 그만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배낭의 무게 가 새삼스레 느껴집니다.
저 먼 아파트촌 까지 가서는 다시 오른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자면 얼추 한시간 이상을
걸어야 되지 싶어 배낭이 무거워지니... 이제 다시 역으로 되돌아가서 택시를
타는게 나을라나 고민하는데, 마침 빈 택시 한대가 역 방향으로 가길래 멈추어 세웁니다.
택시에 냉큼 올라 타고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온 호텔 이름과 주소 가 인쇄된
종이쪽지 를 내밉니다. "绍兴鲁越大酒店 : 钱陶路9号 (越剑大厦)"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오른쪽 너머에 거기 종이에 적힌 호텔이 보인다고 일러줍니다.
그러니 택시 기사는 “스콰이 10元”라고 말하는데....... 중국에서는 택시 미터기 대로
요금을 받으니 그럼 이 소리는 기본요금이 6~7위안 인가 본데, 저긴 기본요금 거리지만
3~4원 더 많은 10元 을 받아야 하겠다는 소리라 푼돈이니 쾌히 “스 是” 라고 대답합니다.
택시는 유턴을 해서 아파트촌에서 우회전 해서는 10여분을 가서 우리 호텔 앞에 멈추는데
중국은 택시 기본 거리가, 나라가 큰 탓인지.....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아주 깁니다.
큰 빌딩 한 채를 독차지하고 있는 绍兴鲁越大酒店(소흥노월대주점)에 들어서니 이 호텔은
더불룸이 아침 제공에 34,000 원 (CNY 198元) 이니 여행사 패키지 상품 에 나오는
호텔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틀치 방값으로 야찐 押金 까지 합쳐 500元 을 달라고 합니다.
호텔 바우처와 여권 을 주며 우리가 늘 하던 것 처럼 “NO Smoking!" 을 외치며...
체크인을 하고는 시내 지도 가 있느냐고 물으니 ”메이요!“ 없다네요?
해서 내일 아침 을 주는가 싶어 자오찬빠오쿼쭈수페이리마? 朝餐 包括住宿費里嗎?
라고 물으니... 우리가 방금 받은 종이를 가르키는데 이런? 식권 4장 이 들어 있네요?
호텔 주변은 논과 들판이고 고물상이 보이는등 주변 경관은 나쁘지만 방 안 시설은 좋은
편인데, 배낭을 던져놓고는 사오싱 시내 구경을 위해 바로 내려와 리셉셥에 가서는
루쉰꾸리 로 가야 하는지라 버스편 을 물으니 호텔 건너 대로변에서 버스를 타면 된답니다.
그러니까 루쉰꾸리 魯迅故里(노신고리) 는 여기서 빠빠(88 번) 버스 를 타면 된다기에
나가니 변두리라.... 한적한 勤俭村(근검촌) 정류소에 이르러 보니 노선도에 88번
버스는 아예 없으니 참으로 난감한데... 승객도 보이지 않으니 어디 물을데도 없습니다.
여기서는 노선이 2대 뿐인데 마침 832번 버스 가 오길래...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그냥
올라타고는 요금함에 돈부터 넣은 다음에, 버스 기사에게 루쉰꾸리 에 가는지 물으니
안간다고 잘라 말하기에... 그럼 가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내려달라고 말하니 알겠답니다.
이 버스 루쉰꾸리에 갑니까? 쩌거 궁궁치처 취 루쉰꾸리마? 汶个 公共汽車去 魯迅故里嗎?
버스가 출발해서는 점차 시가지 로 접근하는데 11번째 정류소 에 도착하자....
버스 기사가 여기서 내리라기에 내려서 정류소 이름을 보니
港鉞路口(항월로구) 라고 적혀 있으니, 먼저 정류소에 적힌 노선도 를 살펴봅니다.
우리 부산은 노선도 에 몇몇 큰 정류소 만 표시되지만 중국은 아무리 작은 정류소에도
정차하는 모든 버스 번호 아래에 목적지는 물론이고 중간에 서는 수십개 역이 다
적혀 있는데다가 큰 정류소는 버스가 도착할 예정 시간 까지 나오니 시스템이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 정류소에 정차하는 버스 번호가 너무 많다 보니 하나 하나 살피기가
시간이 걸리는지라, 청년에게 루쉰꾸리로 가는 버스 가 몇번인지를 묻습니다.
