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나폴리대교구장 크레센시오 세페 추기경이 교구에서 추진하는 ‘마이크로크레딧’(Micro Credit,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 은행 개설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세페 추기경은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대한 응답의 일환으로 설립된 마이크로크레딧에 개인 생활비와 저축 자금 등 사재를 기부했다.
세페 추기경은 성주간에 들어선 4월 8일 ‘저희가 빵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란 제목으로 발표한 사목 서한에서 “마이크로크레딧은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자들과 일자리를 잃은 모든 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며 “특히 경제 위기로 인해 고통 받는 빈곤층이 이 은행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세페 추기경은 이어 “그리스도께서는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이웃들과 함께 형제애와 나눔을 실천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의 빵을 쪼개어줄 것을 원하신다”며 “모든 이들이 이 운동에 기꺼이 참여해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페 추기경은 또한 “이탈리아 주교회의는 나폴리교구의 마이크로크레딧을 ‘자선과 도움의 십자군’으로 치하하고 있다”며 “마이크로크레딧은 단지 복지적인 측면의 도움을 넘어 우리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신들의 창조성과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제도가 인간과 인간의 믿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신 예수님의 빵과 물고기의 기적을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 재현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세페 추기경은 오늘날의 경제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굳건한 바위 위가 아니라 모래 위에 세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오직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사고하는 우리는 도대체 몇 번째인지도 모르면서 또 다시 바벨탑을 세우려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