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11월19일
석류 토마토문어 단감김치 밤깍두기...별난 김치 만들어봐요
‘석류김치’는 무에 바둑판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그 틈에 백김치 소를 채워 넣은 뒤 배춧잎에 싸서 담그는
동치미 같은 김치다. 그 모양이 마치 석류처럼 벌어졌다고 해서 석류김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진짜
석류를 넣어서 만든 김치가 없을 리가 없다.
한국인에게 식재료는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것과 담글 수 없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당신이
지금 떠올릴 수 있는 어떠한 ‘식재료+김치’로 검색을 해봐도, 그 결과는 놀라우리만치 ‘○○김치’로 완성된다.
전복김치, 게국지김치, 꿩김치, 가지김치 등이 전통의 이색 김치라면 딸기김치부터 메론김치, 수박김치,
샤인머스캣김치까지 등장했다. 창의력에서는 외국인들도 뒤지지 않는다. 망고, 복숭아, 아보카도, 아스파
라거스, 파인애플, 방울양배추를 망라한다.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채소나 과일에 설탕과 소금으로 간하고
고춧가루, 피시소스로 버무리면 ‘김치’라고 표현한다.
세계김치연구소 이창현 문화진흥연구단장은 기본 김치 양념 외에 올리브유를 넣은 영국의 ‘아스파라거스
김치’를 언급하고 “외국인들은 김치를 반찬이 아닌 애피타이저나 사이드디시 개념으로 즐기고 있다”며
이 같은 “김치의 다양한 변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봤다. “전통적으로 김치는 발효식품
개념이 강하지만 요즘 공유되는 이색 김치 레시피는 김치의 현지화 과정이므로 그 단계가 지나면 한국의
오리지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기본 레시피만 알고 있으면 재료를 바꿔가며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김치의 매력이다. 오는
11월22일은 김치의날이다. 본격적인 김장에 앞서 이색 별미 김치로 미각 워밍업을 해보자.
■검증받은 전문가의 이색 김치
지난 10월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한민국김치경연대회가 열렸다. 세계김치연구소가 주관한 이 대회에서
참가자 20명이 배추김치와 자유종목 두 가지로 경연을 벌였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회에도 이색 김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수상작 중 토마토와 문어로 색다른 식감과 맛을 표현한 김병오씨의 ‘토마토문어
김치’(우수상 수상)를 소개한다. 한식, 양식, 중식을 두루 요리해온 호텔셰프 김씨는 “스페인에서 흔히
사용하는 식재료인 토마토와 문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알라 카르트(일품요리)식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한민국김치경연대회 ‘우수상(김병오)’ 수상작 ‘토마토문어김치’.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토마토문어김치
재료: 알배기배추 2㎏, 토마토 1㎏, 생문어 500g, 건문어 400g, 천일염 200g, 부추 150g, 보리쌀 100g, 간장
10g, 정종 10g, 양념(고춧가루 160g, 마늘 60g, 양파 170g, 생강 6g, 올리고당 20g, 까나리액젓 100g)
1. 알배기배추는 소금물에 절이고 줄기에는 소금을 뿌려준다.
2. 간장, 양파, 무, 정종을 넣고 끓인 물에 손질한 생문어를 10분 정도 삶은 뒤 찬물에 식혀 잘라준다.
3. 건문어를 20분간 삶아 육수를 낸 뒤 보리쌀을 넣고 끓인 뒤 식힌다.
4. 토마토는 소금에 살짝 절인 뒤 6~9등분하고 부추는 3㎝ 길이로 썬다.
5. 토마토와 문어는 미리 고춧가루에 버무려 둔다.
6. 절인 알배기배추의 꼭지를 제거하고 먹기 좋게 잘라준다.
7. 까나리액젓, 마늘, 생강, 양파를 믹서에 간다.
8. 주·부재료와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 김치통에 담는다.