몇번 차가 루쉰꾸리에 갑니까? 제루 체 다오 루쉰꾸리 마? 这路 车 到 魯迅故里 吗?
예전에 보름간 러시아 전국일주 배낭여행 을 할 때나 또 중국에 처음 몇 번 올때는
영어가 통하지 않고 러시아어나 중국어로 여행해야 하는지라 배낭여행
계획서 를 작성한 다음 현지인과 나눌 대화를 시나리오로 작성해 미리 쪽지 를
준비했으니 한국어로 뜻과 현지 대화 발음에 러시아어나 한자를 인쇄해 깄었습니다.
이후 중국도 여러번 여행하다 보니 지금은 게을러 져서 회화 쪽지 를 준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가는 곳의 이름이나 주소를 인쇄한 종이 정도를 준비하고는 서툰 중국어 로
말하며 4성을 맞추어 발음할수 없으니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면 인쇄한 쪽지 를 보입니다.
그런데 청년도 이 많은 버스 노선도를 일일이 살피는게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스마트폰 을 꺼내 바이두 를 켜서 검색을 하더니 166 路 버스 를 타라기에
여행가이드북에서 오려낸 아주 작은 지도 를 내보이며 어디서 내리는지,
"자이나리샤처 在哪里下车 (재나리하차)" 표시를 좀 해달라니 한참을 쳐다봅니다.
작은 사오싱 지도 에 조심스레 동그라미 를 치면서 하는 말이 府山桥(부산교) 나 아님
다음 정거장인 绍兴大剧院 (소흥대극원)에 내려 택시를 타거나 걸어가면 된다기에
걸으면 몇분이나 걸리느냐고 이번엔 영어로 물으니..... 15~ 20분 정도 걸릴거라네요?
이때 정류소 노선도에도 없던 88路 버스 가 도착하기로 청년에게 작별인사를 할새도 없이
올라타는데 좀전에 832번 버스는 1원을 낸 것 같은데 이 버스는 요금이 2원 이라 4원을
내니 마눌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리숙한 내가 1위안 낼걸 2위안을 낸다고 불평을 합니다?
버스가 港鉞路口(항월로구) 를 출발해 다음은 북시장 으로 엄청 큰 옷감 도매시장 인데
그 규모가 동대문 시장보다도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정거장 더 가니 의외로
시골로 접어들어 벌판을 달리다 고가도로 공사장 밑을 달리니 제대로 가는지 걱정이 됩니다.
논이 늘어선 시골길 들판 을 달리다가 왼쪽편에 강 이 나타나고 강변에 조성된 공원이
이어지더니 별안간 동상 이 하나 보이는데 이곳 사오싱 관광지 를 선전하는
그림에서 얼핏 본 것 도 같은데...... 그럼 저 사나이는 구천 일까? 아님 왕희지???
스무정류장 정도 달렸을까? 7의원 정류소를 지나며 번화가로 변하더니 큰 산이 나타나고
정상에 정자가 보이는걸로 보아 춘추전국시대에 월나라왕 구천의 유적 같은데, 166 路
버스를 탔으면 다음 정류소에 내려야 하겠지만, 88 路 버스 를 탔으니 승객에게 묻습니다.
루쉰꾸리는 여기서 몇정거장 가느냐? 따오 루쉰꾸리 하이유지 짠?
到 魯迅故里 還 有 幾站 그러니 승객은 손가락 3개 를 펴 보입니다?
조심스레 밖을 살피니 이윽고 사진으로 보던 풍경 이 나타나는데 마침 승객이 여기서
내리라고 손 짓 을 하기로 내리니.... 바로 루쉰꾸리 魯迅故里(노신고리) 입니다.
담배를 문 루쉰 벽화 가 보이고.... 그 아래에 여러 여행기에서
익히 보았던 동상들이 늘어서 있으니 제대로 찾아온 것입니다!
1881년 사오싱(소흥)의 이 마을 에서 태어난 루쉰 (魯迅, 노신) 은 19세기말 중국
현대 소설의 개척자 이자 혁명가 로 1909년에 일본 유학 을 다녀오게 됩니다.
루쉰 은 20세기 초반 당시만해도 무지몽매했던(?) 중국인 동포들 을 계몽 하기
위해 광인일기 와 공을기 및 아Q정전 등..... 유명한 작품들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