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현대사 배반의역사를 고발하다 재야사학자 임종국
<충남천안 樂山齊>
천안흑성산담자락에는 요산제라 불리던 작은 외딴집이 한 채 있습니다.
이집에서 외롭게 홀로 살다간 한 재야 사학자가 있었습니다.
좁고 어두운 방, 그는 이곳에서 하루 10시간씩 원고를 썼습니다.
사과박스로 만든 책상위에서 그가 홀로 골몰한 것은 ‘일제침략사’ 그리고 ‘친일파문제’였습니다.
<어록 - 일제침략과 친일파 서문에서>
영광의 기록만이 역사는 아니다.
3.1의 함성이 무성한 여름이라면
친일은 참담한 동면이다.
동면기를 모르고 건국이라는
맹아기를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친일은 결코 은폐의 대상일 수 없을 것이다.
*임종국 (재야사학자)
그는 친일문제가 청산되어야 역사가 바로 선다고 믿었던 재야사학자였습니다.
<어록 - 제2의 매국 반민법의 폐기에서>
이 일을 하면서 나는 민족사를 가장크게 그르친 자가 친일파라는 것을 알고 말았다.
제2의 매국, 반민법을 폐기한것도 친일파였다.
한말 가렴주구로 번 재산을 지키기위해 그들은 제1의 매국을 했고 총독부에 영합하면서 친일을 했다.
해방후에도 개과천선은커녕 반민법을 폐기하면서 독재와 부패 끝에 5.16과 유신을 불러들였다.
그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가며 그는 친일파들의 반민족행위를 엄중히 고발했습니다.
*문성근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의 죽음앞에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임종국’ 그는 평생을 친일문제연구에 바쳐온 재야사학자였습니다.
1989년 11월,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빈소에서는 유명인사의 화환은 하나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평생을 바쳐 이루어놓은 일에 비하면 신문에 제대로 된 부음기사하나 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저명인사가 아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한국주류사회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친일문학론’ 이 책이 친일문제연구에 첫 번째 결실이었습니다.
친일문학가들의 작품과 행적을 낱낱이 파헤친 이 책...최초로 나온 실증적인 친일연구서로 꼽히는 이 책은 1965년 한일회담에 대한 경고장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한일기본조약체결 (1965년 6월 22일)
임종국의 나이 37살이던 1965년.
14년간 끌어온 한일회담이 막바지에 이릅니다.
해방 20년만에 한일간에 국교가 다시 정상화된 것입니다.
5.16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세력은 자신들의 취약한 정통성을 만회하기 위해서 경제부흥을 약속하며 일본과 손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굴욕적인 국교정상화를 강력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번져나갔습니다.
과거 청산도 제대로 되지않은 상황에서 다시 국교를 맺는 것은 일제식민통치를 합리화시킨 것이란 주장이었습니다.
그것은 친일세력이 일제와 힘을 합쳐서 조선을 식민지로 전락시킨 ‘강화도조약’의 재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임종국 또한 이것을 제2망국의 길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20년전 해방될 때의 경험을 떠올립니다.
<임종국 육성 - 1988년 8월 임헌영과의 대담에서>
8.15를 17살 때 해방을 맞았는데, 중학교 강당을 빌려가지고 일본군대들이 한 10일정도 있다간 기억이 있습니다.
하루는 상등병하나가 내게 묻더군요.
“자네 어떻게 생각하느냐?”
“조선이 독립하게 돼서 좋다!” 그랬습니다.
군인이 잡아먹을거 같은 표정으로 노려보더군요.
한참 쳐다보면서 생각을 하더니 “20년 후에 만나자” 그렇게 하면서 끝났거든요.
하도 상대방이 노려보는 눈이 무서워서 인상에 박혔던 건데 그러고선 잊어버리고 있었죠.
1965년이 되니깐 한일회담을 한다고 야단이에요.
한일회담을 하는걸 보니깐 그전에 20년후에 만나자고 하던게 생각이 나더군요.
<친일문학론 서문에서>
“그놈들은 1개 병사조차도 20년 후에 다시 만나자는 신념을 갖고 사는데, 우리장관이라는 사람은 제2의 이완용이가 되더라도라는 타령을 하는 판이다.
이완용이가 될 지언정 한일회담을 타결하겠다면 그건 대체 어느나라를 위한 한일회담이란 말인가?
이런 생각에서 나는 ‘친일문학론’을 쓰기로 작정했다.”
첫댓글 주의: 임종국선생은 5공화국때 전두환과 영합한인물인 '임승국'과는 다른 인물임을 알려드립니다.
녜/^^
^^ 캄사~~
아무래도 동영상은 보는데 유리하고 문서는 검색하는데 유리할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됩니다. 영상은 KBS.CO,KR/ 인물현대사 입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