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가 떠요, 내일엔,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요. 견뎌요! 튜마로우 튜마로우 난 너를 사랑해~ 널 내일 볼 수 있어~. 튜~마로우 튜마로우~” 뮤지컬 ‘애니’ CD를 틀어달라던 쌍둥이 자매가 이내 합창을 한다. 이란성이라 생김새도, 성격도 많이 다른 자매건만, 열창하는 모습만큼은 그야말로 난형난제. 소파라는 즉석무대가 결코 좁지 않은 열정적인 무대매너까지,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더블캐스팅 배우들이다. 간식을 챙겨오던 엄마는 어느 새 연출가가 되어 “그렇지, 거기서 더 올려주고~” 하며 자연스럽게 딸들과 무대를 함께한다. ‘댄싱퀸’으로 음악이 바뀌자 자매는 금세 마음 착한 ‘애니’에서 화려한 ‘댄스의 여왕’으로 변신!
9년 만에 얻은 쌍둥이 딸, 성격 따라 맞춤 육아 ‘뮤지컬 디바’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전수경. 배우들 사이에서도 멋쟁이로 소문난, 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에 빛나는 한국 뮤지컬계 중추 주원성. 국내 최초 같은 대학 같은 과(대경대 뮤지컬과) 부부교수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는 최고의 배우를 엄마 아빠로 두어서일까. 엄마 아빠 공연이라야 갈라 콘서트 정도만 보았을 정도인데, 지온(6)과 시온 자매는 엄마 아빠의 끼를 그대로 물려받은 모양이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가 나쁜 고아원 원장 역으로 나왔던 ‘애니’였건만, 엄마보다는 애니에 몰두해 주제곡을 익혔을 정도이니 말이다. 93년 결혼 후 몇 년간 일에만 몰두하던 시기를 지나 막상 아이를 가지려할 때 임신이 되지 않아 얼마간 마음고생을 했다. 다행히 첫 번째 인공수정으로 딸 쌍둥이를 얻었으니, 얼마나 애지중지했을까.
“우리 아이만 특별하다고 생각지 않으려고 했어요. 열 마디 말보다 부모가 보여주는 한 번의 행동이 더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 어른들께 인사하기 같은 기본적인 예절부터 중요시했지요.” 아이가 검정을 칠하면 ‘왜 이렇게 어둡게 칠했니?’ 하기보다 ‘우리 딸 참 독특하게 칠했네’하고 격려하고 좋은 방향으로 유도했다. 컵이 물을 먹는 용도만이 아닌 다양한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등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으려고도 신경 쓴다. 아이들이 의자에 부딪혔을 때 엄마들이 흔히 하는 ‘의자 때찌’도 하지 않았다. 혹 모든 걸 ‘남탓’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다만, A형의 세심하고 논리적인 지온이와 B형의 애교 많고 연예인의 기질을 보이는 시온이의 성향에 맞게 조금씩 달리 대처하며 딸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고.
최고 배우 엄마에게 에너지를 더해주는 딸들의 힘 주말이 더 바쁜 부부라 서로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을 챙긴다. 아빠는 체험시설이나 영화 관람 등으로, 엄마는 방송국이나 친구들과의 모임 등 그때그때 여건에 맞는 짧지만 다양한 나들이에 동행한다. 최근에 영화 촬영 덕분에 알게 된 우리 나라의 구석구석 멋진 곳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리라 마음 먹고 있기도 하다. 영화에서의 러브콜도 줄을 잇고, ‘메노포즈’로 뮤지컬 첫 연출과 남편이 기획하는 뮤지컬 콘서트 등, 쌍둥이 동생이라도 두고 싶을 만큼 바쁜 요즘. 상대까지도 힘이 나게 하는 여전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두 딸의 사랑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서 아닐까요?” 쌍둥이어서 행복하다는 엄마 전수경이 말하는 ‘내 딸들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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