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6 달날 날씨: 바람이 잔잔하더니 오후부터 쌀쌀하다.
아침 걸어서 원서현서 할머니 집 가서 아침 인사하기- 낚시, 냉이 캐기-점심-낮공부 열기-진돗개 공원 가기-저녁-일기쓰기--마침회
[회전초밥집 같아요.-겨울 갯살림 진도 자연속학교 넷째 날]
밤 탐험 뒷날이라 아침을 한 시간 늦춘다. 원서현서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밥을 먹은 다음 서둘러 아침 공부를 나선다. 바람이 잔잔해서 바닷가 낚시하기 좋기에 공부 흐름을 조금 바꾼 것이다. 승민이와 승민 어머니 박선경 선생이 먼저 올라가야 해서 배웅하고 여자 아이들과 낚시를 나선다. 이번에는 거제마을 방파제가 아니라 방파제 끝 수문 쪽 너머에서 하는데 갯바위 낚시 맛이 난다. 짝을 지어 낚시 대 세 대를 펼쳤다.
“선생님 잡았어요.”
펼치고 얼마 안 있어 물고기를 잡는다. 감성돔 새끼다. 유정이 얼굴에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선생님 잡았어요.” 이번엔 서민주가 낚았다. 바다 바람이 다시 세차서 아이들 얼굴이 빨간데 잡은 물고기 덕분에 신이 났다. 유정 어머니 김성연 선생이 현서에게 묻는다.
“너희들 힘들지 않아? 바다 바람이 많이 찬데.”
“힘들지만 재밌어요.”
최명희 선생도 한 마리 낚는다. 모두 감성돔 새끼다. 둘레 사는 아저씨가 준 작은 물고기를 미끼로 달고 낚시를 하는데 바람이 차고 더 이상 잡히지 않아 낚시대를 거둔다. 그런데 현서가 들고 있던 낚시 대에 제법 큰 놈이 걸려있다 미끼를 먹다 들어 올리는 순간 떨어져서 모두를 아쉽게 하고 흥분시킨다. 추워서 최명희 선생이 아이들을 태우고 먼저 들어가고, 선생 혼자 잠깐 남아 그 큰 놈이 아쉬워 몇 번 미끼를 갈고 던져보는데 소식이 끝내 없다.
잠집에 닿은 여자 아이들이 물고기 세 마리 잡았다고 자랑을 하니 남자아이들이 낚시가자며 조른다. 더욱이 어제 갔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잡았다니 우리도 거기로 가자고 한다. 여자 아이들이 낚시를 하는 동안 남자 아이들은 씻고 빨래하고 가방 정리를 한 다음 송순옥 선생과 권진숙 선생이랑 냉이를 캐고 고추를 땄다. 사진을 보니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냉이 캐는 모습이 진짜 나물 캐는 아낙네들 같다.
낮 공부는 진돗개 공원에 가서 진돗개 공연을 봤다. 진돗개 공연은 예약 시간까지 홍보관에서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달날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예약 시간 4시까지는 한참이 남아있어 난감하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만 보는 공연이라고 바로 공연을 해주신다. 진돗개가 냉장고 문을 꺼내 물건을 꺼내고 사람이 하는 말대로 행동하니 모두 손뼉을 열심히 친다. 개 이름이 대한민국의 민국이라고 한다. 연습을 많이 했겠다 싶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모두 신이 났다. 진돗개 새끼와 진돗개가 아이들에게 뛰어와 아이들이 쓰다듬을 수 있어 더 신이 났다. 위쪽 진돗개 사육장에는 이름이 모두 붙어 있는데 진돗개 이름 가운데 상미가 있다. 연대도에 있는 상미 선생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는 재미도 있다.
진돗개 공원에서 일찍 돌아와 자유놀이 시간이다. 그네 타고, 축구하고, 추자 줍고, 공기 하고 아이들마다 노느라 바쁘다. 아이들이 노는 동안 한 자루 남은 굴을 이번에는 쪄서 새참을 준비했다. 아이들을 불러 차례로 먹여주는데 줄을 서서 돌아가며 먹다보니 아주 많이 먹을 수 있다. 규태가 그런다.
“있잖아요. 선생님 회전초밥집 같아요. 이렇게 빙빙 돌아서 다시 먹고 다시 먹고 그렇잖아요.”
“정말 빙빙돌며 차례를 기다리니까 회전초밥 맞네 하하.”
유정 어머니 김성연 선생이 저녁 당번을 맡아줘서 다른 선생들이 쉴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