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한국일보 시낭송 캠페인
태양을 우러러
강소천
새해 첫날의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밝은 빛을 앞세우고
힘차게 힘차게 솟아오릅니다.
오늘부터 내 나이가
시작되는 날 새해 첫날의
태양을 우러러보며
나는 이런 걸 생각했습니다.
저 햇볕 속에는
얼음을 녹이며 새싹을 트게 하는 힘이 있고,
오곡을 자라게 하며
열매를 맺게 하는 힘이 있는 거라고.
새해 첫날의 태양을 한 아름 안고
나는 가만히 두 눈을 감았습니다.
그러면 내 마음에 또 하나 다른
조그만 태양이 밝아옵니다.
ㅡ 새해 첫날에 하고 싶은 소원이 하나 있어요. 그것은 날이 밝기 전에 컴컴한 새벽하늘에 올라가서 빗자루로 구름을 쓸고 하늘을 유리처럼 닦아놓는 거예요. 그럼, 어둠이 서서히 가시면서 산 너머에서 크고 둥근 해가 얼굴을 쏘옥 내밀겠지요. 해는 매일 아침 떠오르지만 새해 아침에 떠오르는 해는 더 크고 더 붉게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어요. 그럼, 해맞이하려고 아침 일찍 달려나온 우리 가슴에도 크고 뜨거운 해가 활활 솟아오를 거예요.
새해 첫날 해에게 밝은 기운을 받고 그 기운으로 올 한 해도 씩씩하게 생활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어느 때나 즐겁고 기쁜 일만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요. 오히려 아프고 부족하고 힘들어하는 날이 더 많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슬픔을 이기고 고통의 언덕을 넘어서면 마침내 우리가 기다리는 밝은 날을 맞이할 수 있을 거예요. 밝고 희망찬 내일은 기다리며 만드는 사람의 것, 우리 모두 힘내기로 해요. 새해 아침이 밝았어요. 아자!(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강소천 시인은 1941년 동시동화집 ‘호박꽃 초롱’을 펴내 자유시형의 동시를 확립했어요. 1957년 5월 5일 ‘어린이 헌장’을 제정 및 발표하는데도 크게 기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