■제철 과일로 만든 이색 김치
요즘 한창 맛이 오른 제철 과일로도 김치를 즐길 수 있다. 단감김치는 오래 두면 무르기 쉬우므로 겉절이처럼
버무려 그 자리에서 먹으면 된다. 단감은 단단한 것으로 고르고 껍질째 담가야 무르지 않는다. 단맛이 한창인
밤은 소금물에 담갔다가 버무리면 짭짤하게 밑간이 배고 밤의 녹말 성분이 빠져 먹을 때 텁텁함이 없다. 시판
양념을 쓰면 샐러드보다도 간편하게 김치를 만들 수 있다. 새미네부엌 깍두기양념에 고춧가루를 넣어 10분간
재워두었다가 콜라비나 고구마를 버무리면 깍두기 완성. 이때 양념이 120g이라면 고춧가루는 30g 정도
넣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쪽파나 미나리를 추가한다.
단감은 단단한 것을 고르고 껍질째 김치를 담가야 쉬 무르지 않는다.
·단감김치
재료: 단감 2개, 부추 10g, 굵은 소금 1큰술, 양념(고춧가루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생강즙 0.5작은술, 소금 약간)
1. 감은 초승달 모양으로 썰고 씨를 제거한 뒤 굵은 소금을 뿌려 절인 다음 잘 씻어 건진다.
2. 부추는 5㎝ 길이로 썬다.
3. 볼에 ①의 감을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살살 버무린 뒤 소금을 제외한 나머지 분량의 양념 재료를 넣고
버무린다.
4. ③에 ②의 부추를 넣고 살살 버무려 소금으로 간한다.
밤은 소금물에 담갔다가 버무리면 짭짤하게 밑간이 배고 밤의 녹말 성분이 빠져 먹을 때 텁텁함이 없다.
·밤깍두기
재료: 깐 밤 300g, 미나리 10g, 쪽파 30g, 굵은 소금 2큰술, 물 2컵, 통깨 약간, 양념(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멸치액젓 1.5큰술, 소금 약간)
1. 밤은 껍질을 벗긴 뒤 2~3등분해 굵은 소금을 넣은 물에 담가 30분 정도 절인 다음 잘 씻어 물기를 뺀다.
2. 미나리와 쪽파는 3㎝ 길이로 썬다.
3. 볼에 분량의 양념 재료를 넣고 고루 섞은 뒤 밤, 미나리와 쪽파를 넣고 살살 버무린다.
■외국인이 만든 이색 김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 음식 관련 사이트에서 회자되는 이색 김치 레시피도 늘고 있다. 구하기
어려운 액젓 대신 태국의 생선 발효소스(피시소스·남플라)를 쓰거나, 칠리소스의 일종인 스리라차 소스를
넣기도 한다. 보통 ‘KIMCHI’로 소개되는 레시피는 단단한 채소를 절임 형식으로 만드는 피클, 고춧가루와
피시소스에 버무리는 샐러드 스타일이 많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김치는 LA타임스가 소개한 푸드 칼럼니스트
벤 밈스의 무화과김치다. 마치 오이소박이처럼 무화과에 십자칼집을 넣어 양념 소를 채웠다. 밈스는 무화과
김치를 상에 올릴 때 파채를 얹거나 약간의 간장을 뿌리라고 조언했다.
푸드칼럼니스트 벤 밈스는 오이소박이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silvia razgova
·무화과김치
재료: 무화과 455g(가급적 덜 익었거나 녹색인 품종), 양념(마늘 2쪽, 생강 1조각, 고춧가루 2큰술, 간장 1큰술,
피시소스 1티스푼, 깨 2티스푼, 설탕 1.5큰술, 대파·천일염 약간)
1. 무화과를 손질한 뒤 거꾸로 세워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넣는다.
2. 마늘과 생강은 갈고 파는 곱게 다진다.
3. ②에 고춧가루, 간장, 피시소스, 깨, 설탕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4. 칼집을 넣은 무화과 과육에 ③의 양념을 채운다.
5. 짧게는 하루, 최대 2주 냉장보관 후 먹는다.
장회정 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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