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봐야 할 사회안전망
임병식 rbs1144@daum.net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이 부실하다. 부의 편중이 너무 심하여 두 계층간의 삶의 외형이나 질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상위 1%가 부동산을 55%나 가지고 있다. 좀더 확대하면 부자 10%가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비율은 96.4%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얼마나 나는 것인가. 가난한 사람, 그 중에서도 생활보호자들은 갑자기 큰 수해나 재해를 당하면 직격탄을 맞는다. 엊그제 수도권에 사상 유래 없는 폭우가 쏟아져 반 지하에 새들어 산 지체장애인이 집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렇듯 재해가 발생하면 어려운 사람들이 먼저 위험에 노출된다. 부자들이야 위험한 곳에 살 지도 않거나와 그런 곳은 접근하지도 않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저렴한 곳을 찾아 살다보니 희생이 많이 된다.
그런 사람을 구출하는 사람은 부자들이 아니고 평범한 이웃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발벗고 도움을 준다. 그것은 누구보다 역지사지의 공감능력이 커서일까. 부자들이 도움을 주었다는 말은 못들은 것 같다. 땅은 열심히 사모으는데 그러다보니 미쳐 그런 일에는 신경쓰지 못한 것일까.
바로 엊그제이다. 일어나서는 아니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수원 권선구 다가구주택에 세 들어 사는 세 모녀가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웃주민이 그 집에서 악취가 난다고 신고를 하여 알려졌는데 주검의 옆에는 다음과 같은 메모가 놓여있었다고 한다.
‘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렇게 쓰인 글귀였다. 얼마나 살기가 힘이 들었으면 제 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세 모녀는 지병을 앓고 있었고 한다. 60대 어머니는 난소암을 앓고 있었고 40대 두 딸도 모두 희귀병을 앓고 있었단다. 남편은 하던 사업이 부도나자 얼마 후 사망했는데, 한때는 직원을 10명 남아 두고 일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이들은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짐작된다. 빚어 몰려 사는 데다 몸까지 아파서 더는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는 곳은 12평 남짓한 두 칸짜리 집.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42만원이었다. 그들은 거의 바깥출입이 없었다고 한다. 한때 직원을 10넘게 두고 있었으면 사모님소리를 듣고 살았을 텐데 어찌된 일인지 영문도 궁급하다. 무엇보다도 극심한 생활고를 견뎌내지 못하고 그리 됐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들은 전입신고를 않고 살았단다. 그리 한데는 빗쟁이들을 피해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입신고를 했다면 적어도 기초수급자로 인정받아 월 120만원을 수령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원망스럽다. 상황이 그리도 급박했을까.
이번에 일어난 사건은 2014년 서울 송파구 세 모녀 극단자살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그 가족도 신병을 앓은 데다 극심한 생활고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밀린 공과금 없이 납부하고 80만원의 잔금까지 남겼다. 사후 처리 에 보태라고 한 것이다.
이를 두고서 당시 세간에서는 여론이 빗발쳤다. 사회안전망이 너무 부실하다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호소와 질책이 쏟아졌다. 그에 대한 반성이었을까. 정부에서는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짜겠다고 약속했다. 찾아가는 복지사막 발굴 팀을 운영하겠다는 결연한 실천의지도 보였다. 그런데 그 약속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유명무실해 지고 이번에 또다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입 서비스만 한 셈이고 약속은 공염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모녀 사건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그리 됐다고 하는데 얼마나 찾아낼 생각이나 해본 것일까. 사명감없이 형식적으로 대처한 것이 아닌가 한다. 면피용으로 메뉴얼에 의한 점검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어느 가정에 위기가 직면해 있다는 건 여러 징후로 알 수 있다. 고지서를 수령하지 않거나, 가스비나 의료보험납부 등으로 능히 점검과 파악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사를 갔다 해도, 탐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알아낼 방법은 있다. 빗장이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약속 하에, 친인척을 통해 알아보고 마지막에는 경찰에 의뢰하면 찾아낼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이런 일은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일어나서는 아니 되는 일이다. 2017년 이미 3만 불을 넘어서서 선진국이 되었는데 극단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오불관언해서야 될까.
이 기회에 위기에 내몰린 취약계층을 점검하는 일이 중요해 졌다. 차제에 정부차원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문제도 깊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건전한 사회는 적어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돼야하기 때문이다.
우리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어려움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사업을 하다가 갑자기 부도를 맞거나, 사기를 당하여 어렵게 된 사람들이 많다. 가장이 범죄를 저질러 단란하던 가정이 위기에 내몰린 경우도 더러 본다. 우리나라는 한해 3000명이 고독사하고, 14,000여명이 목숨을 끊고 있다고 한다. 대단히 심각한 일이다.
나는 사회사업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 생각 끝에 도움의 손길을 주는 곳이 있다. 갑자기 가장이 교도소에 들어간 바람에 가정이 해체위기에 놓여서 먹을 것을 좀 보내주고 있다.
그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시련은 잠깐이고, 앞으로 살날이 많으니 단단히 마음을 먹고 가정을 시키라는 것이다. 어린 자식들이 있어 혹시라도 비관하거나 나쁜 마음을 먹지 않게끔 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암암리에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돕는 운동이 벌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보건 직 공무원도 더 충원하고 추적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수원 일가족 비극사건을 접하면서 그런 생각을 절실히 해보게 된다. (2022)
첫댓글 유사한 사건이 터지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한다느니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느니 하며 금방 소라도 잡을 것처럼 설치다가 좀 잠잠해지면 당국의 건망증이 시작되지요
나름의 방법이 생각나 관계부처에 건의해 볼까 합니다 사회안전망이 이처럼 사각지대가 많으니 터진 그물이나 마찬가지네요
우리사회는 의외로 사회안전망이 허술한것 같습니다.
촘촘하게 안전망을 짜서 더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것 같습니다.
공직자는 더 책임감을 가지고 살피고 자자체에서는 최소한의 생계유지 수단은 강구해 줘야만
할것 같습니다. 가슴이 참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