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4. 도메네 - 톨리아.
이른 아침 해변 아나카우 마을 등 어촌을 둘러 보았다.
이곳 어부들은 대부분 '바다 위의 사람'이란 뜻의 베조족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의 바다에서 국적도 없이 떠돌며 살아가는 바다 집시족, '바자우족' 중 일부가 멀리 인도양을 건너와 이곳까지 이주해 온 것이다. 이들은 상어, 갈치 등의 물고기를 잡으려고 무동력의 작은 돛단배를 타고 먼 바다까지 용감하게 나아간다. 돛의 모양과 색깔이 참으로 예술적이다. 이곳의 가난한 어부들은 모두 뛰어난 천재적 예술가이다.
어느 해변 마을이나 동력을 이용한 선박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모두 노를 젓거나 바람을 이용하는 작은 나무배들이다. 당연히 먼 바다로 나가기는 어렵고 연안의 가까운 곳에서 잡을 텐데도, 돌아오는 배들에는 엄청나게 큰 가오리나 장어 등 다양한 생선들이 실려 있다. 주변 바다에 어족 자원이 무척 풍부해, 어부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 까닭에 잡힌 생선은 오래 보관하지 못하여 당일 바로 판매, 소비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러니 음식점에 특정 생선 요리를 예약할 수도 없단다. 그 날 들어온 생선이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영업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