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피아노
“일어서라. 나는 이제 너를 일꾼으로 삼아 네가 오늘 본 것과 앞으로 내가 보여 줄 일을 증거하게 하려고 너에게 나타났다. 내가 네 백성과 이방인들에게서 너를 구출하여 그들에게로 보내겠다.”(사도행전 26:16-17)
늦은오후가되면
늙어가는 아내가 딸을 대신하여 피아노를 두드린다.
마늘 냄새를 담은 건반의 소리는
어머니를 부른다.
당신의 갈라진 핏빛 손톱으로
마늘을 다듬고 팔아 모은 시퍼런 곰팡이 핀 돈 다발을 내밀며
피아노를 구입하란다.
당신의 손주는 다른 손으로 살란다.
우리집 거실의 중앙에는
음이 맞지 않는 피아노가 늙어가고 있다.
마늘 냄새를 머금고서 ….
*** 사도 바울은 자신의 삶을 아그립바 왕에게 간증한다. 주님께서 일꾼 삼으신 목적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며 증거했다.
우리집 거실의 중앙에는 낡은 피아노가 있다. 그 피아노는 어머니가 사주셨다. 어머니는 갈라진 손톱의 시린 아픔을 참으시며 마늘을 다듬고 팔았다. 당신의 손녀는 자기와는 다른 손으로 살기를 바라면서 곰팡이가 핀 시퍼런 만원짜리 다발을 건내 주셨다.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그런 피아노로 딸 주은이가 피아노를 치면서 성장했다. 이제는 아내가 치매 방지용으로 찬송가를 친다. 우리집 피아노는 어머니의 염원을 담고서 거실에 있다. 늙어가고 있다.
나는 질문한다. “나를 목사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대로 역할을 하며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